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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교진 Nov 13. 2024

돌봄과 치매 전문 기자로 살아온 1년

내가 가진 것으로 일하는 기쁨



디멘시아뉴스라는 언론사에서 일한 지 1년을 넘겼다. 한동안 고정 수입 없이 괴로워하면서도 전문적으로 일해 온 출판계 재취업은 불가능한 나이라 답 없이 견뎠다. 근 7년을 프리랜서로 외주 책 편집, 인터뷰 글, 강연 요청 등으로 생계를 꾸리다가 작년 11월부터 디멘시아뉴스에 스카우트 형태로 첫 출근하면서 인생 후반전이 크게 바뀌었다. 


돌봄과 제약 산업 관련 기사를 매일 한 편 이상씩 쓰며 팀원 기자와 조화롭게 일하는 지금, 돌아보니 50대 중반에 적성에 맞는 직장을 찾아 능력을 발휘하면서 명퇴 걱정 없이 산다는 게 큰 복으로 다가온다.


점심 때 은행에 들러 만 1년 이상 근무해야만 자격이 되는 직장인 대출로 마이너스 통장 한도와 금리 조정 신청을 했다. 20년을 어머니 병원비 대느라 돈을 모아보기는커녕 마이너스에서 플러스 기세를 경험한 적도 없었다. 지금 살고 있는 10년 공공임대주택이 만료될 즈음에 집을 살 수 있을까? 어렵겠지만, 매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 자체로 희망을 가져본다.


희망 없이 사는 게 삶이라는 생각으로 오랜 세월 견뎌오다 보니 우울증이 깊어갔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지만, 사람은 나아질 희망이 필요하고 작은 성취라도 있어야 한다. 그 작은 성취가 마음에 건강함을 불어넣는다는 것을 뒤늦게 묵상해 본다. 과도한 욕심이 문제이지 성취라는 결과 자체는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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