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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쫑 Mar 25. 2023

시니어는 인생 후반기를 시작하기에 딱 좋은 나이다

회사인턴 생존 일기

    나는 인생 어느 있나? 이제 '시니어 삶에서 작은 희망찾기'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인생을 나눈다면 청소년기와 중장년기 그리고 노년기로 나눌 수 있다. 나는 중장년기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 이어질 노년기에 연착륙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하는 나이다. 자유로운 퇴직자 생활에서 시니어 인턴의 생활은 나에게 많은 변화를 주었다. 무엇보다도 퇴직 후 멀어졌던 사회에 다시 편입되었다는 착각(?)속에 있다.

    시니어 인턴 생활을 시작하며 처음에는 급여와 근무 환경이 중요했다. 그리고 직원으로 인정받길 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시니어 인턴은 그저 인턴일 뿐 역할도 없고 조직도에도 나타나지 않는 그림자 같은 존재였다. 급여를 받으니 그에 상응하는 일을 하고 싶었던 나는 갈등했다. '나의 존재가치가 없다는 것이 급여에 영향을 주지 않는데 내가 고민할 필요가 있나?'. **공사의 CSR 활동의 일환으로 급여지원을 받는 기업에서 일하는 거지만 출근하면 직원들과 마주치고 하루를 보내는 시간은 여느 기업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가끔 복잡한 생각이 스쳐갔다. 시니어 세대가 되면 사회로부터 받는 대접이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라는 조직에서 시니어 세대가 인턴으로 어떤 대접을 받는지 현실을 점점 알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앞에서 시니어 세대가 사회에 다시 진입하기 위해 먼저 갖춰야 할 것들에 대해 말했다.  어떤 건 오랜 세월 몸에 밴 습성으로 바꾸기 어려운 것도 있지만 바뀌어야 사회 속으로 다시 들어가 흡수(적응)가 빠르다. 흡수가 잘 되면 age senior(나이로 구분한 시니어)에서 active senior(활동으로 구분한 시니어)로 살 수 있다. 할 만큼 했으니 이제 쉬면 된다고 하지만 놀며 쉬며 지내기엔 너무나 긴 생이 남아 있다. 넉넉하지 못한 생활이라면 더욱 그렇다. 사실 시니어 세대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 사회적 가정적 소외감도 경제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이 많다. 이런 현실에서 시니어가 준비해도 주어지는 job은 거의 없다. 시니어가 이 사회에 기여할 가치가 없는 게 아닌데도 말이다. 지금 시니어 세대가 겪는 갈등의 대부분은 사회적 문제이지 본인의 잘못은 아니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온 게 죄는 아니니까. 한눈 한번 안 팔고 고집스럽게 한 가지 일만 한 게 죄라면 죄일 뿐.


    정신없이 살다 퇴직 후 맞이하는 삶은 무료하다. 과거 치열하게 살았던 삶은 아주 단순해진다. 단순해진 삶이 처음엔 좋지만 점점 하루하루가 지루해진다. 주변은 고요하다.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고요함을 비집고 나오는 것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불안감은 퇴직 후 좀 쉬자고 했던 모든 편안함을 잠식해 버린다. 단순하고 지루한 삶에서 불안이 지배하는 시기를 맞는 시니어는 위기의 시기맞았다고 볼 수 있다. 그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변화의 가장 좋은 방법은 멀어졌던 사회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시니어 job이다. 시니어가 job을 갖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변화의 과정이다. 이런 준비 과정은 퇴직 후 단순하게 생각했던 두 번째 인생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게 만든다. 냉엄한 현실을. 그리고 퇴직 후 멈춰있던 사고의 시계를 다시 돌아가게 만든다.

    시니어가 다시 어떤 일(job)을 마주하게 되면 조직 내 위상이나 세대 간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겪으며 통장에 쌓이는 잔고를 보며 자신만의 인생 후반기 계획을 짤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이겨내야 한다.

    지금 시대 대부분의 시니어는 여든 살까지는 산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크게 아프지 않으면 구십 살까지도 살 수 있다. 그렇다면 남은 시간이 계산된다. 남은 시간으로만 놓고 보면 인생 후반기를 다시 시작해야 하는 나이다. 시니어인생 후반기는 나이 먹는 거로만 해도 그냥 열린다. 하지만 지금과 다른 인생 후반기를 열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그 준비는 돈일 수도 있지만 생각의 변화일 수도 있다. 나는 지금 시니어 인턴생활을 하며 인생 후반기를 그리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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