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라프 원님만, 마야몰, 림컴 나이트마켓

어쩌다 치앙마이 20

by chuchu

점심식사를 마치고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는 완전 기절 상태였다. 나른한 오후 햇살과 함께 택시기사님께 호텔로 데려다 달라고 했고, 호텔에 어르신 드랍해드린후, 옷을 갈아입고 나서 저녁 투어에 나섰다.


크리스마스가 목전이라 젊은이들이 많이 모인다는 원님만+마야몰 쪽에 한번 더 가보기로 했고, 스쳐지나갔던 커피집도 한번 가보기로 했다.

88222.jpg

저녁시간 원님만 분위기는 또 오전시간이랑 달랐다. 크리스마스 목전이라 벌어지는 이벤트 마켓들의 북적거림이 참 좋았다. 가보고 싶었지만 늘 시간대 때문에 못갔던 그라프카페 원님만.... 아. 그러고보니 여행지에서 가보고 싶은 가게로 방문하는거 생전 안했는데 7일이나 머무르다보니 할게 없어서 결국 들어가보게 되는군; (한국에서도 줄서서 맛집 어쩌고 하는거 질색 팔색하면서 안가는 놈임)

66333.jpg
26222.jpg

스페셜티 커피집이라고 하는데 저녁 소란스러운 시간에 커피에 집중해서 탐닉할 여유는 없을것 같으니, 걍 카페 시그니쳐 메뉴를 마셔보기로 했다. 모노크롬은 활성탄을 이용한 에스프레소라고 했고, 그라프 넘버 16은 최근 카페트랜드를 따른 커피라고 하는데, 커피가 가진 독특하고 새콤한 향을 아예 과일등을 넣어서 살려보는 젊은 감각의 트랜드라고 했다 (feat. 자이트 커피 사장님. 근데 이런 커피를 본인은 좋아하지 않으신다고 했음) 나야 뭐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고, 이런것도 한번 경험해보고 싶어서 에스프레를 라임소다에 부어마시는 메뉴를 시도해 보았는데


음~ 게샤커피 마시고 비교군이 생겨서 그런가 신선한 맛은 있고 재미는 있지만 커피가 가지는 본연의 개성을 죽여서 커피 에스프레소의 개성을 느끼기 힘들어지는 아쉬운 커피였다고 평할수 있을것 같다(...)맛이 없는건 아니지만 시트러스계 과일이 주는 향과 에스프레소의 향이 잘 어울리지 못하고 서로 따로 노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음.


잔 둘레에 깔아주는 설탕은 약간 마가리타 칵테일 잔에 소금 두르는거나 코젤 맥주 마실때 잔에 계피 두르는걸 응용한 느낌으로 치앙마이 브라운 슈거를 둘러주는거 같은데 설탕이 주는 단맛의 자극이 시트러스한 라임의 향에 가려서 잘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아마 설탕을 한스쿱 더 떠주는거 같은데.... 이 설탕은 에스프레소를 컵에 붓고 나서 섞어 먹는게 아니고 커피를 마시기 전 입안에 머금은 다음 커피를 홀짝이는게 더 잘 어울릴것 같다. 주문후 종이 메뉴 설명하는 종이 카드는 가져갈수 있고, 카페 방문 기념품으로 챙길수 있다.


활성탄 커피는 시커먼 칼라랑 다르게 상쾌한 맛이 났는데, 이것도 커피가 가진 본연의 맛을 끌어냈다기 보다 커피를 활용한 음료라고 봐야 할것 같다. 둘다 행복하고 즐겁게 카페에 앉아 있는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메뉴이기는 함 ^^.


물론 여기도 나름 스페셜티 커피집이고, 메뉴판 (거의 책자임) 앞쪽의 가게 시그니쳐 메뉴들 말고 다른 커피들을 마셔보면 그것 또한 재밌을것 같긴 하다. 저녁시간은 혼잡하고 정신없고, 다양한 손님들이 드나드니 이런 메뉴를 골랐는데, 만약 낮시간 한가로울때 방문한다면 싱글 오리진 커피들 마셔보는것도 재밌을것 같다.

666222.jpg
66666.jpg
77222.jpg

그리고 나선 원님만 저녁 산책. 이 시기면 화이트마켓이란게 열려서 사람들이 몰린다고 하는데, 걍 노점들이 자리하고 있고 자그마한 악세사리를 파거나 간식거리를 팔기도 하고... 뭐 그런 곳이었다. 사진은 2층에서 중앙 홀이 내려다 보이는곳에서 찍었는데, 한국 야시장이랑은 확실히 다른 냄새가 나더라. 태국 음식들의 맛은 거의 액젓(남프라)로 내는 경우가 많고, 그 감칠맛이 주는 향기가 높은데로 스미는데... 그게 좀 독특한 외국의 풍경이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888444.jpg
6662222.jpg
좀 특이했던 풍경 ㅋㅋ 원님만 인스타에서도 광고 하고 있었던 마시멜로 구워먹기.

캠핑장에서나 해볼수 있는 액티비티를 쇼핑몰에서 이벤트로 기획했다는게 재밌어 보였다. 뭐 나는 집에서 해봤었으니까 패스(...)그냥 이런게 크리스마스 무렵의 저녁을 풍성하게 만드는 이벤트겠거니, 하는 생각을 하며 노점 구경들을 했다.


마지막 날 저녁이라고 생각되어, 여행중 참 맛있었던 망고 찰밥을 한번 더 먹을수 있는 노점을 찾을수 없을까, 했는데 망고 스무디만 팔지 생각보다 잘 안보이더라. 영감 간식이라고 그래서 젊은 애들사이에선 인기가 없는것인가... 흑흑. 망고찰밥.... 망고찰밥 (잉잉징징 - 없다)

888333.jpg

포기하고 마아몰로 넘어가기로 했다. 낮시간이랑 저녁무렵의 풍경이 참 많이 다르긴 하더라. 예전에 치앙마이 오셨던 분께서 마야몰 인근에 머무르셨다고 하는데, 코로나 여파로 머무르셨던 큰 호텔도 폐업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뭐 이제 또 슬슬 사람들이 늘어나겠지.

11888.jpg
99922.jpg
77333.jpg

마야몰 쇼핑은 특별할건 없었지만 오전~낮시간에 입장 제한이 걸려 있었던 옥상층을 방문할수있게 개방되어 있었다. 가이드북에 의하면 마야몰 옥상층에 '돔카페' 라는게 영업중이라고 그랬는데, 막상 올라가보니 여기도 찾을수가 없었는데, 어쩌면 다른 사업장으로 리뉴얼 한걸수도 있고, 망한걸수도 있고.... 야경은 참 예뻣다. 크리스마스 특수로 이벤트 칵테일을 판매하는것으로 보여지는 루프탑 바도 있었고....


12월 성수기 태국 북부는 정말 산산하고 시원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게 한국 초가을 저녁 느낌이었고, 바람부는 사이로 크리스마스 조명들이 흔들리는걸 바라보는게 걍 시간을 보내고 거리를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곳이었다.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뭔가 들뜬 느낌을 서로 말없이 나누는 연말연시의 풍경. 그런걸 즐기기에 최적이었다.


아쉽게도 이제 내일이면 태국여행을 마무리하게 되어 일주일간 여행을 떠올려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내일 오후 8:40분 비행기라서 오전중에 뭐를 할까, 고민하다 오전에 파트너는 영화를 보고 나는 원님만 1층에 있었던 고양이 카페나 한번 더 가볼까? 하는 계획을 세워보기로 했다.


그런데 보고 싶어했던 영화는 이미 개봉한지 한달이나 지나선지, 저녁 9시 타임 하나밖에 없어서 관람을 포기하고 일정에도 조정이 필요하게 되었다. 음... 일단은 그렇게 두자, 하고 마야몰 지하의 림핑 슈퍼마켓에 들러 여행 기념품을 사기로 했다.


태국이나 동남아 기념품으로 살만한거 대표 주자라면 역시 마른과일 망고나 마사지 스파 서비스 이후 차와 함께 나오는 쌀과자... 같은것들이 많을것이다. 망고가 저렴하고 선물로 주기도 적절한거라 망고 젤리랑 마른 망고, 쌀과자등 먹거리들을 구매하고 몰을 나왔다.


나와 인근의 나이트 마켓을 탐방해 보기로 했다. 파트너는 중국인 대상의 마켓이 열린다는걸 알아서 그 야시장에 방문해 보자고 하여 마야몰 인근의 비싼 호텔들을 지나 어떤 몰링이 가능할지 산책길에 나섰는데

999222.jpg 오후 8시 무렵. 마야몰입구쪽은 관광객과 사람들이 모여 북적거리는데, 림컴 나이트 마켓은 문닫은 가게들이 많고 조용했다

왠걸 -_- 한국 단체 관광객들 몰려와서 기념품 사가는것처럼 조성된 자그마한 가게를 '나이트 마켓' 이라고 광고한거였더라 ㅋㅋ. 가는길에 호텔 조명들 예쁘게 켜놓은거 구경한거로 만족하고..... 마야몰 뒤쪽에 있다는 림컴 나이트 마켓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2888.jpg
992222.jpg
151515.jpg

모처럼 걸어온 길이고 해서 뭐 없나 살펴보다가 동남아 오면 꼭 저렴하게 판매하는 망고 스무디를 마셔보라는 친구들의 말이 생각났고, 파트너도 좋아하는 수박주스를 마셔볼수 있을것 같아서 두가지를 주문해 봤다. 영어조차 하나도 없는 메뉴판에 뭔가 스무디 판매가 되는것 같아서 주문을 요청했고.... (사실 주문하면서도 좀 무섭긴 했음, 혹시 먹고 크게 배앓이 하면 어쩌지 -_-;? 근데 그런 일은 안 일어났음) 무사히 스무디 주스를 받아서 마실수 있었다.


동남아 어디서든지 모기는 많았고... 모기 피하게 기피제 뿌려가면서 스무디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노점서 마시는 망고 주스는 딱 한화로 1500원 정도의 맛이 났고, 저렴한건 어디서나 저렴한 값을 하는구나.. 뭐 그런 당연한 깨달음을 얻었다(...) 그래도 한국에서 망고 스무디 가격을 생각하면 ..... 뭐 이런 생각들을 했었음.


한참 야간 산책을 마치고 이젠 돌아가볼까, 했던 시간은 저녁 10시 무렵이었고, 호텔로 돌아가기전 택시를 호출한 마야몰 앞에서 태국 가방 브랜드 naraya를 만났다. 마야몰 안에 입점해 있었네! 어제 센트럴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브랜드였던 캐스키드슨 가방을 살펴보면서 좀체 마음에 드는게 없어서 시큰둥하게 나왔었는데 나라야에는 엄마가 좋아할만한것처럼 보여지는 가방이 보였다. 그래서 냉큼 선물삼아 하나 사들었고...


호텔로 귀가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 아쉽네. 여행의 마지막 밤이니 치앙마이 유명 재즈바 노스게이트 코옵 같은데로 데려다 달라고 해도 좋았을걸. 하지만 저녁 시간 차는 무진장 밀렸고,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12시 무렵이었다.


치앙마이 도착한 첫날 호텔에서 봤던 현지인 여자들 주물럭 거리던 양인들 모습 떠올라서 뭔 아무리 실력좋은 아티스트가 멋진 음악을 연주한다 해도 신경쓰이고 불편하기나 했을것 같음. 게다가 도착한다 했어도 새벽 한시 영업종료. 아슬아슬해서 별로였을것 같다.


게다가 숙소 들어와선 내일 출국해야 하니 가방짐을 싸두어야 했다. 1주일 짐을 지고 여행와본게 처음이기도 하고 수하물로 보낼 짐과 기내용으로 들고갈수 있는 가방을 분류하고, 혹시 실수가 없는지 한번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구매한 물건들을 확인하기도 하고, 옷정리도 하고.... 분주하게 정리를 하는데만도 한시간 반? 정도 걸렸다.


그리고 자기전 호텔욕조에 넷째날 마야몰에서 사왔던 일본산 입욕제를 풀었다.(밀감향) 태국산 사과향 입욕제에선 아무런 향이 안 났는데 일본산 입욕제에서 나는 향은 객실 전체에 가득차는데... 참 ㅋㅋ. 여행중에 입욕제 사다가 목욕하는거 참 좋음. 여러분도 꼭 해보셈.


keyword
이전 19화포시즌스 리조트 치앙마이 -레스토랑 노스 바이 포시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