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재 Mar 15. 2022

레퀴엠, 진혼곡:
영혼들의 안식을 위하여

[클라우드 마니아] 스토리가 있는 구름 느낌

[스토리가 있는 구름 느낌] 레퀴엠(Requiem), 진혼곡

https://youtu.be/C_VBuzZPXVU

구름 영상 제목: '영원회귀', 촬영 장소: 포르투갈 알가브


레퀴엠


내 피는 차갑다.

어느 누구의 죽음에도 울지 않았다.

나는 겁쟁이다.

어느 누구의 죽음이든 겁이 났다.

나는 비겁하다.

어느 누구의 죽음이든 회피했다.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두 눈을 꼭 감고

그런 것은 없어, 그런 것은 없어, 그런 것은 없어


나는 울었다.

누군가의 삶의 무게가 나에게로 옮겨 오는 것이 두려워서

나는 슬피 울었다.

남겨진 나는 어떻게 하라고

나는 나를 위해 울었다.

그들의 죽음 앞에서


그들의 죽음이 희미해질 무렵에서야

나는 그들을 위해 울 준비가 되었다.

그들에게 아무런 소용이 없을 때가 되어서야

나는 그들에게 사과할 준비가 되었다.

그들이 더 이상 들을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나는 그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할 준비가 되었다.

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할 때가 되어서야

나는 그들의 너무 이른 죽음을 아쉬워하게 되었다.


나는 노래할 줄 모른다.

나는 노래를 지을 줄도 모른다.

그럼에도 한 곡쯤은 불러 주고 싶다.

그들을 위해

그들의 영혼이라도 달랠 수 있다면

이제서야

이제라도




Requiem: Pie Jesu (Andrew Lloyd-Webber) by Angelis

https://www.youtube.com/watch?v=QDfv_Si9ScA

이전 02화 당신의 영혼의 무게는 얼마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