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른과 이제 마흔의 교환일기(27)
지난 일주일 동안 여기저기 똑똑 노크를 하며 지냈어요. 아라가 말한 것처럼 타인의 힘듦에 무리하게 끼어들지 않으려고요. 친구가 재밌어할 것 같은 릴스도 공유하고, 동네에 흉흉한 일이 일어났을 땐 괜찮냐고 물어보고, 정부지원혜택 정보도 공유하고, 또 때론 고등학생처럼 나 좀 놀아주라고 떼도 써보고요. 계속 물장구를 쳐보지만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그 친구 마음에 물결이 조금이라도 일렁였으면 좋겠어요.
언제나, 무엇이든 잘 흘려보내라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아라는 요즘 어떤 책 읽고 있어요? 저는 지난 주말에 강보라 작가의 소설집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을 읽었는데요. 제 얄팍한 마음을 간파당한 것 같은 기분에 카페에서 혼자 감탄이 담긴 웃음을 터뜨렸어요. 왜, 가끔 그럴 때가 있잖아요. 취미든 관념이든 나와 차이가 있는 타인을 보면서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난 너와 달라'라며 으스대고 고개를 뻗대는 순간. 그러면서도 그 사람과 묘한 동질감을 갖고 싶은 때.
엄마가 자주 하는 말씀 중에 하나가 '사람만큼 간사한 게 없다'는 건데, 이 소설집에서는 사람의 그 간사함도 애틋하게 그려줘서 참 좋았어요. 누구나 갖고 있는 마음인데,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한 감정을 공감 가도록 잘 그려준 것 같아요.
질투와 동경. 그 사이에서 쭈뼛대던 과거의 내 감정을 마주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길 바라요.
아! 8월 2일 토요일에 아라 뭐해요?
혹시 서울에 올 일 있으면 군자역에 있는 책방 피리의 서재로 놀러와요.
지인이 거기 책방 운영하고 있는데,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제가 하루 봐주기로 했거든요.
놀러오면 책 한 권 선물할게요 :D
후루룩 넘기는 책장도, 난데없이 쏟아지는 빗소리도, 와그작 씹어먹는 복숭아도 모두 여름같은 것들 잔뜩이라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는 날이에요.
느닷없이 좋아지는 여름밤이길!
2025.07.14
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