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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Nov 23. 2020

배우의 아우라를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까?

배우의 아우라는 비주얼, 이미지, 분위기 등 매우 복합적이다. 

‘배우, 감정을 편집하는 사람들’ 매거진 속에서 언급하고 있는 ‘아우라’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며 '배우의 아우라'를 한 가지로 단순하게 정의하기는 어렵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글 속에서 자주 언급하는 아우라. 이것을 어떻게 정의할지 알아보고자 한다.


‘아우라’라는 단어는 미학자 발터 벤야민이 창시한 개념이다. 그는 아우라를 ‘사물이 가진 유일한 속성’으로 정의했다. 또한 인쇄와 사진을 비롯한 영상기술을 통한 복제가 가속될수록, 원래 사물이 가진 ’ 아우라’만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했다. 물론 이 글에서는 그의 이론을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시대에 아우라가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오는지에 대해 집중하려고 한다.

'사물이 가진 유일한 속성’이라는 아우라는 기술발전이 가속화될수록 더욱 강해졌다. 발터 벤야민이 말한 사진 기술은 이제 영상기술까지 범위를 넓였다. SNS가 사람들 삶의 일부분이 되면서 이러한 면은 더더욱 강해졌다. 글, 이미지, 영상까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모든 도구는 이제 손쉽게 다른 이에게 전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스냅챗, 각종 커뮤니티에는 자신에 대한 수많은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다.


포토샵을 포함한 보정 프로그램들은 스스로를 가장 이상적인 이미지로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포토샵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누구나 앱의 필터를 사용하면 손쉽게 사진과 영상 속에서 스스로를 ‘이상향’으로 만들 수 있다. 이걸 요즘 ‘인스타그래머블’하다라고 부른다. 이 같은 '인스타그래머블'을 추구하는 일은 ‘아우라’를 개인단위로 확산시켰으며, 스스로를 얼마든지 왜곡시킬 수 있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아우라는 개개인만의 이미지. 자신의 이미지가 누적되어 쌓인 브랜드. 브랜딩을 걸쳐 만든 브랜드 인지도라고 말할 수도 있다.

모든 배우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출처: 넷플릭스.

모든 배우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특성이 있다. 하지만 배우들이 드라마(영화) 안에서 배역을 맡고, 이를 묘사하는 과정에서 종종 배우 본인 만이 가진 아우라가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많은 배우들은 이를 통제하며 작품에서 자신이 맡은 인물을 연기한다. 배우들 중에서도 배테랑 배우들은 자신만이 가진 아우라를 완벽에 가깝게 통제한다. 오히려 숙련된 배우일수록 자신이 가진 아우라를 작품에 필요한 만큼만 가져온다.

배우들은 배역을 위해 각자마다 가진 감정의 팔레트에서 감정을 덜어내 연기하는 컨버스를 칠한다. 출처: 웨이브.

화가가 팔레트에서 물감을 덜어내듯이, 감정의 팔레트에서 감정을 덜어내 ‘감정의 진폭’을 세밀하게 조절한다. 특히 연극에서 내공을 쌓은 배우들은 아우라를 다루는 능력이 출중하다. 연극은 연기가 관객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가진 아우라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겨도 큰 문제가 없다.


우리는 흔히 ‘배우의 아우라’는 배우의 외모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오히려 배우의 아우라는 대체로 드라마 혹은 영화에서 맡은 역할에서 생긴 이미지들이 ‘광고’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도 많이 생긴다. 이는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행동이나 표정 때문이다. 때때로 아이돌 출신 배우 같은 경우 ‘아이돌 그룹’ 혹은 ‘솔로’ 활동에서 생긴 이미지와 분위기가 아우라를 만들기도 한다.

드라마 하백의 신부에서 배우 남주혁보다는 모델 남주혁 이미지가 더 강하다.. 출처: 넷플릭스.

모델 출신 배우들은 자신에게 잘 맞던 모델 이미지가 영화 혹은 드라마에 잘 맞는 경우도 있다. 또한 특정 광고로 인해 사람들에게 ‘특정’ 이미지가 각인된 경우도 있다. 이처럼 배우에게 볼 수 있는 아우라는 매우 다양하다. 솔직히 배우의 아우라를 한 가지만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만일 배우의 아우라가 작품 속에서 배우가 맡은 인물과 동일하다면? 배우는 마음껏 자신의 분위기를 남용해도 괜찮다. 작품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에 정반대라면? 배우는 철저하게 자신을 죽여야 한다. 이렇게 자신이 아우라를 통제하는 능력 또한 배우의 편집력에 들어간다.


광고 속에서 배우는 철저히 제품을 위해 존재하고 스스로를 돋보이는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 이는 광고 자체가 제품이 가진 이미지를 농축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드라마와 영화 속 배우가 스스로를 돋보인다면? 그 작품은 무너진다. 배우가 편집력을 가져야 할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작품 스토리텔링에 따라 아우라를 적극적으로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전자다. 출처: 넷플릭스.

박서준배우는 다른 글에서 언급했지만 다시 한번 보자.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박서준배우는 자신의 모든 비주얼을 이영준에게 투영해도 된다. 이영준이 가진 ‘나르시시즘’ 그 자체가 스토리텔링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반면에 '청년 경찰'에서 박서준은 경찰대학생을 표현해야 한다. 그렇다면 박서준 배우는은 '청년 경찰'에서는 자신의 ‘비주얼’보다는 자신이 직접 겪은 군대 경험을 투영하는 게 더 편할지 모른다.(참고로 박서준배우는 군대에 다녀왔다.)

청년 경찰에서의 박서준배우는 자신의 아우라보다는 경험과 감정을 통해 연기를 만든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이영준을 열연하는 박서준에게는 박서준만의 아우라. 분위기가 폭발한다. 반면에 청년 경찰에서는 전혀 그런 게 없다. 청년 경찰에서는 박서준만의 아우라가 드러나서도 안된다. 영화 골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이태원 클래스’에서 마찬가지다. 이 작품에서도 박서준은 자신의 아우라를 줄이고, 이를 박새로이를 조각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로맨틱 코미디, 멜로물은 ‘관계’를 다루기에 배우들이 가진 본연의 아우라가 상대적으로 잘 나오는 편이다. 로맨틱 코미디와 멜로 자체가 감정을 다루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치, 의학드라마, 서스펜스, 스릴러 같은 장르물에서는 감정보다는 이야기 전개의 논리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감정은 통제되는 면이 강하다. 그렇기에 장르물에서는 배우들이 가진 본연의 아우라가 잘 부각되는 편은 아니다.


타짜 곽철용과 배우 김응수.

타짜의 곽철용은 김응수 배우를 가장 먼저 환기시키는 존재가 되었다. 출처:시네 21

때때로 배우가 영화에서 맡은 배역이 너무나 강력하다 못해 배우 그 자신의 아우라를 뛰어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타자에서 ‘곽철용’ 역을 맡은 김응수 배우다. 곽철용의 명대사와 페르소나가 인터넷에서 퍼지면서 이 역할을 맡은 김응수 배우는 어느 순간 곽철용이 되어버렸다. 김응수 배우 스스로도 이를 인정한다. 만일 ‘김응수’라는 배우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아도, ‘아 그 곽철용! 어이! 젊은 친구’ 이러면 그 사람이 김응수라는 걸 안다. 이 경우 배우가 연기한 영화 속 캐릭터 배우를 떠올리게 되는 은유적인 요소가 된다. 더불어 김응수 배우가 나오면 오히려 ‘곽쳘용’을 가지고 김응수 배우 연기를 비교하게 된다.


신세계의 이종구와 박성웅배우.

'살려는 드릴게'라는 이중구의 명대사. 이를 연기하는 박성웅배우의 연기는 박성웅의 아우라를 만드는 토대가 되었다.

박성웅배우도 마찬가지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는 영화 ‘신세계’에서 골드문 상무이사인 ‘이중구’를 잘 표현해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박성웅배우가 너무나도 ‘이중구’를 잘 표현한 탓에, 그의 명대사 ‘살려는 드릴게’는 박성웅 그 자체를 정의하는 대사가 되어버렸다. 무엇을 해도 무엇인가 험악한 분위기. 팬에게 사인을 해주기 위해 펜을 잡은 모습마저도 마치 흉기를 든 거 같은 느낌을 풍긴다. 박성웅 배우는 본인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본인 맡은 역할을 매우 잘한 덕분에 이 같은 '아우라'를 얻었다. 박성웅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다.

'신세계' 이후 박성웅배우의 모든 연기에는 항상 이중구의 그림자가 따라다닌다. 출처: 넷플릭스.

이 같은 아우라 덕에 그가 맡은 몇몇 역할들은 영화 시작부터 ‘악역 아니야?’라는 생각을 관객들에게 전하게 된다. 예를 들어 역린에서 정조를 보필하는 홍국영을 만든 그의 모습을 보면 쉽게 적응되지 않는다. 반면에 악연으로 분한 드라마 '루갈'에서는 역시나 친근하다. 최근 그가 찍은 렉스턴 광고는 그가 가진 이러한 아우라를 고스란히 가져온다. 이를 통해 렉스턴 이미지를 배우 아우라와 절묘하게 맞춘다. 이 역시도 '이종구'라는 캐릭터가 박성웅을 수식하기 때문이다.

만약 드라마(영화) 장르와 시나리오가 배우의 아우라와 같다면 크게 문제가 없다. 오히려 드라마와 영화에 강한 우군. 특특한 기둥이 된다.  출처: 넷플릭스.

이처럼 배우가 가진 아우라는 다양한 방식으로 형성된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배우의 아우라는 때때로 본인의지와 상관없이 드라마(영화)에서 나온다. 만약 드라마(영화) 장르와 시나리오가 배우의 아우라와 같다면 크게 문제가 없다. 오히려 드라마와 영화에 강한 우군. 특특한 기둥이 된다. 하지만 배우가 가진 오리지널 아우라가 강하게 드라마와 방형이 맞지 않는 경우, 드라마 흐름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는 배우 ‘의지’와 전혀 상관없다. 오히려 이럴 때는 제작진이 배우가 가진 아우라를 면밀하게 분석해 드라마에서 튀어나오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배우 본인이 가진 아우라를 오히려 반대로 이용하는 경우.

한지민 배우는 역린에서 '단이함'이라는 자신을 수식하는 단어. 어찌 보면 아우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표독스러운 정순왕후를 묘사한다.

배우 스스로가 본인의 아우라는 반대로 사용해, 작품 안에서 인물을 더 세밀하게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배우의 아우라가 연기 진폭을 키우기도 한다. ‘역린’에서 한지민 배우가 맡은 정순왕후를 살펴보자. 한지민 배우는 ‘역린’에서 그녀 스스로 가진 아우라를 최대한 표독스럽게 묘사한다. 단아한 외모에서 나오는 싸늘한 미소. 목소리 톤을 살짝 올린 후, 거만하지만 표독스러운 느낌으로 권력을 통제하는 정순왕후를 표현한다. 그녀는 극 마지막까지 계속해서 이러한 연기를 유지한다.

한지민 배우는 역린에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단아한’ 아우라를 정순왕후와 지속적으로 충돌시키며,‘역린’ 작품이 원한 방향과 연기를 일치시킨다.

하지만 ‘역린’의 후반부에서 정조(현빈)와 권력관계가 역전되고, 정순왕후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영화 속에서 한지민 배우가 일관적으로 쌓아 올린 ‘정순왕후’의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진다. 이를 통해 역린 스토리텔링은 더 드라마틱하게 변한다. 이처럼 한지민 배우는 역린에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단아한’ 아우라를 정순왕후와 지속적으로 충돌시키며,‘역린’ 작품이 원한 방향과 연기를 일치시킨다. 이와 달리 곧 개봉하는 ‘조제’에서‘역린’과는 전혀 다르게 자신만의 아우라를 거의 제거한 모습을 보여준다.

12월 10일 개봉하는 '조제'의 한지민 배우 '역린'과는 전혀 다르다. 출처: 워너브라더스

오랜 시간 누적되어 쌓인 배우의 아우라가 너무 강하다 보니, 

아우라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경우도 있다.

인간 카누라고 불리는 공유. 커피가 가진 부드러움과 향긋함은 공유를 수식 아는 단어이자, 그만의 아우라를 형성한다. 출처: 동서식품.

믹스커피 브랜드인 카누 모델인 공유 배우는 오랜 시간 카누 모델을 한덕에 ‘인간 카누’라고도 불린다. 그는 카누에서 비롯해 생긴 부드러운 이미지가 강하다. 이런 탓에 그가 영화 혹은 드라마에서 출연하는 경우, 카누에서 쌓인 이미지가 그의 연기 몰입하는데 방해하는 면이 적지 않다. 앞서 말했듯이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는 관계를 다루기에, ‘부드럽다’로 쌓인 이미지는 연기에 몰입하는데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용의자에서 공유배우는 매우 거칠다. 부드러움이 강한 그의 이미지에 익숙하다보니, 용의자 초반 공유배우에 몰입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남과 여’ 같은 멜로물에서도 공유 배우가 가진 아우라는 영화 분위기에 큰 양향을 주지 않는다. 도깨비에서도 간간히 액션이 나오지만, ‘도깨비’도 로맨틱 코미디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카누’를 통래 만들어진 부드러운 이미지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용의자’ 같은 거친 액션 영화에서 공유 배우의 연기에 집중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진 공유 배우가 거칠고 사납게 나오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배우의 아우라는 배우 그 자신의 브랜딩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브랜딩을 ‘~다움’. 정체성으로 본다면, 배우의 브랜딩은 작품에 녹아드려나 인물과 이야기 전개를 탄탄하게 하는 일이다. 그러나 배우 그 자신의 정체성.’ 브랜드로서의 배우’가 나타나는 순간, 영화와 드라마만의 정체성은 무너지게 된다.

흥칫뿡의 조회수. 문세윤님이 참여한 동영상은 조회수가 모두 높다. 이는 '개그맨 문세윤'만이 가진 아우라. 브랜드성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출처: 유투브.

우주소녀의 유닛그룹인 쪼꼬미의 노래 ‘흥칫뿡’. 흥칫뿡 뮤직비디오를 제외한 유튜브 영상에서 가장 조회수가 높은 영상은 개그맨 문세윤과 쪼꼬미의 콜라보 영상이다. 조회수 차이도 6.7배 차이가 날 정도로 문세윤이 나온 흥칫뿡이 압도적으로 높다.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문세윤이 나온 부분만 편집했다. 그렇다고 문세윤이 칼군무를 추는가? 그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왜 조회수는 높을까? 여기에는 문세윤이 그동안 쌓아 올린 아우라. 어찌 보면 ‘브랜드로서의 문세윤’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문세윤이 맡은 역할은 경비원이기에, 상대역인 김선호 배우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방영 중인 tvN스타트업에서도 문세윤이 특별 출연한다. 드라마에서 문세윤이 맡은 역할은 경비원이기에, 상대역인 김선호 배우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 흥칫뿡에서는 문제윤이 마음껏 자기 이미지를 뽐내도 상관없다. 이미 사람들은 문세윤이 개그맨이라는 사실을 안다. 그렇지만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문세윤은 결코 자신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자신을 드러낸다고 해도 특별출연으로 맡은 ‘경비원’이라는 배역에 자신이 구축한 이미지. 브랜드성을 가미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드라마에서 자신의 아우라를 드러내는 일은 언제나 조심스러워야 한다.


이병헌 배우를 보면 그를 수식하는 단어들.'이병헌 연기는 믿고 본다. 그는 언제나 인물 그 자체가 된다.’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CF 속의 이병헌을 보고 우리는 그를 영화 속에서 열연한 광해를 떠올리지 않는다. 오히려 광고에서 이병헌 배우 본인의 아우라. 이병헌 배우가 쌓아 올린 아우라만이 나올 뿐이다. 

그가 스토브리그에서 만들어낸 백승수 연기는 남궁민 본인은 전혀 다르다. 백승수를 기반으로 남궁민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남궁민배우도 마찬가지다. 그가 스토브리그에서 만들어낸 백승수 연기는 남궁민 본인은 전혀 다르다. 백승수를 기반으로 남궁민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백승수를 연기하는 남궁민배우를 보며 '남궁민배우의 아우라와 연기가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혹은 그가 연기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이는 11월 30일부터 방영을 시작하는 ‘낮과 밤’에서 동일하다.

직업으로서 배우에 대한 존중은 시청자와 관객이 배우라는 직업이 휘발성. 소비적인 면이 되지 않게

사실 배우의 아우라와 작품 록 배우를 구분하는 일은 사실 매우 힘들다. 우리는 배우를 작품을 통해서만 보고 '저 사람은 대략 어떨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그 사람의 겉 이미지를 보고 판단한다. 사실 그 이미지는 영화 혹은 드라마에서 나온 것이다. 그렇기에 배우의 아우라는 작품 내 이미지부터 시작한다. 그렇기에 '배우 이미지'는 '배우 본인이 가진 본연의 아우라'와 다르게 휘발성이 강한 성격을 가지게 된다.

아이돌 그룹이 가진 '소비성'과 배우가 가진 '소비성'은 그 결과 밀도가 다르다. 그렇기에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배우로 전향 시 상대적으로 비판을 많이 받는다.

아이돌 그룹 멤버가 배우로 전향할 시에, 시청자들은 다소 편견을 가지고 그들을 판단한다. 아이돌 출신이 '아이돌 그룹이 가진 소비성'을 넘어, 이야기를 묘사해야 하는 연기를 충분히 해낼만한 역량이 되는가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아이돌 그룹이 공장처럼 만들어진 면이 강하고 소비성이 강하다는 건 모두가 알고 알고 있다. 그에 반해 배우들의 ‘연기’는 딕션, 표정, 등 온몸을 사용하는 보다 전위적인 면이 강하고, 그 토대가 이야기이기에 아이돌 그룹과 다르다.


'배우를 휘발성이 강한 존재로 봐야 할까? 아닐까?'는 관객, 시청자, 배우에게 달려있다. 관객과 시청자들이 배우를 휘발성이 강한 소비재로 본다면, 그걸로 끝이다. 실제로 배우들은 광고시장에서 상품 '이미지'를 높이는 오브제. 상품으로 여겨지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개인 사생활에서 문제가 생기면 광고 연장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미 배우들만이 가진 아우라는 알고 있다. 출처: 웨이브.

우리는 이미 배우의 아우라를 알고 있다. 단지 이를 정리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 글에서 내가 언급한 면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하거나 경험한 면들이다. 또한 이미 감각적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 글에서 언급한 아우라, 분위기, 비주얼 등은 전혀 새로운 것들이 아니다. 결국 우리가 배우를 보는 관점을 휘발적으로 보지 않고, 그들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기획, 표현, 편집력을 기반으로 배우를 판단하는 일이 문화가 된다면? 배우는 물건이 아닌 인프라가 된다. 자연스럽게 배우는 그 관객들 수준에 부합하려고 노력하며 당연히 질적인 성장을 올라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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