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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쫑 Jan 12. 2023

캄보디아에서의 2년-KOICA

퇴직 후 보낸 5년의 시간들

    퇴직 후 두 번째 버킷리스트는 코이카 해외봉사단. 코이카 해외봉사단은 30대부터 꿈꿔온 나의 오랜 꿈이었다. 그런 꿈이었지만 결정까진 쉽지 않았다. 해외봉사단원은 단독부임이 원칙이기에 시니어라도 혼자 가야 한다. 퇴직 전 중국 상하이에 근무하며 아내와 5년간 떨어져 지냈기에 아내의 반대가 심했다. 억지 이해를 구하며 아내에게 한 말은 코이카 해외봉사단 2년의 기간은 봉사와 희생을 실천하는 기회고 아울러 60살 이후의 삶에 대한 준비의 시간이라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봉사와 희생보다는 나의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캄보디아에서의 2년은 시니어 삶의 방향을 정해준 시간이었다.

    코이카 해외생활 기간은 시니어가 살아가야 할 길을 미리 경험하기에 좋은 기회다. 험지에서 혼자 생활해야 하기에 외로움을 극복해야 하고, 스스로 건강을 챙겨야 하고, 혼자 먹고사는 문제(직접 요리 등)와 새로운 사람들과 원만한 네트워킹(소통)하는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 실제로 이런 것들에 대한 부적응으로 시니어 단원 중 중도 귀국하는 사례도 가끔 있다. 나에게 캄보디아 2년은 시니어로서 살아가야 할 준비를 학습한 기간이었고 그런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부차적으로 얻는 경제적인 혜택도 있다. 해외봉사단은 근무 기간 동안 정부로부터 주거비와 생활비를 지급받는다. 주거비는 한 달 300달러, 생활비는 600달러 정도. 파견국가가 대부분 빈곤국가이기에 이 금액은 생활하기에 충분하다. 300달러 월세 집이면 그 지역에서는 꽤나 좋고 안전한 가옥이며 현지 물가가 싸 생활비도 넉넉하다. 그리고 귀국 후에는 매달 60만 원씩 귀국정착금으로 쌓인 돈을 일시불로 지급받는다. 특히 시니어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함께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 규모도 적다고 볼 수는 없다.  

    퇴직 후 집에 갇혀 답도 없는 고민에 오랜 시간 맘고생했을 걸 생각하면 캄보디아에서 2년을 보내며 아내와 나눈 영상 대화가 훨씬 건설적이었다. 2년 동안 가치 있는 봉사를 하면서 나의 미래를 설계했던 나는 귀국 후 사회적 경제 분야에 몸담으며 새로운 job을 찾기 시작했다.


     캄보디아에서도 변방인 태국 국경 근처의 국립대학교에서 보낸 2년, 나는 봉사하는 맘으로 행복했고 여분의 시간에 시니어의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많은 걸 생각하며 미래의 나를 찾아 나갔다. 2년은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캄보디아를 이해하고 사람들과 공감하기 위해 그들의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갔다. 틈틈이 캄보디아의 역사와 문화를 배웠고 크메르족의 삶과 앙코르 유적에 대해 기록했다. 귀국하여 출간을 위해 '여기는 캄보디아입니다' 초고를 정리하며 코이카가 준 선물에 대해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꼈다


     한국 국제협력단(KOICA - Korea Intenational Cooperation Agency). 외교부 산하기관으로 국제개발협력, 해외원조와 함께 해외봉사단 파견을 주 업무로 한다. 코이카 해외봉사단은 2022년 말 기준 31개 국가에 파견되어 있다. 파견 기간은 2021년부터 1년으로 변경되었다(kov.koica.go.kr). 파견 분야는 교육 66%, 보건의료 12%, 기술환경에너지 12%, 농림수산 5%, 공공행정 5%. 교육분야는 317명인데 그중에 한국어 교육이 250명을 차지하고 있다(2022년 6월 말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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