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치앙마이 23
일정변경+노쇼로 비싼 햇살의 하루를 마감하고, 체크아웃하고 공항으로 떠날 시간이 되었다. 내가 나가봤던 외국이라곤 일본밖에 없긴한데, 거긴 공항이 시내랑 1시간 넘게 거리가 떨어져 있어서 체크아웃을 일찍 해야 안전하게 귀국길에 오를수 있는데, 치앙마이는 국제공항과 시내의 거리가 채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래도 출국 2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여 각종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해야 안전히 귀국할수 있으므로.... 호텔에 와서 비행기 타기 전에 얼굴 화장을 지우고, 마무리 짐을 싸고 체크아웃을 했다.
여기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게 되는데... 흑흑. 체크아웃을 해야 된다는거에 집중하느라 어제 분명히 수하물로 보내야지, 하고 마음먹었던 450미리 짜리 액상 화장품용기를 기내용 짐에 포장해 버리고 만것이다 ㅠㅠ. 아. 출국하면서 인터넷 면세점에서 골라놓은 나의 여행 기념품이 .... 흑흑
함께 출국했던 어른께서는 한달 좀 넘게 치앙마이에 머무르실 예정이라 우리를 배웅해 주셨고, 호텔에서 송영 버스가 부족하다고 해서 호출해준 택시로 공항으로 이동했다. 음... 근데 처음이라 호텔 송영서비스를 이용하는거지 다음부턴 걍 호텔에서 공항으로 그랩택시 부르는게 훨씬 저렴할것 같다. (근데 다음에 올 일이 있을까?)
매일 아침마다 열대과일이 올라간 요구르트를 먹었다. 하.. 과일요구르트 너무 좋아. 집에서도 맨날 이렇게 먹고 싶다 (집에서도 아침마다 요구르트 먹는데, 과일 조달이 매일 안되서(비쌈) 과일잼이나 시리얼+꿀 먹음)
호텔에서 공항으로 돌려보내주는 송영 차량 안에도 뭔가 불교적 의미가 담겨 있을것 같은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뭐였을까. 왜 못물어봤지(...
치앙마이 국제공항은 참 작은 공항이었다. 수속하고 나서 가방 보내놓고 한바퀴 돌고 나서 센트럴 에어포트 몰에 갔다와볼까? 했는데 시간이 아슬아슬할것 같고, 부친짐 말고 들고다녀야 되는 짐들이 꽤 많아서 그냥 포기하기로 했다.
기념품 쇼핑 자체는 어제 저녁 마야몰 림핑마트에서 다 하기도 했고, 센트럴 페스티발 제일 큰덴서도 시큰둥하니 구경하고 돌아와서 굳이 돈쓰러 거기까지 택시비 내가면서? 이런 마음이었음.
그래서 수속하고 면세구역 탑승구에서 구경이나 해야지, 하고 일찍 수속을 하는데
아 ㅠㅠ. 가방 헷갈려서 한국 떠나오면서 구매한 화장품.... 그게 용량 초과로 출국 절차에서 폐기하게 되고 말았다. 딱 여행중에 여섯번밖에 못쓴거고, 내내 쓰면서 여행의 추억을 떠올려야지, 하고 설렌 마음으로 구매했던게 여행 끝나면서 모조리 버려지게 되다니. 너무나 속상했다. 기운이 쏙 빠지기도 하고...
면세구역에서 비슷한 제품을 판매하면 구매해버릴까! 하고도 생각했는데 구매하려고 했던 카테고리의 다른 제품 가격이 너무나 비싸서 더욱 속이 상했다. 무슨 화장품 세트가 비행기 한번 띄울만큼 비싸니! 동일한 제품이 있으면 한국가서 사주겠다고 파트너가 달래주기도 했는데 심난해져서 우울한 마음으로 비행기가 도착하길 기다렸다.
태국은 여름이라 산산해서 여름옷 잘 입고 다녔다만, 돌아가면 한국은 겨울이니, 파트너는 공항에서 비교적 온도가 일정한 공항에서 겨울 옷으로 갈아 입었다. 나도 차라리 그럴걸 ㅠㅠ 화장품 챙기고 옷갈입는거 실수해서 몇번 쓰지도 못한 화장품 버린게 너무나 야속해서 서러웠다 (지가 실수해놓고...)
한두시간쯤 앉아 있다 기분이 좀 풀려서 돌아다니다 탑승 수속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11시 30분 출발 비행기가 12시 35분으로 지연되었다는 안내문을 보았다. 연착..... 대한항공이 하루에 2번씩 치앙마이행 비행기를 띄우고 있는게 무리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들었다.
비행시간은 4시간 50분이 걸린다고 했다. 한국에서 치앙마이까지는 6시간 비행인데 돌아가는 시간은 조금 빠르게 느껴졌는데, 도착지인 한국 시간이 새벽 4시이긴 한데, 태국 시간으로는 새벽 2시 도착이라... 시차때문에 비행기가 빠르게 이동하는것처럼 느껴졌던것 같다.
좀 달랐던건 비행기에서 태국인에게 입국 신고서? 그걸 작성하게 하는거였다. 난 면세품 판매가 뭔 벌써 이루어지나 하고 승무원께 여쭈었는데 태국인들에게 미리 작성을 요청하는 서류라고 그러시더라. 아.. 하긴, 한국으로 입국하는 태국인 분들도 계시겠지
비행기 착륙이후 택싱중에 1주일동안 꺼내두었던 한국 유심을 다시 갈아끼웠다. 오. 2시 무렵이었던 시간이 심카드 동기화되서 한국 시간 4시로 바뀐걸 보고 급격하게 피로가 몰려왔다 -_-
태국시간으로 새벽2시,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오래간만에 외국 나갔다 오니 달라진것도 많았는데, 한창 한국에 외국산 빈대들이 몰려든다고 그래서였는지 빈대방역 서비스도 운영한다고 그랬는데... 이거 평일 9시에서 18시면 의미 없는거 아닌가; 게다가 주말 공휴일 휴무라니. 비행기는 24시간 언제든 들어오는데 주말 공휴일에 휴무면 뭔 의미여.....
하여튼간, 자동 출입국 심사 참 편리해진것 같다. 내가 이걸 처음 알게 됐을때만 해도 복잡한 등록 절차를 걸쳐야 하는데 이젠 뭐 주민등록증만 있으면 자동출입국 편리하게 되서 출입국 절차가 간단해지고 줄서서 오래 기다리는거도 없어서 좋은거 같다.
공항에 도착해서 가방과 짐을 찾는데, 시대가 많이 변했나 '입국장 면세점' 이라는게 생겼더라. 게이트를 열고 한국으로 입국하기 전까지는 면세구역에 있는거로 쳐주는건가, 경복궁 면세점이란 업체에서 짐찾는데서 선물을 구매할 사람들을 위해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봤자 영업시간은 오전 9:30분부터 ㅋㅋ 혹시나 내가 치앙마이 공항서 버리고 온 (엉엉) 화장품 살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거 기다린다고 공항 짐찾는데서 쭈그리면서 체력 낭비할 생각은 없었고, 후다닥 차량 발렛 맡겨 놓은데서 차를 찾았다.
공항 바깥은 너무 추웠고... 따뜻한 커피라도 한잔 마셔야 할것 같아 방문한 편의점에서 내내 한국에서 카드만 쓰다가 태국가서 현금쓰다보니 한국돈 갖고 지폐로 계산하는거도 참 오래간만에 해서 기분이 묘하더라.
딱 적응할만 하니 이제 한국에 돌아왔네 ㅋㅋ
여기서 태국에서 내린 가족이 영어가 안된서 곤란해 하는걸 보고 번역기 갖다 도와주기도 했다.
편의점 직원과 실랑이중이셨던 태국인 여러분은 가족 여행 오신분들 같았는데... 어린이용 뭔가 구매하시면서 요금 할인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으셨던가 보다.
집에 가자!
여행은 여기서 끝!.. 이 아니라
집에 돌아와서 가방을 여니 치앙마이 공항에 막 내렸을때 맡았던 향신료 냄새들이 느껴졌다. 약간 그리운 느낌.... 은 둘째치고, 캐리어에 약뿌려놓고 외국 여행에 썻던 옷들을 모조리 빨래하러 가야지.
짐 대충 풀어놓고 잠들었다가 오후 2시쯤 일어나서 빨래를 하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