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의 이명 치료, 중간 경과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를 결과물로 얻었습니다.
첫째, 이명에 조금 익숙해졌습니다. 둘째, 체력을 개선해서 보완했습니다.
1년 동안 여러 한의원과 이비인후과를 다니고, 대체 치료도 받았습니다. 나름 효과가 있긴 했지만, 눈에 띄게 좋아지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미세하게 악화된 느낌도 듭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증상에 익숙해지고는 있습니다. 여전히 불편하긴 하지만, 이제는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는 아닙니다. 감사한 일이죠.
무엇보다 체력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본업인 강의와 코칭을 제외하고는 사람들과 만남을 줄이고 체력 관리에 집중했습니다.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했고, 자기 전에는 명상과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겨울에는 맨몸 마라톤에도 참가했습니다. 그 탓에 면역력이 떨어져 대상포진까지 겪었지만, 그래도 운동은 계속하려 합니다. (대상포진 예방주사는 6~12개월 후에 맞는 것이 좋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했던 방식입니다. 진맥을 보고 침을 맞고, 한약을 복용했습니다. 총 네 곳을 방문했는데, 어혈을 풀기 위해 입 안에 상처를 내어 피를 빼는 치료도 받았습니다. 침과 전기 자극 치료도 했고, 혈액순환을 돕는 다양한 치료를 시도했습니다.
한약을 먹으면서 체력도 보강하고, 귀 주변의 혈액순환도 강화했습니다. 어떤 곳은 6~12개월 치료 후 효과를 봤다는 후기가 많았지만, 아쉽게도 저에게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기혈과 신경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명뿐만 아니라 여러 난치병 치료 사례도 많았던 곳이었습니다. 기대를 걸었지만, 중간에 대상포진이 생겨 치료를 중단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몇 달 후 다시 시도해 볼 생각입니다.
운 좋게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경험이 많다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만났습니다. (아산병원) 청력 검사부터 진단까지 꼼꼼히 받았고, 직접 상담도 했습니다. 선생님의 설명은 간단했습니다.
“쉽게 낫지 않습니다. 그냥 받아들이고 사세요.”
이 말을 듣고 속이 오히려 후련해졌습니다. 지난 1년간 치료받으면서 저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의사들은 여러 방법을 제시했지만, 이 선생님은 솔직 담백하셨습니다. 만약 치료의 과정 없이 처음부터 이 말을 들었다면 기분이 나빴을지도 모릅니다. 귀찮아서 대충 말하시는 건 아닌가 생각도 했겠지요. (실제 그런지는 알수 없습니다만) 하지만 오히려 현실을 빨리 인정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좋은 음식, 규칙적인 운동, 과로 피하기, 명상. 결국 건강한 생활습관이 답 아닐까요? 마침 건강 관리가 중요한 시기이니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려 합니다.
물론 증상이 심하면 이런 긍정적인 생각조차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연습해야죠. 이제 몸에 경고등이 하나 추가된 셈입니다. 경고등이 너무 시끄럽게 울린다는 게 문제지만, 결국 적응하는 수밖에 없겠죠. 익숙해지도록 계속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