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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chu Jan 12. 2024

예단비를 보냈다 (7/24일)

파워 J 성당결혼, 준비부터 살림까지

집. 집값이 무진장 비싸기 때문에 예단비를 보내는것으로 결정 지었다 -_-

직장생활하면서 모았던 돈들을 가져다가 예단비로 정리하고, 그것의 일부가 돌아오면 혼수사는데 쓰기로.


예단비 봉투는 따로 인터넷에서 구매해 두었다. 예전엔 예단이라고 이불과, 유기그릇세트, 뭐 어쩌구 저쩌구 보냈다고 하는데, 그것은 다 상술이고, 현재 사용하지도 않는것들을 굳이 구매하느라 돈들이는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시부모님에 따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하는데, 나의 시어머니는 매우 쿨한 분이셨고, 너희들 편한대로 하라. 를 첫째 조건으로 삼으셨기에 깔끔하게 현금예단을 보내는 것으로 결혼준비를 마쳤다


나중에 양가 어머님들께서 한복을 입고 입장하신다는것을 알기에 양가 어머님들이 사용하셨으면 하는 노리개도 색상별로 하나씩 구매해 두었는데, 한복을 맞출때 옵션으로 노리개가 따라오는 바람에 쓸모가 없게 되었다 -_-;;;


하여튼 그렇게 물건들을 준비해 놓고 나니 마음이 좀 놓였다. 뭔가 하나씩 진행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나는 돈들어가는 부분에 때문에 걱정을 안할수가 없었다. 예단이라 불리는 결혼전, 여자측 집안에서 시댁에 보내는 금전및 기타 준비물 비용에 관한 비용부담이 컷는데, 같이 살았던 기간이 꽤 길었기 때문에 예단비를 안 드릴수는 없을것 같았다. 그리고… 예단 비용은 보통 처가댁에서 준비해주시는 경우가 보통이라고 하나, 


나는 내가 직장생활하면서 벌었던 돈을 드려야 해서 개인적 부담(정신적으로)이 만만치 않았다.


 남자쪽 집안에서 처음으로 결혼하는 자녀가 되다보니, 시어머니가 신경쓰고 챙겨야 할 부분도 무척 많으실것 같았다.


그래서 예단을 드리긴 하는데… 보통 예단을 드리고 나면 신부측은 ‘예물’ 이라는 형태로 예단비에 준하는 장신구와 패물을 받게 된다. 

허나 나는 예물 욕심은 전혀 없었다 -_- 


예단으로 받은 패물들을 간수하다 도둑질 당한 이야기를 하도 자주 들으니… 게다가 예물로 받은 장신구류들은 일상적으로 패용하기도 어려운 물건들이라 받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시댁에서는 그것을 ‘후회하지 않겠니?’ 하시며 어머니 본인이 사용하시던 장신구와 패물을 주려고 하셨는데, 실상 내 시대에는 사용할수조차 없는 디자인의 패물의 소유권만 이전 되는 모양새라 그다지 필요하지 않았는데도 어른들과의 관계가 서먹해져서는 안되는 것이기에 감사하단 이야기를 드리긴 했다(안받고 싶다)


아, 그러고보니 3월중 결혼을 준비하며 남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위한 반지(다이아)도 시어머니가 챙겨주시려고 하셨는데 나는 위와 같은 이유로 거절했었다. 


…. 이러면…. 신부만 예단비로 손해보는게 아닌가…. 하고 생각할수도 있다만, 신랑과 몇년간 함께 살고 있었으며, 주거에 들이는 비용을 이번 기회에 드리는 것으로 새로 시작하자는 마음 + 처음 결혼하는 집안 사람을 맞이하는데 시어머니가 신경쓰셔야 할 부분이 나보다 많으실테니, 예단비를 드리는 것이 옳을것 같다는 생각에 준비한 금액을 드리기로 했다.


보통 예단비를 드리게 되면, ‘봉채’ 란 이름으로 50~80% 정도의 금액이 되돌아 오는데, 신랑은 내가 자기 집안에 준비한 비용이 너무 적으면 밉보이게 되는게 아닐까 걱정하며 거-_-금을 보태주었다. 


신랑은 예단의 일부가 돌아올 것을 예상하고 봉투를 짰으나, 과연 돌아오게 될것인지.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전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후에 알게 되었는데, 내가 드렸던 예단비는 시댁 식구들의 옷값으로 거진 쓰였다고 했다. 나와 남편은 집안에서 처음 결혼하는 자녀 세대였고, 그래서 시어머니께서도 무척 분주하셨다. 가족들에게 자녀의 혼인을 알리며 축하의 의미로 여자 친척어른들의 한복을 한벌씩 해드렸는데, 여자 한복... 응... 새신부꺼만 해도 얼마인데 어른들꺼면........ 


이렇게 축하의 의미를 옷으로 전할수 있다는게 한복의 큰 장점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직접 시댁 어른들을 챙기지 못하고 어색할수 있는데, 나를 가족으로 잘 받아달라면서 신경써주신 시어머니의 마음에 내가 드린 예단비가 사용됐다니 그건 참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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