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운동장, 프롤로그
어디를 가기 힘들도 누구도 만나기 쉽지 않은 시대, 그만큼 더 누구와 만나 어딘가로 향하고 싶은 날들. 글로 무언가를 만나는 것이 위로가 크게 되는 시대일지도 모른다. 너무나 익숙했던 공간은 아득하다. 더 이상, 흔하게 만날 수 없다는 걸 깨닫는 날들이 이어지면서 과거의 익숙함은 너무 소중해졌다. 운동장으로 출근하던 날들을 경험하며 살던 이에게 지금, 대면 없는 시대엔 그저 운동장이 그리움을 뿐이다.
2020년 2월. 스포츠를 좋아하거나, 이 바닥에 업을 둔 많은 이들에겐 한 해의 시작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코로나 19, 이름조차 낯선 병마가 중국을 중심으로 돈다고 하지만, '우한 폐렴'으로 통칭하며 그저 무관심했다. 남의 이야기처럼 그저 멀게만 느꼈던 그 시절의 안일함, 불과 몇 달 사이 우리의 일상은 완벽하게 바뀌게 됐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야구와 또 하계 스포츠를 나란히 대표하는 K리그, 역시 한동안 그 시계를 멈췄다.
개막을 앞두고 닥친 초유의 사태에서 스포츠 개막은 사치처럼 느껴졌다. 우리만의 이야기도 아니었으니... 리그 자체가 중단되거나 개막이 멈춘 건, EPL부터 NBA나 MLB까지 리그와 종목, 나라와 상관없었다.
그렇게 멀어진 운동장의 시대, 한때 잠시나마 문이 열렸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 제한적 자유조차 길지 못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거의 모든 종목들이 아직까지 쉽게 열리지 못하고 각 나라별 팀들의 대결은 멀어졌다. 몇몇 매치업들이 펼쳐지곤 한다. 또 몇몇 나라에선 관중 유입도 시작됐다. 이런 소식이 특별한 시대가 된 오늘,
운동장에서 펼쳐지는 여러 경기나, 운동장의 기록과 영광, 스타들의 이야기보다 더 소소한 이야기가 그립다.
어쩌면 스포츠 분야에서 일을 하는 난, 운동이나 리그, 선수보다 운동장 그 자체를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시작해본다. 이 시대를 통해 과거와 익숙함을 추억하기 위해.
세상은 운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