7. 사바스 카페- 나란히 걷기

comic- 다이의 W 아큐테스 원 턱 데님 팬츠

by 블루 캐롯









인터내셔널 스쿨에 다니는 유일한 일본인 학생 요노기 다이 / 이미지 - 단행본 발췌




일본에 있는 인터내셔널 스쿨에 다니는 소년 요노기 다이. 교내 유일한 일본인 학생으로 8학년에 재학 중이다. 수려한 외모의 전학생으로 모든 사람의 주목을 받지만, 13살의 나이라고 믿기지 않는 포커페이스와 얼음같이 냉정한 태도로 다가오는 친구들을 멀리한다. 칼 같은 철벽에도 같은 학년의 마티와 제니는 말을 걸며 꾸준한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아무하고도 어울리려 하지 않는 모습에 데리는 다이에게 안 좋은 편견을 갖는다.



마티와 걸으며 비디오카메라로 시내 풍경을 촬영하던 데리는 우연히 멍하게 서 있는 다이를 발견한다. 이름을 부르자 고개를 돌린 순간 렌즈를 통해 바라본 그의 얼굴이 울고 있는 것처럼 느껴 저 복잡한 마음이 든다. 마티의 권유로 데리의 집에 함께 가 영화를 보게 된 다이는 예상치 못하게 자신의 집에 친구들을 초대하게 된다. 얼마 후 다이의 집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홈 파티가 끝나고 조금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데리였지만, 마티가 진로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것을 보고도 무심하게 반응하는 모습에 감정이 없냐며 화를 내고 싸운다.





친구들에게 우발적으로 가족 관계 및 직업의 비밀을 공개하게 된 다이 /이미지-단행본 발췌





아파서 사흘을 결석하게 된 다이를 걱정하며 집으로 찾아간 마티와 데리. 생각보다 심각한 몸 상태에 아픈 아들을 두고 부재중인 어머니의 소재를 묻지만, 지난번 보았던 부모님은 돈을 주고 고용한 사람들이며 아버진 없고 친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안 계시다는 걸 말한다. 실험실을 탈출한 바이오 인간 또는 거물 마피아의 아들일 거라는 다이 가족 관계에 대한 온갖 추측이 만발한 가운데 모든 친구들 앞에서 자신은 부모님이 없는 고아일 뿐이라는 고백을 하게 된다.



홀로 있을 다이를 위해 먹을 것을 갖고 집을 방문한 친구들. 호머가 집안 물건을 옮겨주며 쏟아진 박스에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히트하는 '사바스 차일드'의 게임 소프트가 대량으로 발견된다. 돈 주고도 구하기 힘든 물건을 공짜로 나눠 준다 말하는 다이. 마티가 게임 회사에 다니는 삼촌을 통해 들은 극소수만 아는 비밀이었던 '사바스 차일드'의 10대 게임 개발자의 정체가 다이라는 게 밝혀진다.








(좌) <사바스 카페> 국내 첫 정식 한국어판과 애장판 / 일러스트가 전면 표지로 나와 예쁘다. / 이미지 출처- 개인 소장




청소년들의 꿈과 성장을 다정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그리는 만화가 야치 에미코의 대표작 <사바스 카페>. 일본 월간 소녀 만화잡지 <ASUKA>에서 1992년부터 1994년까지 인기리에 연재된 작품으로 하늘거리는 시폰처럼 사뿐한 감촉의 편안한 그림체는 몽글몽글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컬러 일 때 맑은 물감이 종이에 스미는 서정적 분위기가 일품이며 이러한 그림이 만든 세상엔 악인 따위는 발 디딜 틈이 없다. 작가는 폭력과 막장 소재가 난무하는 소녀만화계 안에서도 독보적인 청정함을 지켜오며 독자에게 메시지를 주는 작품을 그려왔다.




일상의 잔잔한 재미와 그 안에 숨겨진 슬픔이 거리낌 없이 다가올 수 있는 것은 간결하고 담백함을 지닌 만화가 주는 그림의 높은 가독성 때문이다. 배경과 인테리어 소품을 비롯해 비중 없는 인물이 입은 의상까지도 스타일을 고려한 착장은 얇은 펜선으로 정밀하게 표현한 디테일이 오밀조밀한 시각적 볼거리를 만들며 작품 안을 가득 채운다.








여기저기 맡겨지며 자란 어린 시절의 다이 / 이미지- 단행본 발췌




<사바스 카페>는 아무하고도 친해지려 하지 않는 주인공 다이를 통해 소년의 허무(虛無)를 다루고 있다. 재미 삼아 만든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하며 하루아침에 천문학적 재산을 가지게 됐지만 하고 싶은 것과 갖고 싶은 것도 없는 소년. 하루하루 꿈 없이 무료한 일상을 사는 13살의 자산가는 미국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의 부모님의 뿌리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와 국제학교에 다닌다.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이 다이에게 먼저 다가와도 멀리 한 것은 타인의 심리에 둔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무관심으로 대응한 것이다. 혼자 살아가는 요령을 너무 일찍 알게 된 소년의 무뚝뚝함은 계속되는 관계가 익숙지 않아 마음을 닫고 곁에서 사람을 떠나보내기만 했던 과거의 일에 기인한다. 미국에서 불안정한 생활을 했던 다이는 부모님의 고향인 일본에 와서도 많은 외국인 사이에 한 명 밖에 없는 동양인으로 표현되며 어딜 가나 '이방인'이 되는 정체성을 나타낸다. 안착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파도에 휩쓸려 떠도는 부표 같은 소년의 삶을 독자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미혼모인 어머니가 피아노 연주로 근근이 살기에 한 곳에 정착해 산 적 없던 다이는 어머니의 지인에게 맡겨져 학교를 다니지 못한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에서 몇 달을 신세 져야 하기에 어른들에게 성가시지 않게 조용히 숨죽여 지낸다. 잦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인간관계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배우지 못하고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자기표현만을 습득하고 산다. 문제를 일으키지 말 것,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고, 주어지지 않은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는 떠돌이 생활의 암묵적인 수칙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없애도록 만들었다. 제대로 된 돌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어린아이는 무의식적으로 '감정'을 숨기는 게 습관화되며 세상과 사람으로부터 철저히 거리를 두게 된다.







일본에서 시카고의 켄과 채팅하는 다이 / 이미지- 단행본 발췌



시카고에서 일본으로 온 지 1년이 돼가도 다이와 사적인 얘기를 나누는 대상은 컴퓨터로 채팅하는 미국의 켄 뿐이다. 켄은 다이를 돌봐준 사람들 중 가장 오랜 기간인 3년 동안 맡아 주었다. 컴퓨터 공학자인 그는 말하고 알아는 듣지만 글을 쓸 줄은 모르는 다이에게 알파벳부터 시작해 정규 교육에서 배우는 기본 소양을 가르쳐 준다. 한 번 본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놀라운 기억력을 지닌 것을 알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알려주며 게임 '사바스 차일드'를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게 했다.




90년대 초 문화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인 인터넷과 콘솔 게임을 이용하여 현실 세계에서는 마음 붙일 곳 없는 소년의 외로움을 전하는 소재로 쓴 조합은 현시점에서 보아도 대단히 매력적이다. 스마트폰 하나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초고속 인터넷을 쓰는 요즘과 달리 전화망을 이용해 접속하는 PC 통신이었던 당시에 실시간 채팅처럼 대화 내용을 컴퓨터에 메모리화 하여 21세기 챗봇(Chatbot)처럼 답변을 주고받는다는 설정을 만들었다. 그걸 가능하게 한 다이의 컴퓨터에 남다른 재능은 글로벌 한 인기 게임을 개발 한 10대 천재 소년이라는 서사가 자연스럽게 뒷받침한다.




(좌) 다이가 영감 받은 마더구스, 데리의 집에 있는 사바스 차일드 게임과 콘솔 게임기 / 이미지- 단행본 발췌




'사바스 차일드'는 현실에서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가 어려운 다이가 꿈속의 아이를 찾는 여행을 주제로 만든 게임이다.



"아름다운 건 월요일의 아이. 품위가 있는 건 화요일의 아이. 울상을 짓는 건 수요일의 아이. 여행을 떠나는 건 목요일의 아이. 매력적인 건 금요일의 아이. 고생하는 건 토요일의 아이. 귀엽고 명랑하고 마음씨가 고운 건 일요일에 태어난 아이."



켄에게 알파벳을 배울 때 알게 된 구전동요 마더구스에 나오는 요일별로 다른 7명의 아이들은 더부살이 신세로 자주 거처를 옮겨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해 표현이 서툰 자신과는 전혀 다른 아이였다. 자연스러운 감정을 드러내는 일상을 산 아이들은 다이가 생각하는 가장 즐거운 장소인 카페에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모두가 반기는 존재다.



기독교의 안식일을 뜻하는 사바스(Sabbath)는 다이의 이상향을 구체화시킨 단어다. 마더구스의 휴일(주일)에 태어난 행복한 아이,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꿈의 아이처럼 되고 싶었던 소년은 암울한 유년기에 안식을 가져다줄 장소를 소망한다. 컴퓨터의 암호를 '차와 과자, 테이블과 의자, 떠들썩한 휴일의 카페'로 할 만큼 늘 생각하던 이 중요한 키워드는 유일하게 갈망하는 것에 바치는 기도와 같다. 현실과 이어지지 못한 소년은 처연(悽然)한 고독과 상반된 장소인 카페에서 북적이는 사람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 평범한 일상의 공간에서 쉴 수 있는 안락함을 얻고자 했다.




켄이 사용하던 컴퓨터가 놓인 공간은 그 소임을 다하고 사라진다 / 이미지-단행본 발췌




다이는 도달하고 싶은 세계를 가상의 공간에 꿈으로서 두기만 할 뿐 현실에서는 닿을 수 없는 곳이라 여긴다. 여기저기 떠맡겨 지낸 시절이 만든 대인 관계에 대한 본질적인 믿음은 스쳐 지나가는 짧은 유효기간을 의미했다. 여러 사람과 연락을 지속하고 다시 만난다는 것이 생소한 것이다. 이방인으로 부유하는 다이가 안심하고 기대는 장소는 켄과 함께 지낸 시카고의 집과 컴퓨터를 통해 만든 공상의 세상이었다. 시한부 환자였던 켄은 유언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과 가상세계에만 의존하는 것을 염려하여 미국과 일본으로 채팅할 수 있도록 대화 내용이 저장된 컴퓨터를 다이가 일본에 간지 1년이 된 시점에 대리인을 통해 폐기하도록 정해둔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시카고로 간 다이는 켄의 컴퓨터가 있는 집에서 두문불출하고, 일본에서 그를 걱정한 친구들을 대표하여 데리가 찾아온 것을 계기로 가상세계와의 이별을 고한다.




친구들과의 사귐을 통해 내면에 닫혀 있던 감정을 조금씩 알게 된 다이. 어릴 적 여러 집을 옮겨 다니며 자란 과거의 기억은 상처만을 주었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모르는 아이를 돌봐준 고마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그로 인해 아버지 같은 사람이었던 켄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울고 싶어도 울 수 없었던 소년은 생전 처음으로 눈물을 흘린다.




"남이 주기를 기다릴 게 아니라 스스로 찾아내서 손을 뻗어 붙잡으려 하는 게 바로 희망이라는 거란다.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해서는 안 돼." 데리 할머니의 조언은 이제껏 살면서 필요 없다고 여겼던 것들을 친구들을 통해 배우고 곁에서 함께하는 이들의 소중함을 알게 되며 자신 역시 다른 이들을 위해 그런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는 열망을 만들었다.








1980년대 후반에서 이어지는 90년대 초 유행한 편안하고 넉넉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옷을 입은 등장인물들 / 이미지- 단행본 발췌
1988년도 일본 여성 패션 잡지 <an.an> 2월호에 나온 여유 있는 실루엣 / 이미지 출처- 개인 소장
캐릭터의 개성을 표현한 의상과 맞게 매치 된 다양한 가방이 섬세하게 표현되었다 / 이미지- 단행본 발췌




인터넷과 콘솔 게임으로 대표되는 20세기 문화의 향수로 가득 찬 만화 <사바스 카페>는 패션의 영역에서도 깊은 연결성을 보여준다. 연재 당시 배경 연도인 1990년대 초는 일본의 태평성대라 불렸던 쇼와 시대(종막-1987년 1월 7일)가 막을 내리고 전대미문에 경제 성장을 일군 버블경제(1985년~1991년)의 끝자락에 있어 절정의 풍요로움을 경험한 문화적 근간 위에 있었다. 막대한 산업 성장의 자본력은 세계 문화의 중심에 일본을 키워냈고 동양에서 유일하게 세계 5대 컬렉션에 도쿄를 올리게 된다. 이세이 미야케, 다카다 겐조 등의 세계적 패션디자이너가 위상을 떨치고 스트리트 패션이 주변 아시아 국가를 선도하는 위치에 놓인 선구자적 입지를 갖는다. 버블이 꺼지고 일본이 극심한 장기 불황 체제가 되었어도 부유(富裕)한 자본 속에 경험했던 여유와 다양성이 옷차림에 묻어난다. 편안하고 여유 있는 실루엣의 옷을 세밀한 형태와 주름의 묘사로 90년대 유행했던 캐주얼한 복장을 작품에 아름답게 담아내며 캐릭터의 특징에 맞춰 가방, 신발, 액세서리류 등도 코디에 맞게 표현해 완성도를 높였다.





'W'아큐테스가 인상적인 데님 팬츠를 자주 입는 다이 / 이미지- 단행본 발췌
1988년도 일본잡지 <Hot.Dog PRESS> 12월호에 실린 데님 브랜드 '에드윈'과 '랭글러'의 광고 이미지 / 이미지 출처- 개인 소장





일본에 있지만 외국인 학생이 다니는 국제학교답게 교복 대신 사복을 입고 등교하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 다양한 옷이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것은 데님으로 주인공 다이와 친구들이 입은 청바지는 유난히 도드라진 특징이 뒤 포켓에 집중되었다. 영어 대문자 'W' 모양의 아큐테스(ARCUATES)는 청바지의 뒷주머니의 장식용 스티치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가장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효과를 보이는 부분이다.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 에드윈(EDWIN)과 랭글러(Wrangler)는 정통 미국 데님 스타일로 주목받으며 폭넓은 연령대에서 각광받는다. 두 브랜드의 스펠링에 'W'가 들어가는 공통점을 가져 전체적 모양은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스티치를 다루는 진행 방식의 형태를 달리하여 구분된다.




작가는 만화에서 수없이 많은 청바지를 그리며 뒤 포켓에 W 모양의 장식용 스티치를 제일 많이 넣었다. 특정 브랜드를 염두하고 그렸을 가능성이 크지만 나는 작품의 주제를 관통하는 단어에 연결 짓고 싶다. 'with'. 전치사 '~와 함께'라는 뜻을 가진 단어의 첫 글자 'W'는 혼자됨을 자신의 숙명처럼 여겼던 외로운 소년에게 그의 가까이에 함께 할 사람과 친구들이 있다는 걸 상기시키는 신의 표식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축복받지 못한 태생의 불안은 행복과 희망의 말들을 다른 차원의 세계만이 가진 특징으로 바라보게 했지만, 삶의 호의는 어떠한 형태로든 운명에 낙담하지 않는 자에게 찾아간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절망은 없어. 그러니까 어떤 인생도 절망은 없는 거란다. 다이." 켄의 말들은 그가 죽은 후에도 소년의 마음에 동행하며 인생에 마주하는 비극의 수렁에 빠지지 않도록 단단히 붙잡아 주고 있었다.




자전거 여행에서 본인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소년을 만난 다이 / 다이의 W 아큐테스 원 턱 데님 팬츠 / 이미지- 단행본 발췌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며 맞은 첫여름 방학의 자전거 여행에서 다이는 본인의 어린 시절과 비슷하게 남에게 맡겨지는 소년 아키오를 만난다. 다른 곳으로 보내기 위해 아이를 찾으러 온 아키오의 엄마에게 다이는 넌지시 친구의 이야기로 가장하여 많은 집을 전전했던 일을 얘기한다. 스치듯 희미한 인간관계 만을 겪고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도 없어 무관심으로 일관해 감정이 없다고 불렸던 다이는 이제 마음이 움직이는 데로 아키오의 삶에 도움이 되고자 스스로를 드러낸다. 아이 엄마의 마음을 돌리진 못했지만 밝게 웃고 떠나는 아키오를 바라보며 응원의 미소로 짓는다.




다이의 닫혀 있던 마음에 적극적인 시도가 더해지며 변화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이 극적인 장면은 깨끗한 화이트 컬러에 앞판은 원 턱(one tuck)이 양 옆으로 잡혀 있어 넉넉한 볼륨을 주고 뒤 포켓에는 'W' 아큐테스(ARCUATES)가 새겨진 데님 팬츠를 같은 색상에 셔츠와 입어 아키오의 삶에 행복을 비는 다이의 희망적 메시지를 나타낸다. 옷에 백지처럼 비어 있는 공간은 공허한 마음에 소중한 사람들과 다채로운 추억을 채워 나갈 다이의 앞날을 예견하듯 환하게 빛났다.








다이의 5명의 친구들과 데리의 동생 꼬마 숙녀 수우




현실에서 타인과 만남을 갖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마음이 생긴 것은 다이가 친구들과 사귀며 이뤄낸 인생의 가장 큰 발전이다.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아야 하기에 표현할 줄 모르게 되며 사람들과의 소통을 몰랐던 외톨이 소년의 '나' 찾기는 만나고 싶었던 꿈의 7명의 아이가 현실에 존재했음을 알게 했다. 정 많은 영국 도련님 데리, 섬세한 특수효과 장인 마티, 발랄한 교내 정보통 제니, 조용한 포토그래퍼 마이크, 단순 순수 풋볼 선수 호머, 일편단심 다이 바라기 꼬마 숙녀 수우를 중심으로 주변에 얽힌 다양한 사람들까지.



만나고 싶었던 꿈의 아이들은 어디에든 있었고 원한다면 끊어지지 않고 언제라도 또 만날 수 있다는 걸 본인의 힘으로 알아낸 다이는 마침내 자신도 그 아이 중 하나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기계를 상대로 공상의 세계에서 놀던 소년은 이제 실제의 세상에 발을 디디고 섰다. 현실의 공간에서 앞을 찾아 헤매거나 뒷모습을 쫓아가지 않고 같은 선상에 서서 나란히 걷기가 가능함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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