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인사이드(2018) :배우에게 리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서현진은 ‘뷰티 인사이드’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로 다시 돌아왔다.
자신이 가장 잘했던 장르다.
그렇지만 망설였다.
자칫 자신의 연기가 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러나 서현진은 언제나 그랬듯이
망설이지 않고 부딪혀본다.
“좋아! 로맨틱 코미디 안에서
원 패턴으로 굳어질지 아닐지 일단 해보자!”
그렇기에 ‘한 세계’는 ’ 로맨틱 코미디에서
서현진은 늘 이렇다’라는 제약을 '가능성'으로 바꾼다.
서현진은 ‘한세계’라는 캐릭터를 위해 그간 쌓아 온 경험,
취향, 맥락, 제안, 공간감을 분배하고,
그 전보다 자신이 가진 연기의 날을 더욱 날카롭게 만든다.
'또! 오해영'과 '식샤를 합시다 2'에서
서현진이 '다름'을 보여주었다면,
뷰티 인사이드는 '다름보다 더 나음'을 보여준다.
'한세계'가 자신의 다른 모습을 사진액자로
걸어놓듯이 ‘로맨틱 코미디에 어울리는,
전보다 더 나아진 서현진’이라는
새 언어를 창조한다.
서현진은 ‘또! 오해영’으로 차세대 로코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하지만 그 이후 쉬지 않았다.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작품들로 시선을 옮겼다. '낭만 닥터 김사부'에서는
감정의 진폭을 다루었으며, '사랑의 온도'에서는
[중의적인 상황에서의 감정연기 방향]을 찾으며
감정을 다루는 일에 도전했다. 이 과정을 통해
서현진은 수많은 연기 조합 속에서도 자신이
맡은 인물을 작품 맥락에 맞도록
우선순위를 매기는 편집력을 키워나갔다.
'뷰티 인사이드'는 그동안 해왔던
'로맨틱 코미디'와는 다르다.
주기적으로 얼굴이 바뀌는 설정인
판타지물이자, 자신의 직업인 '배우'를 다룬다는 점에서
'식샤를 합시다 2'와 '또 오해영'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뷰티 인사이드’에서 서현진은 '한세계'라는
캐릭터를 통해 ‘나는 왜 로맨틱 코미디를 하는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한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나 서현진은 여전히 로맨틱 코미디를 잘해.
하지만 그 이전보다 더 잘하게 된 건
시나리오 속 캐릭터를
더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거야."라고 말이다.
다름보다 '나음'을 보여주는 한세계는
그동안 서현진이 다룬
로맨틱 코미디 캐릭터의 '리디자인'이다.
방송에서 스트리밍으로 미디어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미디어 산업은 이제 이용자가 움직인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용자 데이터'.
넷플릭스에서 영상을 보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일로
'OO님이 시청할 다음 작품은?'이라는 메일이 날아온다.
오늘도 내일도 계속해서 넷플릭스에
당신이 오기를 권하기 위함이다.
모든 사업자들은 온라인 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자원인 구독자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콘텐츠와
기술을 오늘도 혁신하고 있다.
이제 미디어 변화의 최전선에서
미디어 콘텐츠 시장의
현재와 미래 중심에는 이용자가 있다.
스트리밍 이전 시대만 해도 배우, 드라마,
영화를 접하는 매체는 TV, 영화관이 전부였다.
하지만 스트리밍 시대가 되면서 배우는 더 이상
한정된 매체에서만 배우가 작품을 선보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배우가 디자인 캐릭터.
이미지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파편적으로 퍼진다.
이 말은 이제 배우들은 사람들이 ‘감성’을 느끼고 싶을 때
도와줄 미디어가 되어야 함을 뜻한다. 동시에 그만큼 이전보다
더 빠르게 소비되는 존재가 되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배우가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영화 혹은 시나리오 안에 담긴 인간 삶 속 ‘경험’과 ‘재발견’이다.
무엇보다 배우는 작품 안에서 자신이 소화했던 캐릭터를 통해
‘세상 경험’을 ‘공감’으로 바꾸어 사람에게 전하기 때문이다.
뷰티 인사이드에 캐릭터 정보 배치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서 시작한다.
뷰티 인사이드는 로맨틱 코미디에
판타지 요소까지 적절하게 섞여있다.
여기에 로맨틱 코미디에서 빠질 수 없는
여주인공의 '털털함'까지 갖추고 있다.
'사랑의 온도'와 비교해본다면 중의적인 상황도 적다.
자연스럽게 캐릭터 정보가 다르다.
서현진 배우는 한세계라는 인물을 보다
더 나은 캐릭터로 다듬기 위해서 서현진은
자신이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 정보중
로코에 '필요한' 정보만 가져온다.
'털털함'이 존재하기에 '뷰티 인사이드'에서 '
한세계'는 '이현수'[사랑의 온도]보다
캐릭터 설계와 배치가 어렵지 않다.
털털함은 마치 필터처럼 기존
'또! 오해영'이나 '식샤를 합시다'의
캐릭터 정보를 가져오기 수월하게 만든다.
다만 윤서정, 이현수 같은 캐릭터는 '털털함'보다는
'감정표현'에 좀 더 특화된 캐릭터이기에
'로맨틱 코미디'에 가져오기에는 정보량이 적다.
그렇기에 두 캐릭터는 '감정표현'을 위한 요소로 가져오기에 좋다.
즉. 뷰티 인사이드의 한세계는
{[오해영+백수지]+[윤서정+이현수]}라는
조합을 '한세계' 설정과 교차시켜서
만든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익숙하면서도 새롭다.
털털한 한세계는 익숙한 반면,
'배우'로서의 한 세계는 자기주장이
확실하면서도 적절하게 도도하다.
서현진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나올 수 있는 ‘원 패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그동안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들을 요리조리 가지고와 새롭게 묶고 엮어낸다. 자연스럽게 한세계안에는 그 안에는 그동안 다루었던 캐릭터들이 스며들어가 있다. 오해영이 가진 ‘솔직함’과 ‘용기’. 이현수를 표현했던 '섬세한 감정표현'의 경험. 사랑을 통해 용기를 찾아갔던 '백수지'의 성장을 가져온다. 얼굴이 바뀐 뒤 마주하는 상황의 진폭은 윤서정에서 겪은 '감정의 진폭'을 응용한다. 이처럼 그동안 서현진이 묘사했던 캐릭터 정보는 ‘한세계’를 통해 '리디자인'된다. 낭만 닥터 김사부와 사랑의 온도가 서현진에게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게 했다면, 뷰티 인사이드는 캐릭터를 더 세밀하게 설계하는 편집력을 요구한다. 뷰티 인사이드에서 한세계는 얼굴이 주기적으로 바뀌는 여러 모습의 세계를 가지고 있지만, 한세계의 연기안에는 '서현진의 세계'가 있는 셈이다.
리디자인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자인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는 일이다. 제로에서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일도 창조이며, 기존에 있었음에도 잘 알지 못했던 것들을 무언가로 만드는 작업 역시 창조다. 먼저 배우에게 디자인이란 캐릭터가 대본 안에 있어야 할 정확한 맥락을 파악하고 이를 유효한 자리에 위치하도록 하는 일이다. 즉, 대상을 다중적으로 이해한 후 적절한 인물로 표현하는 일. 설계하는 일이다.
뷰티 인사이드 2화에서 김성령 배우는 잠시나마 한세계를 연기한다. 배우는 달라도 서현진, 김성령 두 배우 모두 한세계를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 김성령 배우는 변하기 전 맥락만 이해하면 된다. 반면에 서현진은 자신이 연기한 한세계, 김성령이 연기한 한세계를 모두 이해하고 이에 관한 정보를 선별한 후 재배치해야 한다. 서현진은 뷰티 인사이드 시나리오 구조상에서 이과정을 계속 반복해야 한다. 그렇기에 뷰티 인사이트 시나리오 자체가 항상 서현진에게 리디자인을 요구한다. 상대역인 이민기배우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관점에서 배우들은 새로운 걸 만드는 일과 기존에 있던 것들을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무언가'로 만드는 중간 사이에 있다. 그렇다면 배우에게 리디자인이란 자신이 유독 잘하던 장르에서의'강점'들을 답습하면서 연기를 하는 게 아닌 장점들을 해체해 재배치하는 일이다. 재배치 후에는 캐릭터를 해석한 배우의 생각과 언어를 시청자의 시야에 맞추도록 조정한다.
서현진은 평상시 한세계의 표정과 말투 하나하나에서도 오해영이나 윤서정의 연장선이 되지 않게 노력한다. 한세계의 딕션은 익숙하면서도 살짝 비음도 섞인 느낌. 평소 딕션보다 2,3톤이 낮은 블랙독의 고하늘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보다 더 선명해진다. 표정에서도 미세한 변화를 주고자 노력한다. 반면에 '배우' 한세계일 때는 평상시보다는 하이톤이 강하다. 딕션 변화폭이 잘 드러나는 장면은 ‘주사’와 ‘영상통화 장면’이다. (한세계’는 유독 술을 먹은 후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이 많다.)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한세계'가 인물이 다른 인물로 변하면 그 역할은 서현진배우가 아닌 다른 배우가 맡는다.(예:김준현, 김성령, 전예빈, 박명훈 배우등 등) 그러나 다른 인물로 변했을 때 감정도 서현진 배우는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한다. 한세계가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후 기간 동안 벌어진 일과 그 과정에서 겪은 감정들은 독백으로 채워 이야기 구조를 통일성 있게 이끌어간다.
뷰티 인사이드가 시청자를 피곤하게 만드는 부분은 과하게 빠른 영상 전환과 스토리텔링을 산만하게 만드는 지나친 아웃포커싱 영상 사용이다. (롱샷, 틸트, 중간 샷을 제외한 대부분 카메라 샷은 클로즈업에 아웃포커싱) 여기에 지나친 음악사용. 특히 빠른 카메라 화면 전환과 지나친 음악 사용은 배우들 연기를 느슨하게 만든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음악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몰입에 도움이 되지만, 뷰티 인사이드는 지나치게 음악 삽입이 많다.
예를 들어 '왕의 된 남자'의 카메라 클로즈업, 아웃포커싱을 통한 라인 처리는 극 장면에서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클로즈업샷과 합친 마스터 샷은 김상중 배우 연기를 강렬하게 포착해 스토리를 매우 선명하게 진행한다.
반면에 뷰티 인사이드에서 이와 동일한 기법은 긴장감이나 몰입감에 큰 기여를 하지 않는다. 아웃포커싱이 나쁜 게 아니다. 지나치게 많고 빠르다는 점이 문제다. 로맨틱 코미디 구성상 인물을 강조하는 화면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화면 전환이 지나치게 빠를수록 영상에서 두 사람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에 대해 시청자들이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때때로 지나친 아웃포커싱이 배우 연기와 엇박자를 이루며 이야기 맥락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이 같은 화면 전환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많은 영상들이 대체로 '화면 전환'이 매우 빠르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트렌디한 접근할 수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의 강한 내력인 카메라 촬영이 오히려 드라마에 강한 압박감을 준다.
그러나 아웃포커싱을 비롯한 빠른 화면 전환으로 인해 뷰티 인사이드 속 배우들 연기가 스토리텔링에 효과적으로 사용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사랑의 온도처럼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디자인 언어'로 사용한 것도 아니다. 아웃포커싱도 아닌 그저 의미가 없는 '멋진' 영상은 스토리텔링을 느슨하게 만들 뿐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점차 좋아진다.).
카메라가 텍스트를 시각언어로 바꾼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뷰티 인사이드는 카메라가 가진 언어적인 부분을 간과하는 면이 적지 않다. 그렇지만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전화를 영상통화 장면으로 처리하거나 화면을 절반으로 나누어 전화하는 상황의 주인공들의 감정을 담아내는데 이 부분은 참신하다.
재벌그룹 항공사 부사장인 서도재(이민기) 에게 안면실인증은 '한세계'의 외모 변화와 마찬가지로 극을 지탱하는 아픔이다. 동시에 주기적으로 얼굴이 변하는 ‘한세계’를 ‘꾸준히 같은 사람’으로 알아보게 하는 장치다. 더 나아가 세간의 루머와 다른 그녀를 이해하는 원동력이다.
서로 다르면서도 비슷한 아픔을 바탕으로 가까워지는 ‘한세계’와 ‘서도재’ 둘이 만들어가는 관계는 ‘눈으로 보이는’ 너머에 진정한 가치가 숨어 있다는 드라마 메시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하나 '재벌과 배우'라는 설정. 이 같은 시나리오 설정 자체가 진정한 가치에 대한 설정을 느슨하게 만든다.
한세계가 얼굴이 바뀌면서 겪은 다양한 모습들. 아이가 있다던가, 남자를 수시로 바꾼다는 등 악성루머는(한 세계 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현실 속 편견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한세계는 이러한 편견을 인지하지만 극복할 수 없다. ‘그냥 2주 정도면 실시간 검색어에서 시달리면 될 거야’ 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박기자'라는 인물과 소속사 사장인 우미(문지연)가 통화한다. 이 같은 모습이 반복된다. 시청자는 한세계가 뭔가 사고를 치면 '박기자가 전화 올 거고 우미는 또 열 받겠네. 한세계 집 앞에는 기자로 가득할 거고'라는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편견을 극복하려는 무언가를 보여주려는 '뷰티 인사이드'는 편견을 보여주지만 정작 편견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혹은 해결책은 없다. 결국 모든 관계과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은 서도재다. 한세계(서현진)와 강사라(이다희)가 겪은 문제를 해결하는 건 서도재다. 오히려 한세계는 문제를 회피하고 도망가지만, 서도재는 수술을 통해 안면실인증을 고치고 해결한다.
게다가 서도재가 한세계를 만나고 수술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개연성이 떨어진다. 어느 순간 주제를 잃어버린 채 '재벌과 배우의 사랑'에 집중하며 이야기는 주제를 잃은 채 빙빙 돈다. 이러한 구조는 시청자들에게는 한 번쯤은 본 식상한 이야기일 뿐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은 시청자들에게 대리 연예를 느끼게 한다는 점. 또한 남녀 주인공간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의 갈등을 풀어가며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는 게 매력이다. 하지만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음악'과 '영상미'에 묻힌 배우들만 있을 뿐이다. 대리 연예를 느끼게 하는 요인도 없다.
반면에 영화 '뷰티 인사이드' 문제 해결을 누군가 일방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 영화에서는 이수(한효주)가 우진에게 ‘너에게 변화는 익숙한데 나에게 네 변화는 그렇지 않아’라고 말하는 장면이 던지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문제 해결은 서로 같이 이해하는 노력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을 확실하게 짚고 간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남주인공인 우진(유연석, 박서준 외 여러 명)이 떠난다. 하지만 이수(한효주 분)가 직접 찾아가 깨진 관계를 회복한다. 이 회복에는 '신뢰'가 밑바탕이 된다. 그러나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에서는 신뢰가 해결책의 밑바탕이 되지 않는다. 서도재는 수술을 받는다고 쪽지를 남기고 '기다리라'는 편지만 남기고 사라진다. 수술 후 정상이 된 서도재는 다시 돌아와 문제를 해결한다. 이러한 시나리오 전개는 영화와는 다르게 개연성도 설득력도 없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의 리브랜딩 혹은 리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로맨틱 코미디가 놓치지 말아야 할 구심점보다는 겉에만 신경 쓰기에 극이 진행될수록 서사력이 약해진다.
배우는 자기가 맡은 배역을 책임진다. 그 캐릭터가 할 만한 생각을 유추하고 캐릭터가 가진 삶을 조율한다. 그 과정에서는 경험이 들어가는 건 당연하다. 배우에게 장르란 '제약'이면서도 가능성이다. 장르 그 자체가 배우가 가지고 있는 연기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슨 일이든지 제약이 따라야 고유한 매력을 갖게 된다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다.
드라마 속 캐릭터는 이 세상에 존재할 만한 누군가이기에, 펀집이 필요하지만 이는 동시에 새로운 창조를 낳는다. 그래서 배우에게 끝이란 없다. 오로지 무한한 자유만 있다. 배우는 익숙한 것을 가져와 재해석하고 작품에서 새롭게 선보일 뿐이다. 만약 작품 시나리오가 느슨하다면? 배우가 해석한 캐릭터도 애매해진다. 그렇기에 뷰티 인사이드는 배우보다는 시나리오가 배우들 연기를 막는 벽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로맨틱 코미디로 인해 자신의 연기 폭이 좁아질 수도 있다.’라는 제약은 서현진에게 주어진 캐릭터를 '최대치'로 표현할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하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제약은 오히려 '뷰티 인사이드’ 속에서 서현진이 ‘한세계’를 표현하는 동력이다. 비록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뷰티 인사이드 시나리오는 느슨해지고 힘을 잃어가며 캐릭터도 느슨해지만 서현진의 연기는 느슨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서현진이 얼마나 단단한 배우인지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