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도 예의가 필요했더라

2부 – 기억은 가끔 나를 안고 울었다

by 엘리킴


정말 끝이구나
라고 느꼈던 건
너의 말 때문이 아니라
너의 침묵 때문이었어.


언제부턴가
답장이 느려졌고
말투가 짧아졌고
표정은 사라졌지.


근데 아무 말도 없었어.
“우리 얘기 좀 하자”도,
“미안해”도,
심지어
“잘 지내”조차 없었어.


너는
조용히 사라졌고
나는
아무 것도 듣지 못한 채
그냥 남겨졌어.


그게 더 아프더라.
마음을 접었다면
접었다는 말이라도 있었어야 했는데
그조차 없던 너는
이별을 통보하지도 않고
시행했어.


우리는 연애의 시작은
그렇게 조심스러웠으면서
끝은
왜 그렇게 날카로웠을까.


함께했던 시간에 대해
한 마디 말도 없이
빠져나간 네 태도에
내가 더 작아졌어.


어쩌면
그건 감정이 식은 게 아니라
예의가 없어진 거였구나.


이별이 슬픈 게 아니라
내가 한순간에
불필요한 존재가 된 듯한 기분이
가장 아팠어.


근데 웃기지.
그제서야 나도 알게 됐어.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는 걸.


마음을 잃었다면
상대에게 마음을 건넸던 만큼의
마무리도 줘야 한다는 걸.


“고마웠어”
“잘 지내”
그 짧은 인사 한 줄이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는다는 걸.


그래서 지금
나는 누군가를 놓을 땐
조심하려고 해.


상처를 남기지 않게,
적어도
존중은 남기게.


너처럼
아무 말 없이
사라지지는 않으려고 해.


이별도 결국,
마음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는 걸
너를 통해 배웠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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