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8. 스웨덴 룬드 아동·학교행정 부국장 Peter Nyberg
지금까지의 스웨덴 교육 인터뷰는 학교 현장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다 보니 스웨덴 교육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싶었고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싶었다. 이를 위하여 룬드의 교육 담당 부서(*우리나라의 지역 교육청에 해당)에 인터뷰 문의를 했다. 해당 부처로부터 인터뷰 승낙을 받고 룬드 코뮌(지방 자치 단체)의 아동·학교 행정 부국장인 Peter Nyberg와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평교사로서 학교에 속해있다가 행정가로 일자리를 옮긴 피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제까지 진행했던 다양한 인터뷰들을 통해 알게 된 스웨덴 교육의 장점과 문제점, 그리고 스웨덴 교육이 앞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방향성에 대한 종합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스웨덴 남서쪽에 위치한 도시 룬드. 룬드는 인구 8만 8천 명의 대학도시이다. 룬드대학교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 도시는 대학생들 뿐 아니라 대학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인구가 많다.)
*주: 우리나라 서울의 경우 초등학교, 중학교의 관리와 감독, 지원은 지역 교육지원청이 담당한다. 상위 기관인 시 교육청은 각 지역 교육지원청을 관리, 지원하며 주로 관할 고등학교의 관리와 감독, 지원을 담당한다. 지방 및 광역시의 경우 지방 교육지원청이 모든 교육 행정 업무를 담당한다.
스웨덴의 경우, 지역 교육 부처는 코뮌 소속(*우리나라의 지방 자치 단체에 해당)으로 아동~중학교를 담당하는 1개의 교육행정 부서와 고등학교~성인교육을 담당하는 1개의 교육행정 부서로 나뉘어 있다. 이렇게 각기 다른 두 개의 부서가 교육 행정을 담당한다.
-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름, 나이, 경력, 전공 등)
Peter: 이름은 Peter Nyberg이고 52살입니다. 10년간 (주로) 체육 교사로 일했고 이후 약 14년간 교장으로 일했습니다. 2010년에 룬드로 와서 일하기 시작했고 3년 전 룬드 시의 아동, 학교 행정(Barn- och skolförvaltning Lunds stad) 부서에서 부국장 (vice chief)으로 일하고 있어요. 아동, 학교 행정부서는 룬드에 있는 유치원과 의무교육 기관(초등학교, 중학교)의 관리와 지원을 담당합니다.
- 근무하고 있는 부서(Barn- och skolförvaltning Lund stad)는 어떠한 일을 하는 곳인지 소개해주세요.
Peter: 저는 기본적으로 우리 부서의 국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지역 국회의원들과 정기적인 미팅을 통해 교육과 관련된 논의를 하고 그들이 교육 정책을 채택하도록 돕습니다. 또한 일주일에 한 번, 특정 지역의 여러 학교를 관리하는 관리자들(Management group)을 만나 각 지역 학교의 작은 일부터 큰 일들까지 공유합니다. 그들과 함께 학교의 많은 이슈들에 관해 논의하고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을 위한 활동들을 함께 계획합니다.
- 어떻게 교육 행정가가 되었나요?
Peter: 평교사로 일하다 교장이 되었고 그 이후 여러 학교를 관리하는 관리자가 되었어요. 그런 일련의 과정을 거친 후 현재 룬드 교육 부서의 담당자가 되었습니다. 현재의 직책은 해당 교육 부서의 공고를 확인한 후 지원했고 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 맡게 되었어요.
- 스웨덴에서 교장이 되는 승진 절차는 어떠한가요?
Peter: 스웨덴에서는 한국처럼 평교사가 교육 활동 및 연구 실적 등을 통해 점수를 쌓고 승진을 해서 교장이 되지는 않습니다. 각 학교의 교장 자리가 나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지원자들의 자격을 검토, 면접을 본 후 결과가 정해집니다. 특별하게 정해진 자격 요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평교사로 어느 정도 이상 일했고 뛰어난 성과를 낸 사람의 경우 교장이 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또한 교장이 되고자 계획하는 교사의 경우, 교육 부처에서 진행하는 교장 교육을 받아야 해요. 이 교육은 1년 ~ 1년 반 정도 진행됩니다. 이 교육은 지방자치단체마다 기간이나 내용이 다릅니다. 저는 1년 동안 열흘에 한 번 정도 이 교육을 받았어요.
- 스웨덴의 정확한 학제는 어떻게 되나요?
Peter: 일단 스웨덴의 의무교육 기간은 7세에서 16세까지인 9년 간입니다. 이후에는 선택에 따라 Gymnasium(*우리나라의 고등학교에 해당)으로 진학할 수 있어요. 1994년까지는 공식적으로 9년의 의무교육을 세 단계로 나누어 관리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 단계가 사라졌고 9년의 기간을 3년씩 나누어 그 단계마다 같은 목표와 방식, 커리큘럼으로 교육합니다. 각 학교마다 그 규모에 따라 1학년 ~ 3학년까지 존재하는 학교, 1학년 ~ 6학년까지 존재하는 학교, 1학년 ~ 9학년까지 존재하는 학교, 7학년 ~ 9학년까지만 존재하는 학교가 다 다르게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좀 헷가릴 수 있죠.
*주: 우리나라는 모든 학교가 초등학교(1~6학년), 중학교(1~3학년)로 구분되어 있으나 스웨덴은 학교의 규모에 따라 학년 구성이 다르다. 이를테면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만 있는 학교도 있고 초등학교에서 중학교(1~9학년)까지 한 학교로 구성된 학교도 있다.
- 교사들이 특정 지역, 특정 학교에서 근무하기를 더 선호하여 교사 안배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는 없나요?
Peter: 스웨덴에 그런 문제는 특별히 없다고 생각해요. 교사들이 특별히 선호하는 지역과 학교가 있지는 않아요. 다만 한국과 달리 교사의 채용 방식은 공립학교, 사립학교 모두 자리가 나는 대로 공고를 올리고 개개인의 교사가 그 자리에 직접 지원을 하고 면접을 보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교육 부처가 교사 수급과 안배에 직접 나서는 경우는 없습니다.
- 학생들은 가고 싶은 학교를 선택할 수 있나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면) 학생들이 특정 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문제는 없나요?
Peter: 스웨덴에서는 학생들이 가고 싶은 학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요. 그러나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집에서 가까운 학교를 선택합니다. (특정 학교를 선호하는) 문제가 존재하지만 심각하지는 않아요.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적극적인 교육 서비스가 필요한 지역에 뛰어난 교사들이 근무하지 않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많은 지역에 우수한 교사들이 더 많이 근무해야 함에도 현실은 그렇지 않죠.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자 스웨덴 교육계에서는 새로운 정책을 수립했습니다. 교육 활동이 우수한 교사들이 다른 교사들보다 최대 5,000크로나의 봉급을 더 받을 수 있는 제도가 바로 그것입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교사가 근무하는 지역과 학교에 따라서도 봉급이 다릅니다.
*주: 구체적인 스웨덴 교사의 임금제도에 대해서는 이전 인터뷰 "10화 스웨덴 교사의 월급은 나이에 비례하지 않는다?"(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과학, 수학, 언어 등의 특정 과목에 뛰어난 학생들을 집중 교육하는 것을 수월성 교육이라고 하는데요. 스웨덴 교육계에서는 수월성 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Peter: 지난 몇 년 동안, 수월성 교육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어요. 2010년에는 전국에서 10개의 학교를 실험학교로 선정하여 수학, 과학, 사회 그리고 언어 과목에 있어 영재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죠. 하지만 더 이상 그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실험 단계에서 끝난 것 같아요. 다만 Gymnasium(*우리나라 고등학교에 해당)에서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추가적인 체육 과목을 개설하여 가르치는 경우는 있습니다. 이를테면 승마를 원하는 학생들이 많다면 승마 과목을 개설하여 배운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룬드에서도 Svaneskolan과 같은 학교(7~9학년 대상)에서는 다양한 스포츠를 특성화하여 가르치고 있습니다.
- 지역, 학교 간의 교육 수준 격차는 어떻게 해결하나요? 스웨덴에서는 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Peter: 이 문제는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학교에서 개별적으로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이 문제에 대해 특별히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학교들이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지역 간, 학교 간 평등한 교육 수준을 잘 유지했지만 지금은 그것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학교, 지역, 국가 차원에서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나 우수한 교사들을 특정 학교에 지원하도록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교사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을까?'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학교 간 교육 수준의 격차를 줄이고 우수한 교사들의 평등한 안배를 위해 교육적 성취가 떨어지는 학교에 우수한 교사가 지원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봉급을 주는 정책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아까 말했다시피 교육적 성취가 높고 실력이 우수한 교사들은 다른 일반 교사들보다 추가로 5,000크로나의 봉급을 더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러한 교사를 선별하는 것은 교장 등이 평가하죠.
- 현재 많은 난민들이 스웨덴에 오게 되었고 그들의 자녀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다문화 사회를 위한 교육 정책적인 접근은 무엇인가요?
Peter: 우리는 그 문제에 있어 스웨덴 사회가 분리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룬드와 근접한 말뫼에서는 다문화 및 사회 통합 노력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또한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이 분리 문제(차별)에 대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혼합(mix)이라는 요소가 중요합니다. 말뫼의 어떤 지역에는 98%의 사람들이 이민자들로만 구성되어 있는데 이렇게 분리된 지역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룬드에도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지만 이것이 학교 교육에 큰 어려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고소득의 상류 계층이 살고 있는 지역과 저소득층이 살고 있는 지역 가운데에 하나의 학교를 만드는 것이 다양한 학생들의 혼합을 위한 해결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스웨덴 교육 구조에는 학교를 감독하는 장학, 장학사의 개념이 있나요?
Peter: 국가 차원에서 3, 4년에 한 번씩 학교를 감사합니다. 이 감사를 통해 각 학교의 발전과 교육 수준 향상 등을 점검하죠. 하지만 이런 장학 제도를 없애야 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이웃나라 핀란드의 경우에는 이런 장학 제도가 없어요. 그들은 모든 교육 방침을 지방자치단체에 맡겨둔다고 해요. 장학 제도는 국가가 교육을 제어하기 위한 장치이므로 지방자치단체와 개별 학교에 모든 것을 믿고 맡겨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지금 스웨덴은 상호 신뢰를 가지고 교육을 지방자치단체에 맡기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입니다. 또한 국가 차원의 감사와 장학은 많은 재원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측면도 있어서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 개별 학교에 대한 예산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Peter: 교육 예산은 중앙 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정하도록 되어있어요. 지방자치단체의 총예산은 중앙 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에 교부하는 예산과 지방에서 걷는 지방세로 구성됩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하는 것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몫이에요.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을 필요한 곳(아동 교육, 노인 복지, 환경 미화 등)에 배분합니다. 학교의 경우, 학생 1인당 정해진 예산이 나오기 때문에 학생이 많은 학교의 경우 예산이 더 많다고 보면 됩니다. 그 외 학교 시설, 교육 활동, 기자재 구입 등 각 학교에 필요한 예산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교육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른 비율로 배분됩니다.
- 최근 스웨덴의 피사(PISA) 랭킹이 많이 내려간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에 대해 스웨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Peter: 그동안 스웨덴 교육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1991년에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던 교육 분야를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피사 랭킹 하락은 이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해요. 특히 지방자치단체마다 교육에 대한 생각과 중요성 인식이 다르다 보니 교육 평등의 수준이 많이 하락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또한 1994년에는 교육의 커리큘럼이 바뀌었고 교사 양성 시스템에도 큰 변화가 있었어요. 그때부터 저학년 학생들의 교육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어요. 교사들은 읽기와 쓰기 교육에 있어 더 강화된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후 2009년에는 사립학교 제도가 생기기도 했죠. 이러한 일련의 변화들이 피사 랭킹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해요.
어떤 변화가 피사 랭킹 하락에 더 큰 영향을 줬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논쟁이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이 잘못되었지를 묻는다면 정확하게 무엇 하나가 잘못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피사가 교육의 어떤 면을 평가하는가?'에 대해 반문합니다. 젊은 스웨덴 사람들이 해외로 나가 일을 하는 경우, 그들은 사회성이 높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영어도 유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이렇듯 피사가 측정하지 않는 많은 부분에서 스웨덴인들은 우수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피사의 측정 방식에 수긍하는 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어요. 따라서 피사 랭킹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우리 교육 방식을 그에 맞춰 바꾸는 것이 옳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학생들의 동기 부여를 증진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들이 있죠.
*주: "11화 스웨덴에는 왜 교사가 부족할까?"에서 피사 랭킹 하락을 비롯한 스웨덴 교육 현실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분석을 다루고 있으니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 스웨덴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또한 대학 진학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어떠한가요?
Peter: 스웨덴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약 60%입니다. 스웨덴에서는 대학을 가지 않아도 성인 교육(Adult education)이 잘 되어 있어서 무엇이든 배우고 싶은 것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교육에 있어 ‘두 번째 기회’가 있기 때문에 무엇이든 다른 것을 새롭게 배울 수 있죠.
주: 스웨덴 교육은 학생에게 여러 번의 기회를 준다. 이를테면 고등학교에서 수학 1 과목에 대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면 성인이 된 후, 성인 교육 기관에 가서 수학 1 과목을 재수강하고 시험을 봐서 점수를 올릴 수 있다. 이렇게 재수강을 하는 이유는 대학 진학에 있어서 고등학교의 각 과목 성적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Gymnasium(*우리나라의 고등학교에 해당), 대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거나 진학하지 않아도 받을 수 있는 교육이 많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성인 교육 기관(Komvux 등)이나 Folk High School 등의 학교에 다닐 수 있어요.
- 스웨덴 교육의 현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Peter: 사회의 분리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학교 간의 교육 평등에 있어 문제가 있고 우리는 교육적 평등의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모든 학생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을 평등하게 받아야 해요. 따라서 우리는 지역, 학교 간의 교육적 평등 수준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스웨덴 교육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Peter: 우리에겐 모든 학생들에게 ‘평등한 교육’을 제공하고자 하는 비전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활발한 의사소통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그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누구든 교육의 평등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다면 건의할 수 있고 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대하는 데 있어서, 심지어 학교장과 대화를 하는 데에 있어서도 평등한 관계를 가지도록 엄격하게 관리합니다.
또한 우리는 영어 교육에 있어 이중언어 프로그램(Dual language program)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큰 강점이 됩니다. 스웨덴인들의 영어 활용률이 높은 이유는 이런 교육 시스템의 결과입니다. 유연성, 창의성을 강조하는 교육 방식 역시 스웨덴 교육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교육에서는 한 가지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해결책을 찾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마지막으로 스웨덴 교육과 커리큘럼은 항상 '우리가 미래에 무엇을 필요로 할지' 미래 가치에 관해 고민합니다. 10년, 20년 후를 바라다보고 그 시대에 필요한 가치들에 대해 교육하려고 노력하죠.
교사, 학생, 행정가가 바라보는 학교와 교육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그건 아마도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다르고 또 봐야 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나 또한 과거 학생으로서 우리 교육에 가졌던 불만이 있었고, 교사가 된 이후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해 다시금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었다.
어느 곳이든 교육에 있어 문제점으로 논의되는 지점들이 있고, 그에 대한 논란도 항상 존재한다. 다만 그 문제들을 얼마나 활발히 논의하느냐, 얼마나 다른 시각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그 논의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교육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교육 행정가인 피터가 이야기하는 스웨덴 교육 행정의 가장 큰 특성은 중앙정부-지방정부-개별 학교가 상하관계로 엮여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과 다르게 교육 예산은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유롭게 배분할 수 있다. 교사 인력의 수급과 안배 또한 교육 부처가 직접 나서지 않고 개별 학교에서 직접 공고를 올리고 면접을 올리는 식이다. 3,4년에 한 번 이루어지는 장학제도는 국가가 교육을 제어하기 위한 장치이므로 지방자치단체와 개별 학교에 모든 것을 믿고 맡겨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렇게 스웨덴에서는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교육정책을 계획하고 지시하는 식이 아니라 지방정부와 개별 학교가 각자의 상황에 맞게 정책을 만들고 운영한다. 그래서인지 지방 교육행정가인 피터가 가장 큰 비중을 두고 하는 일 또한 개별 학교의 교장, 교감들을 만나 각 학교의 상황을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스웨덴의 교육 행정은 누가 누군가에게 지시하는 식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우리는 피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교육 관계자들이 더 활발히 소통하고 개별 학교의 상황에 맞게 유연한 행정 방식을 계획, 적용하는 것이 스웨덴 교육 행정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오늘의 인터뷰를 통해 '미래의 교육, 또 미래의 교육 행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는 것, 그것이 시작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