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빨간 모자
드디어 윤아가 집에 왔다. 같이 뛰어놀 생각을 했지만 윤아는 방에 요를 펴고 누웠다. 우린 윤아 옆에 양반다리를 하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러다 윤아와 눈이 마주치면 까르르 웃음이 터지곤 했다. 엄마가 윤아는 쉬어야 한다며 우리를 방에서 내쫓았다.
방문 열린 틈새로 눈치를 보다 들어가 뭐 도와줄 것 없냐 묻곤 얼른 빠져나왔다. 윤아가 기운을 차리고 앉아 있기 시작했다. 어떻게 잘해 줘야 할지 몰라 눈치만 보았다. 윤아는 늘 엄마 옆에 있었다. 엄마는 윤아만 예쁘게 머리를 땋아 주었다. 다행히 머리카락은 잘 있었다. '별일도 없네. 엄마는 괜히 호들갑이야. 윤아는 그 주사를 맞아도 머리카락이 안 빠지나 보지. 엄마는 아무 일도 없을 건데 걱정이야.' 그렇게 생각했다.
“엄마, 엄마, 엄마, 언니, 언니!”
셋째와 넷째가 소란스럽다.
“아우 시끄러워, 왜?”
“큰 언니, 이게 뭐야?”
손에 든 건 머리카락 뭉치였다. 머리카락이 한 가닥 두 가닥 빠지는 게 아니었다. 실타래처럼 덩어리로 사라졌다. 윤아는 울음을 터뜨리며 방으로 들어갔다. 얼른 뒤를 따르며 말했다.
“윤아야, 다 나을 건데 왜 울어. 얼른 나으면 되지. 걱정 마. 엄마, 다 나으면 머리카락 다시 다 나는 것 맞죠?”
“그럼 그럼.”
“거봐, 윤아야. 속상하지 마. 너는 뒤통수가 동그랗고 아주 예뻐. 머리카락이 빠져도 예뻐. 이렇게 해야 병이 낫는 거니까 조금만 참아 보자. 네가 꼭 병이 낫도록 언니가 많이 도와줄게.”
윤아는 훌쩍 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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