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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재 Feb 26. 2022

당신의 영혼의 무게는 얼마인가?

[Cloud Mania] 스토리가 있는 구름 감상

[스토리가 있는 구름 감상] 당신의 영혼의 무게는 얼마인가?

https://youtu.be/efxCtlSQHU4

제목: 승천하는 영혼들, 촬영 장소: 포르투갈 알가브, 촬영 장비: 삼성 갤럭시 S9


혼내 줄 거야


원시시대부터 인간은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영혼은 종교의 토대이고, 동시에 이를 증명하기 위해 철학에서부터 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탐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영혼에 대해서, 서양에서는 비물질적인 영혼의 존재를 인정하는 이원론과 인간은 육체에 불과하다는 물질주의 사이의 논쟁이 있어 왔다. 


우리 조상님들의 사유 세계에서도 사람은 혼백(魂魄)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다. 혼이란 기(氣), 즉 정신을 말하고, 백은 이목구비를 갖춘 육체를 일컫는다고 설명한다. 혼백이 조화를 이루며 유지할 때 살아 있고, 죽음이란 혼과 백의 분리로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혼이 나갔다', '혼낸다'라는 일상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표현도 우리의 몸이 정신인 혼과 육체인 백으로 이루어졌음을 은연중에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갑자기 놀라 정신이 멍한 상태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혼비백산(魂飛魄散)’도, 다소 과장되기는 해도, 혼이 날아가고 백이 흩어졌으니 얼마나 놀랐겠는지 충분히 상상할 수가 있다. 사람이 죽으면 그 혼이 의지할 데가 없으므로 곧 위로 흩어진다고 생각했다.


영혼의 존재 양식에 대한 이해 이전에, 영혼의 존재 유무와 죽음의 본질에 대한 논쟁까지 확대해 나가고, 지금까지 비물질적인 가설로 설명해온 정신작용들이 물질적 속성에서 비롯되었다는 신경과학자들의 증명을 따라가다 보면 영혼까지 탈탈 털릴 각오를 해야 한다.


인간 영혼의 무게는 21그램


70억 지구인 중에서 영혼의 존재를 믿는 사람이 93%라는 조사 결과가 있듯이, 그동안 영혼을 추적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있어왔다. 대표적인 인물이 던칸 맥두걸(Duncan MacDougall, 1866-1920)이다. 그는 만약 영혼이 있다면 질량이 있어야 하고 분명히 영혼에 무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하버빌의 내과의사였던 그는 말기 폐결핵 환자 6명을 대상으로 당시로서는 초정밀 저울로 임종 전후의 몸무게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나름대로 통제된 실험 환경에서 유효하다고 판단한 한 시신의 무게가,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고도 설명할 수 없는 약 21그램이 줄었다. 그는 줄어든 21그램이 사후에 인간에게서 빠져나가는 영혼의 무게라고 학술지에 보고를 하였다.  


물론, 수많은 반론과 과학적인 논쟁이 유발되었으며, 후속 연구와 실험이 있었지만 던칸 맥두걸의 실험을 뒷받침할 의미 있는 결과는 찾지 못하였다. 과학계 내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그의 실험으로, 영혼에 무게가 있으며, 그 무게가 21그램이라는 개념이 세상에 퍼지는 계기가 되었다.


현대의 뇌과학자들은 우리가 영혼이 있다면 뇌 속에 있을 거라는 (뇌의 작용이라는) 정도로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영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육체(뇌)가 사멸하더라도 영혼은 존재하는지, 그렇다면 사멸한 후 영혼은 어떻게 되는지 등 우리가 영혼에 대해 갖고 있는 궁금증을 현재의 과학으로 해명하기는 아직 불가능하다고 한다.


구름을 보며 던지는 하나의 질문은,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당신의 영혼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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