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마루백화점 도쿄점 식품&특선부티크는 무엇이 다른가?
도쿄를 주기적으로 방문하다 보니 주변에서 도쿄 여행 정보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받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질문은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역으로 가는 방법이다.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시내로 이동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버스와 기차 두 가지다. 그중에서도 1300엔으로 도쿄역과 긴자까지 이동할 수 있는 JR 버스는 가성비가 좋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나리타공항에서 도쿄역에만 도착하면, 그 다음부터는 편하기 때문이다.
나는 나리타공항을 이용할때는 꼭 1500엔 버스를 이용한다.(1300엔에서 1500엔으로 가격이 올랐다.)일단 예약이 필요 없다. 10분마다 버스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버스승강장이 도쿄역 야에스 출구에 위치해 있어 지하철을 이용하면 된다. 1500엔 버스를 타기 위해 도쿄역 야에스 출구로 향하는 도중, 무언가 나의 시선을 사로잡혔다. 다이마루 백화점이었다. 다이마루 백화점 도쿄점이 도쿄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1층 어디선가 유독 사람들이 정신없이 많았다. 뭐지? 바로 다이마루 백화점 도쿄점 1층의 식품/특선부티크였다.
보통 백화점들은 1층에 명품 브랜드를 많이 입점시킨다. 이걸 생각한다면, 다이마루백화점의 식품/특산부티크는 아주 파격적이었다. 물론 다이마루 백화점도 1층에 명품 브랜드가 있지만 1층 절반이 식품/부티크다 보니 명품브랜드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나는 1층의 식품/특선부티크에 들어갔다. 입구에는 도쿄바나나와 토라야같이 한국에 많이 알려진 브랜드부터 눈에 보였다. 그 근처에는 피에르에르메, 고디바 같은 양과자와 초콜릿브랜드도 있었다. 긴자 웨스트같이 도쿄에서 유명한 로컬 양과자 브랜드도 있었다. 카린토, 도라야키, 카스텔라등 전통과자들도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은 선물코너를 둘러보면서 취향에 맞는 과자들을 사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행복한 고민이 가득했다. '여행의 설렘'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도쿄의 다양한 과자 브랜드들이 식품/특선부티크 안에서 그들만의 바이브를 만들고 있었다. '도쿄감각' 그 자체였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단어 하나가 지나갔다.
'오미야게'
내 눈에 보인건 다양한 물건이 아니었다. 선물용 디저트 편집샵이었다.
순간 머릿속에 번뜩였다. '지하매장에도 한번 가보자. 분명 지하에도 오미야게가 있을지 몰라' 나는 지하로 내려갔다. 내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지하에도 다양한 브랜드들이 정갈하게 선물용 제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게다가 1층과 다르게 빵을 포함한 다양한 식품들까지 있었다.
일본에서는 여행 혹은 출장을 다녀와 회사 동료, 친구, 가족들에게 안부 인사차 선물을 하는 문화가 있다.'오미야게(お土産)'라고 부르는 이 선물 문화는 일본인들의 일상이자 예의다. 친구 집에 갈 때도 빈손으로 가지 않는다. 2만 원 내외에서 선물을 사 가지고 간다고 한다. 빈손으로 가는 건 친구에 대한 실례라고 한다. 일본인 일상 속에 오미야게는 아주 깊숙이 퍼져있다.
이 오미야게(お土産)는 한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로 그 지역의 특산물(차, 과자, 술등)을 선물로 전한다. 한국도 여행을 다녀오면 작은 선물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일본만큼은 아니다. 일본같이 자국의 다른 지역을 다녀와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는 문화가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다.
일본은 밸런타인데이가 되면 여성 직원들이 남성 직원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의리 초콜릿'이라는 게 있다. 초콜릿 브랜드인 고디바는 이 '의리 초콜릿' 문화를 역으로 이용해 광고를 하기도 했다. 고디바가 '더 이상 의리 초콜릿은 그만!'이라는 광고를 했을 때 많은 여성들이 크게 호응 했다. 어떤 면에서는 지나친 오미야게 문화에 대한 반발도 있었다.
물론 이게 오미야게 문화에 대한 부정은 아니다. 의리 초콜릿을 오미야게로 생각하면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직장에서의 원만한 관계를 위한 의무에 가깝다. 여자가 밸런타인데이에 무조건 남자직원에게 초콜릿을 줘야 한다? 밸런타인데이 취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그건 선물일까? 아닐까?
이 같은 선물 문화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선물은 누군가에게 전하는 마음이다. 결코 내 기준에서 생각해서는 안된다. 선물을 살 때 선물을 받는 이가 가진 취향을 생각해야 한다. 특히 지금은 물건을 사는 시대가 아니다. '제안이 담긴 선물을 사는 시대이자, 경험'을 중시하는 시대다. 모든 의식주에서도 이 같은 관점이 당연해졌다.
다이마루는 오미야게 속의 있는 제안과 취향들,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경험을 일찍부터 포착했다. 이는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선물을 통해 전달되는 감정과 경험을 중요시하는 현대적 선물 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다이마루의 이러한 접근은 변화하는 선물 문화와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오프라인 강국이라는 일본도 코로나 이후 이커머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사람들이 온라인을 물건을 더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일본사람들도 오프라인공간에 가야 할 이유를 찾고 있다. 일본 브랜드들도 그 답을 사람들에게 제시하느라 서울과 마찬가지로 고민에 빠져있다.
그렇다면? 무조건 오프라인으로 가야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어떤 경우가 있을까? 선물이다. 우리는 왜 선물을 사러 오프라인 공간에 가야 할까? 선물은 나를 위해 사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남에게 내 마음을 전하는 '경험' 이기 때문이다. 특히 선물은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기지 때문에 직접 만져보면서 고르는게 제일 좋다. 특히 음식 같은 경우 더더욱 그렇다. 음식은 다른 물건 등 중에서도 직접 보면서 선물을 줄 사람의 취향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따라잡을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매력이다.
다이마루 백화점의 지상 1층 식품/특선부티크는 이 '경험'에서 모든 걸 시작한다. 다이마루 도쿄점 식품/특선부티크는 그 위치가 아주 절묘하다. 도쿄역 신칸센역으로 가는 길 바로 앞이다. 백화점 입구로 들어가는 길목에서는 '신칸센'이라는 안내판이 바로 보인다.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도 신칸센 출구바로 앞에 있다. 도쿄역에 도착한 사람들은 곧바로 다이마루 백화점의 선물코너를 볼 수밖에 없다. 다이마루는 철저히 이곳을 찾을 사람들의 동선을 분석해 선물코너를 만들었다.
코로나이전부터, 다이마루백화점은 이 매장 자체를 '경험'에 중심을 둔 매장으로 이곳을 운영했다. 지상 1층과 지하 1층 매장자체를 ' 오미야게'로 특화시켰다. 이러한 점은 지하 1층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다. 다른 백화점과 다르게, 다이마루 백화점 지하 1층은 '도시락',' 일본과자',' 일본음식기념품' 코너로 공간을 나눴다. 물론 다른 백화점 및 상업시설들도 오미야게를 신경 썼지만 다이마루백화점 도쿄점같이 입지까지 고려한 곳은 시부야 스크램블 스퀘어정도다. 시부야 히카리에의 식품관도 지하철역과 연결되어 있지만, 일반적인 식품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이마루처럼 세심하게 매장배치에 신경 쓰지 않았다.
2019년에는 지하층에는 블루보틀도 있었으나 지금은 없다. 그 당시 블루보틀 다이마루점은 일본 블루보틀 중에서 유일하게 핸드드립 바가 없는 매장이었다. 그 대신 원두와 오리지널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하는 선물용 매장이었다. 고베와 교토를 제외하고는 일본 내 블루보틀 매장은 전부 도쿄에 있었다. 특히 산미가 강한 커피를 선호하는 경향이 큰 일본인들에게 블루보틀의 강배전 원두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도쿄를 찾는 이들에게 블루보틀도 충분한 선물이 될 수 있었다.
일본에서 오미야게가 어느 정도냐? 일본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밤 11시에도 오미야게 판매코너는 영업할 정도다. 이런 면을 고려한다면? 다이마루 백화점의 전략은 놀라운 게 아니다. 오히려 '경험'에 초점을 두었기에 이런 매장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이마루백화점 도쿄점 식품&특선부티크는 단순히 선물코너가 아닌 '도쿄' 그 자체를 다룬다. 다이마루가 제일 신경 쓴 건 바로 이 부분이다. 무엇보다도 다이마루는 도쿄 디저트들이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즐거움에 집중했다.
다이마루백화점 도쿄점이 위치한 야에스는 에도시부터 교통요지이자, 니혼바시라는 당시 최고상업지역을 연결하는 교두보였다. 에도시대 이후, 니혼바시는 상업지역에서 대기업, 금융기관등이 밀집한 오피스지구로 바뀌었다. 근대화를 거치면서 니혼바시의 상업은 긴자지역으로 주도권이 넘어간 게 있지만, 여전히 니혼바시는 도쿄로 들어오는 관문이건 전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업지역에서 금융을 비롯해 일본을 지탱하는 지역으로 발전했다.
다이마루백화점은 이 같은 야에스와 니혼바시의 역사에서 다이마루백화점 식품과 특선부티크의 경험을 설계했다. 야에스와 니혼바시를 관통하는 단어는 '교통요지'. 야에스에는 매일 일본전역의 사람들과 외국사람들이 오고 간다. 다이마루는 이곳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수많은 선택지를 제시한 뒤, 사람들이 직접 상품을 보게 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상품을 진열하거나, 브랜드를 모아놓는 것에만 그친 게 아니라, 고객들이 이 상품을 왜 골라야 할지, 이 상품디자인이 고객에게 어떤 즐거움이 전할지를 생각하며 공간을 만들었다. 철저하게 야에스와 니혼바시의 지역성에 맞추어 배치한 특산물과 선물들. 이것과 이어지는 경험과 관점을 공간으로 풀어냈다.
이것은 미쓰코시 긴자를 보면 알 수 있다. 같은 디저트브랜드라도 미쓰코시긴자에서는 식품의 느낌이 더 강하다. 이와 다르게 다이마루에서는 선물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그 이유는 다이마루와 미쓰코시가 설계한 경험 다르기 때문이다. 미쓰코시는 특선 선물코너와 식품코너자체를 지하 1층에 같이 배치했다. 하지만 다이마루 백화점은 식품 특선부티크매장을 1층에 단독으로 만들었다. 나머지는 지하층으로 배치했다.
다이마루는 이곳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이 도쿄에 방문했거나 혹은 감사한 혹은 소중한 누군가에게 선물할 일이 있다며 다이마루에 와서 고르세요. 우리는 당신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당신이 필요한 브랜드를 고를 수 있도록 우리는 제품, 디자인, 패키지를 선별해 놓았습니다' 나만해도 이곳에서 고른 선물들의 반응이 주변사람들에게 너무 좋았다. 다이마루에서 구매한 선물을 사다 줄 수 있는지를 부탁하는 지인들도 있었다. 중요한 건 이러한 부탁이나 반응은 선물을 산 사람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경험이 나로 하여금 도쿄에 오자마자 다이마루 도쿄점을 찾게 만들었다.
다이마루가 만들어놓은 공간에서 사람들은 고민하면서 선물을 고르면 된다. 선물가격까지 300엔부터 1만 엔까지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게 해 놓았다. 또한 가격대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SNS에 나오는 디저트들. 도쿄바나나 같은 이미 해외에도 많이 알려진 디저트까지 선택폭을 키워놓았다. 이렇게 사람들이 선물을 그 고르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그 고민은 ' 즐겁다. 이것이 좋을까? 이것이 좋을까?''선물을 고르는 건 즐거운 일이야'라는 감정을 이끌어낸다. 그렇다고 다이마루 백화점이 이 코너를 최근에 만들었는가? 그것도 아니다. 이곳을 코로나이전에도 이곳은 지금과 같았다.
이곳이 다른 백화점들과 비교해 단연코 돋보이는건 패키지다. 그들은 패키징에 집중한 브랜드들만 따로 배치하는 상품구획으로 공간경험을 다듬었다. 그렇다고 다이마루가 단순하게 예쁜 패키지를 선보이는 브랜드만 선별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다이마루 백화점은 ' 경험'에 기반해 공간을 만들었기 때문에 ,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에 맞는 선물을 고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미쓰코시백화점 긴자점은 같은 경우 모든 제품들을 한 번에 모아놓았다. 패키징이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다이마루는 패키지에 집중한 브랜드들을 집중 배치해 '격식'을 더 중시하는 고객니즈도 잡았다. 다이마루의 공간구성이 미쓰코시보다 더 디테일하게 '오미야게'에 맞췄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통과자인 카린토를 만드는 카린토 뮤지엄은 알루미늄 패키지에 서양회화를 각인해사 전통과자인 카린토를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버터쿠키를 만드는 버터스테이츠는 밝은 파스톤색을 패키지에 사용했다. 벨기에의 초콜릿브랜드인 고디바는 일본에서는 일본만의 한정상품을 판매하는데 이런 부분도 강조했다. 내가 방문했던 11월은 히토마로 같이 맛이 좋은 밤 품종들이 출하되는 시기다. 11월에는 밤제품이 도쿄에서 디저트로 많이 만들고, 크리스마스케이크예약을 시작으로 밸런타인데이까지 딸기디저트로 이어지는데, 다이마루백화점은 이 흐름도 매장에 반영했다. 다이마루가 선물코너에서 다루는 건 문화이지, 제품이 아니다. 제품은 그저 눈에 보이는 것들이다.
다이마루가 보여주는 건 경험을 만드는 공간이' 지향해야 할 구조다. 우리는 이곳에 다이마루의 안목을 볼 수 있다. 다이마루는 브랜드 그 자체의 색깔, 문화를 이해하는 능력. 공간에 담겨야 할 문화, 지역색, 디자인들을 모두 묶고 엮을 때야 말로 비로소 경험을 전하는 공간을 만들어진다는 걸 보여준다. 단순히 '체험'만 강조하는 게 하닌, 체험을 위해서는 언제나 이곳을 찾는 사람, 어떤 사람들이 올지, 지역색이 무엇인지, 어떤 문화를 지역이 가지고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디자인 중심 사고를 보여준다.
코로나 이후에도 다이무라 식품/특선부티크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공간 자체가 애초부터 상품이 아닌 '경험'을 기반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D2C나 경험을 중시하는 공간이 오프라인의 중심이 된다고 해도, 구조자체가 '경험'에 집중한 공간은 오프라인변화에 흔들림이 없다. 다이마루 4층에는 다이마루가 새롭게 만든 아스미에 매장이 있음에도 나에게 그렇게 새롭지 않았던 이유도 이미 식품/특선부티크에서 '경험'을 설계하는 다이마루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백화점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사람들의 '시간'이다. 물건이 아니다. 지금은 모든 상점이 '시간'을 두고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백화점의 경쟁상대는 편의점, 닌텐도, 넷플릭스같이 '경험'을 판매하는 곳이다. 다이마루 백화점도 도쿄역 4층 매장일부에 체험을 강조하는 아스미세라는 매장을 만들었다. 이곳에 입점한 상품들은 D2C브랜드다. 매장에서는 물건을 판매하지 않고, QR코드를 통해 브랜드의 자사몰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성수동에 위치한 이구성수와 같은 방식이다.
여기서 주목할 건, 이러한 밑바탕에는 '오미야게'라는 문화를 도쿄역이라는 지역성을 살려 '경험'으로 만들어 '오미야게 특화' 매장을 만든 다이마루의 접근을 봐야 한다. 당마루 도쿄점의 식품/특선부티크와 아쓰마세, 두 공간 '경험'을 밑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구조는 같다 단지 경험의 감도가 다를 뿐이다.
물론 아스마세는 브랜드를 3개월 단위로 교체하고, 주문을 인터넷으로만 받는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와 매장이 만드는 경험은 시대에 맞는 유통, 기술, 관점을 적용한 결과물이다. 체험형매장에서 얻는 데이터들은 시대를 이끄는 기술과 이어졌다고 봐야 한다. 기술은 '경험'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도구다. 아스마세와 식품. 특선부티크는 사람들이 중시하는 경험, 문화와 삶이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원리는 같다. 단지 아스마세와 식품/특선 부티크는 즉시성, 문화, 환경이 다를 뿐이다.
이러한 다이마루의 접근 방식은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면서도, 전통적인 '오미야게'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백화점이 단순한 물건 판매 공간을 넘어, 고객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과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도쿄브랜드들의 관점은 언제나 브랜드를 경험할 사람에게서 시작한다. 그렇기에 도쿄 브랜드들은 고객들이 중요시하는 요소. 시간 같은 부분을 철저하게 고려한다. 최근 도쿄에서 스페파같인 공간효율성을 따지는 흐름이 나오는 이유도 도쿄사람들이 '시간'을 중시하는다는 걸 보여주는 트렌드 중 하나다.
다이마루 백화점의 식품/특선부티크는 브랜드가 경험을 설계하는 정석에 가깝다. 이곳은 경험을 만드는 공간은 기교가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것에서 나온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고객들의 시간을 줄이기 위한 경험은 '지역'을 이해해야 한다는 걸 여실 없이 보여준다. 신칸센이나 버스를 타야 하는 사람들. 적어도 1시간-30분 정도밖에 시간여유가 없을 지모 모르는 사람에게 최적선택을 할 경험을 제공한다면, 그 경험을 그곳을 찾는 사람이 다음에도 찾을 경험을 만든다. 다이마루도쿄점은 교통요지인 야에스와 니혼바시가 가진 지역성과 사람들의 시간과 그와 연결된 일본의 오미야게문화를 유기적으로 엮어 공간에 반영했을 뿐이다.
다이마루백화점을 운영하는 제이프런트산하에는 다이마루 외에도, 긴자식스와 파르코가 있다. 긴자식스와 파르코. 그 브랜드 모두 지역문화와 그와 연결된 테넌트들을 공간에 반영한다. 긴자식스 같은 경우, 코로나 이후 MZ세대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비중을 늘렸으며, 화장품같이 경험을 강조해야 하는 업체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공간을 손질했다. 시부야파르코 같은 경우, 앞선 글에서 살펴보았듯이, 공간 전체를 '경험'을 중심으로 한 구조로 바꾸었다. 또한 제이프런트 역시 모리빌딩, 미쓰이 부동산이 모여주는 '거리 만들기'라는 관점으로 공간들을 재편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도쿄의 브랜드들이 단순히 상품 판매를 넘어, 고객의 시간과 경험, 그리고 지역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공간에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니즈와 도시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형태의 브랜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