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수용하는 마음

이제 서른과 이제 마흔의 교환일기(30)

by 조아라

어랏, 벌써 목요일이 와버렸네.


직장생활의 주기로 보면 일주일의 반환점을 돌고 난 다음날이기도 하고 주말이 곧 온다는 기대감에 이유 없이 출근길 발걸음이 가볍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런 생활주기를 떠나 그저 편지를 보내는 날이 늦었다는 자각에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앞서는 목요일 아침이야 ^^;


없어 보이는 것 같은 나를 보여주기 싫어 내가 나를 부풀려 포장하는 것, 어리석다 싶다가도 참 자연스러운 본능이지 않을까 생각해. 자신은 타인에게 좋은 사람, 멋진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어 하잖아. 정작 타인이 나를 그리 세심히 보지 않을 수도, 내게 뭐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음에도 그런 욕망을 품기도 하잖아.


내가 나의 모습을 인정하기까지, 내가 나의 상황과 상태를 수용하기까지 많은 경험을 하고, 벽을 부수고 허들을 뛰어넘으면서 부끄러움과 또 자랑스러움을 왔다 갔다 해야 겨우 알지 않을까. 부딪혀봐야지, 아니다 우리는 지금도 매일 부딪히고 있는 거겠지.


그 부딪힘을 내가 알고 있느냐 모르고 넘어가느냐 차이가 있을 것 같아. 모르면 또 부딪히고 말이지. 도돌이표 같지만 결코 돌아갈 수는 없는 그 마음을 잘 도닥여줘야지!


뜨거운 여름날이라 믿기지 않지만, 그래도 선선한 가을을 기대하게 되는 입추의 오늘.


마음속 남아있는 습습한 공기가 잠시나마 환기되는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2025.08.07


아라

keyword
이전 29화Re : 불안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