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실비아 Jan 09. 2024

프롤로그

나 미얀마로 떠나.

어떤 직업의 이야기가 아닌, 돈 버는 이야기가 아닌,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주부가 된 나의 하찮고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과연 누가 읽을까. 쓸데없는 잡담도 들어주는 이가 있어야 신나서 떠들지 혼잣말은 재미없듯이, 글도 읽어주는 독자가 있어야 더 즐겁게 쓸 텐데 말이다.


하지만 내가 브런치 앱을 수시로 접속해 다른 작가들의 이야기를 찾아 읽듯이, 남편이 [나는 솔로]를 보며 다른 이들의 연애사를 궁금해하듯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일상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고 궁금해하는 이들이 예상외로 많다는 걸 깨달았다.


"나 미얀마로 떠나"


주변 지인들에게 해외 이사 소식을 알리기 시작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거기가 어디야?"라는 질문이었다. 요즘 너도 나도 해외여행은 워낙 자주 다니고 구글맵스로 방구석 세계여행도 많이 해 관광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마저도 다들 안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얀마는 어디에 붙어있는지조차 제대로 모르는 이들이 태반인 생소한 나라였다. 자칭 여행왕이라는 나도 남편의 발령이 확정된 후 찾아보고 제대로 알게 되었으니 말 다 한 셈이다.


미얀마란 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덜 친숙하다 보니 가족이나 친구들만 해도 거기 날씨는 어때부터 시작해 이곳도 쇼핑몰이 있냐, 뭘 먹고 지내냐, 아가는 뭘 하며 노냐 궁금한 것투성이다. 특히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인 딸이 이곳에서 더 아프진 않은지, 먹는 건 잘 먹고 지내는지, 예쁜 손녀는 잘 적응하고 있는지 엄마의 궁금증과 걱정이 말로 못 할 지경이다.


그래서 한 번 이곳 미얀마에서의 일상을 살짝 남겨보기로 했다. 아시아에서 최빈국 중 하나며 현재는 연관 검색어에 쿠데타가 함께 올라오는 곳. 내 주변에 이곳을 와 본 이가 단 두 명뿐이었을 정도로 여행객도 많지 않은 낯선 나라에서의 일상. 누군가에게는 미지의 세계일 이곳을 알리는 마음으로, 누군가에게는 고요하지만 재잘거림 많은 해외생활 이야기가 공감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 미얀마에 살아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