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험을전하는남자 May 13. 2020

서현진이 그려낸 작품 속 얼굴들.

[Persona] 배우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통해 성장한다.

배우는 작품 속에서만 존재하면서도

이 세상 속 어딘가에 있을듯한 ‘누군가’를 만든다.

이를 위해 배우들은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할만한 감성과 

개성을 가진 인물을 만든다.

작품에서 배우가 페르소나를 구축하는 작업은 

배우가 감정, 이성을 어떤 방식으로 

편집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tvN 비밀의 숲의 검사 황시목[조승우]은 사고로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이러한 사람이 현실에 거의 존재하기 어렵다. 출처: 넷플릭스.

앞선 글에서는 카메라, 대본 같은 

작품을 구현하는 관점에서

서현진배우를 바라보았다.

앞으로 연재할 [Persona]와 

[inside Persona]에서는

앞선 글과는 다르게 

‘개별 작품’ 안에서 

서현진 배우를 조명해보고자 한다.


모든 배우들은 작품에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 페르소나를 통해 한 걸음씩 성장합니다. 출처:티빙.

서현진은 평범한 30대 

직장인에서 요리사, 의사, 작가, 배우, 

기간제 교사로 변신을 거듭하며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많은 작품에서 보여준 페르소나는 

'서현진'이라는 배우가  

'연기자'로서 걸어온 시간의 증명이다 

서현진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가장 힘이 덜 들어가면서도 동시에 가장 섬세함이 돋보인 작품은 블랙독. 출처: 티빙.


서현진이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을 연기하면서부터다. 

2015년 tvN ‘식샤를 합시다 2’는 백수지.

2016년 ‘또! 오해영’는 오해영.

이 두 사람은 콤플렉스가 있지만

결국에는 원하는 사랑을 성취한다.  

발랄하면서도 악착같은 두 사람을 

표현하면서 서현진은 로맨틱 코미디

흥행을 보증하는 배우가 됐다.

'식샤를 합시다 2'의 백수지를 기점으로 서현진 연기를 색깔이 확실해지기 시작한다. 출처: 넷플릭스.
'또! 오해영'의 오해영은 서현진의 모든 연기가 골고루 균형감을 갖춘 가장 완성도가 높은 캐릭터다. 그래서 더더욱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출처: 티빙

하지만 그녀는 거기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스스로 연기 지평을 넓힐 작품을 찾아 나섰다. 

‘낭만 닥터 김사부’와 ‘사랑의 온도’가 그러했다.

김사부에서는 ‘수시로 변하는 감정의 진폭’에 도전했다.

 ‘사랑의 온도’에서는 고민과 두려움, 행복을 

포함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일에 도전했다. 

의학드라마라는 '장르'드라마 선택은 연기 지평을 확장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 출처: 웨이브
하명희 작가님 특유의 섬세함이 돋보인 '사랑의 온도'는 '섬세한 감정'연기를 위한 최선의 선택 출처: 웨이브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왔다. 

자신이 잘 해왔고, 또 잘할 수 있는 연기를

'한세계'를 통해 다시 보여주었다.

블랙독에서는 기간제 교사라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처연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JTBC ‘뷰티 인사이드’ 5회에서 한세계는 

서도재(이민기)를 숨겨진 방으로 데려간다.

성별, 인종, 나이 모두 다른 얼굴들.

그동안 자신이 변했었던 사람들 사진들을 보여준다. 

그 앞에서 한 세계는

 “이 모든 사람들이 전부 나예요”.라고 말한다.

다양한 배역, 다양한 인물을 표현하는 일은 모든 배우에게 주어진 과제다.


 한세계 안에 다양한 인물들이 있듯이 

서현진배우도 가은[황진이]에서 

시작해 고하늘[블랙독]까지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생과 인물들을 표현해왔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서현진’이라는 이미지는

작품에서 맡은 배역에서 본 이미지일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작품에서 홀로 돋보이는 배우가 아니다. 

서현진은 항상 작품 안에서 주목받기보다는 작품을 단단하게 만드는 걸 지향한다. 축구에 비유하자면 오프 더 볼 상황에서 더 강한 수비형 미드필더에 가깝다. 출처: 웨이브.  

언제나 작품 안에서 ‘꾸준함’과 ‘덜어냄’을 통해 

항상 평범한 일상 속  누군가를 연기한다.

참여한 작품이 많음에도 

서현진은 여전히 작품에서 캐릭터만

온전하게 드러나게 하고자 노력한다. 

압도적 존재감보다는 단단한 존재감. 서현진이라는 배우는 그렇다. 그런 면에서 [식샤를 합시다 2]에서 균형감은 매우 좋다. 출처: 넷플릭스.

작품 내 캐릭터가 본인에게 

어울리는지 고민하기보다는 

그녀 스스로가 작품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녹아들어 간다.

작품에서 본인을 잘 드러내지 않기에 기간제 교사라는 직업을 잘 표현할 수 있었던 블랙독. 출처: 티빙.


  블랙독 마지막 장면에서 고하늘은 

'저는 그 답을 여전히 즐겁게 찾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직업으로서 ‘소명’ 일지 모를,

배우를 대하는 본인의 철학을 

그대로 말하는 듯한 모습. 

그렇기에 작품 속 그녀가 표현한 '페르소나'를 아는 일은 

‘배우’로서 지금까지 어떤 편집력을 

키워왔는가를 알아보는 과정이다. 

'제왕의 딸, 수백향'에서 가장 돋보인 연기는 비문이'맞는 장면'

그녀의 연기는 ‘수백향’ 이전과 이후로 

크게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백향 전에는 ‘연기 그 자체에’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면,  수백향 이후에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한 확신을 가진 자세로 

‘디자인’한다는 모습이 더 강하다. 

서현진의 연기는 급격하게 변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천천히 서서히 발전해나갔다고 보는 게 더 적확하다. 출처:웨이브.
불의 여신 정이와 제왕의 딸 수백향 모두 같은 사극이나. 연기의 디테일은 수백향이 더 높다.

그렇기에 ‘제왕의 딸, 수백향’은 
   ‘서현진의 연기는 어떤 방향으로 가는가?’라는 

기로에 서있는 작품이다.
 ‘제왕의 딸, 수백향’은 사극이기에, 

그 안에서 서현진배우의 연기는 

현대물과 다르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우리가 지금 보는 서현진 배우 연기는 

수백향에 이미 모두 있다.

우리가 ‘수백향’ 이후 접하는 

작품 속 모습들은  ‘제왕의 딸, 수백향’에서 

본 연기들이 더욱 섬세하게 발전한 모습이다. 

'제왕의 딸, 수백향'의 설난은 짝패부터 천천히 쌓아온 연기의 총집결이 이라고 보아도 무관하다.

예를 들어 수백향에서 

구천(윤태영)과 채화(명세빈)가 죽은 후 

설화(서우)와 국밥집에서 잠시 일하는 도중 

나오는 자연스러운 말투는 

서현진배우가 현대극에서 보여주는 말투 그대로다.

(오해영 말투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출처: 웨이브.

수백향에서는 서현진은 

사극이라는 제한이 있지만

기쁨, 슬픔, 사랑, 헤어짐, 그리움, 간절함 등

우리가 살면서 겪는 대부분 감정들을 모두 연기했다.

(사극이라는 특성상 서정적인 분위기도 있다.) 

마치 화가들의 데생을 보듯, 

수백향에서는 서현진이 가진 

연기의 기본기를 모두 볼 수 있다. 

그렇게 서현진만의 연기관은 ‘수백향’에서 시작한다. 

뷰티 인사이드에서 한세계가 항상 ‘옥정’를 보듯 말이다.

뷰티인사이드에서 나오는 '옥정'은 짧지만 서현진배우 기본기가 얼마나 탄탄한지 알 수 있다. 출처: 넷플릭스.

그 이후 tvN’ 삼총사’를 거쳐

‘식샤를 합시다 2’에서 평범한 백수지가 유독 공감이 갈 뿐만 아니라,

연기에 확신이 차있던 이유도 단단하게 다져진 

기본기와 이를 정리하는 ‘제왕의 수백향  있었기 때문이다.


(계속)


이전 10화 배우는 카메라를 통해 디자인 언어로 다시 태어난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