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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Oct 13. 2020

라이프스타일 인프라는 기업과기업간의협력에서시작한다.

인프라가 가진 힘은 인프라를 만든 기업과 기업관의 관계에서 나온다.

비밀의 숲 시즌2는 넷플릭스  ‘대만’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방영을 확대했다.시즌2까지 종용한 지금은 싱가포르, 베트남, 대만 등  몇몇 동남아시아 국가까지 확대되었다.‘비밀의 숲’은 시즌1,2 모두 한국과 해외에서 반응이 좋다. 비밀의 숲 시즌2는 '검경 수사권'을 다루었지만, 드라마 안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매우 깊이 있게 다루지 않았다. 오히려 드라마에서 검경 수사권은 검경이 대립하는 극적인 소재로 활용한 면이 강하다. 

우리는 공수처법을 포함해 검찰과 경찰 간 오랜 시간 수사권을 놓고 벌이는 갈등을 지켜봐 왔다.또한 검경 수사권은 공수처와 함께 여전히 진행형이기에 드라마에서심도 있게 다루지 않은 걸 충분히 이해한다.오히려 ‘비밀의 숲 2’는 검경 수사권이 얼마나 우리 삶에 밀접한 관계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방향에 초점을 두었다.


질문을 던져보자. 해외 시청자들이 한국 검경 수사권에 관심을 가질까? 아니다. 오히려 낯설 거다.미국 법정 드라마인 ‘SUIT’와 ‘빌리언스’를 보면서 내부자거래와 SEC 미국 사법체계를 면밀하게 살펴볼 이들이 얼마나 될까? ‘하우스 오브 카드’를 보면서  미국 헌법을 공부하는 이들은 생각만큼 많지는 않을 거다.


우리가 보는 이 수치, 표현, 단어, 화면, 서비스는 각 섹터에 속한 기업들이 서로 결합해 만든 결과다. 출처: 넷플릭스.

인프라가 가진 힘은 인프라 그 자체보다 그 인프라를 만든 기업과 기업 간 관계에서 나온다.무엇보다도 기업들이 각자 자신들이 가진 인프라를 어떤 방식으로 상호 협력하는가에 따라 인프라가 가진 놀라운 힘이 나온다.

정보기술과 콘텐츠 간 연결이 당연해진 시대.정보기술기업들은 자신들이 가진 인프라를 가지고 서로 결합해 연결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 넷플릭스][스튜디오 드래곤, CJEnM, JTBC, 제이콘텐트리]은  유통과 인프라 유통과 콘텐츠 제작 등 각자 가진 역량을 최대한 극대화하려고 한다.반면에 [카카오톡. 카카오페이지, 카카오 엠]같이 계열사들이 가진 역량을 총동원해 사람들에게 제안을 하는 경우도 있다. 더 나아가 보면 ARRI, RED, ILM,어도비, 블랙매직, 소니, 덱스터(한국),오토데스크같이 질 좋은 영상 콘텐츠 제작을 돕는 회사들도 있다.

tvn에서 방영했던 ‘청춘 기록’은 넷플릭스와 tvN 본방송 모두 반응이 좋았다.동남아시아권에서는 ‘청춘 기록’은 상위권을 기록했다.중동과 남미권에도 좋은 반응이 나왔다. ‘청춘 기록’은 영상 ‘톤 앤 매너’가 좋고 '박보검'이라는 강력한 비주얼이 있기에,당연히 대만,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에서 반응이 좋다.


‘비밀의 숲 2’와 ‘청춘 기록’. 이 두 드라마를  기획한 회사는 CJ 계열사인 스튜디오 드래건이다.(이하 드래건)

드래건은 원래 CJ EnM 드라마 제작부서였는데 CJ는 이 부서를 물적 분할한 후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독립된 회사임에도 두 회사가 실적 발표를 같이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재 이와 비슷한 구조로 개편하는 회사가 JTBC 드라마 스튜디오와 제이콘텐트리다.)

한국드라마를 국내관점이 아니라, 글로벌관점에서 데이터화할수있다는 것. 이것이 지금 영상산업이 마주한 가장 큰 변화중 하나다. 출처: FLIXpatrol

내 기준으로 시나리오 완성도와 몰입도는 ’ 비밀의 숲 2’이  '청춘 기록'보다 더 낫다.하지만 '상업성'은 청춘 기록이 좀 더 좋다. 국내 시청률과 넷플릭스상에서도 ‘청춘 기록’ 은 순항 중이다.(‘청춘 기록’ 11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에서 수도권 기준 평균 9.6%, 최고 11.4%. 전국 기준은 자체 최고 기록인 평균 8.3% 최고 9.8%, 닐슨코리아 기준.)비록 ‘비밀의 숲 2’가 청춘 기록보다 넷플릭스 상에서는 기록이 낮을 수도 있지만,서스펜스물이라는 장르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말 시청률이 매우 견고했다는 걸 생각하면 우열을 나누는 건 무리다. (비밀의 숲 2는 전국 평균 시청률은 7.265%, 수도권 평균은  8.414%, 최고 시청률은 11%다. 닐슨코리아.  )


사람마다 취향이 있기에 '월요일에는 이런 드라마가 좋다!'라고 하기는 다소 무리지만'비밀의 숲’ 같은 추리 드라마를 월요일에 보기에는 다소 무게감이 있다. 반면에 청춘 기록은 월요일에 보기에는 말랑말랑하고 좋다.

드래곤과 CJ는 비주얼이 강한 드라마는 월화드라마로, 스토리 몰입이 강한 드라마는 주말에 배치해 수익 극대화를 노린 셈이기도 하다.10월 17일부터 수지와 남주혁이 주연인 ‘스타트업’이 tvN과 넷플릭스에서 방영을 시작한다.


스튜디오 드래곤과 CJEnM 그리고 넷플릭스는  '스타트업'과 '청춘 기록’으로 동남아를 포함한 국내 시장 모두 공략하려는듯하다.스케줄 조정 탓에 10월 10일에는 구미호뎐이 대신 방영했는데, 이 역시도 수목 오후 10시 30분에 방영하는 구미호뎐을 노출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청춘 기록이 10월 18,19일을 지나가면

남은 방송 기간이 2주라는 걸 고려하면 ‘스타트업’은 무난하게 ‘청춘 기록’의 바통을 이어받을 거다.

구미호뎐은 수요일과 목요일 사이에서 상당히 독자적인 포지션을 취하고 방영을 시작했다. 출처: 티빙.

이와중에도 이동욱, 조보아배우가 출연하는 '구미호뎐’은 6.5%로 시작해방영시간이 오후 10시 30분임에도 불구하고 시작이 나쁘지 않았다.‘악의 꽃’의 바통을 이어받은 ‘구미호뎐’은 ‘청춘 기록’과 ‘스타트업’ 중간에서 잘해줄 듯하다. 뿐만 아니라, 드래건은 OCN에서 매분 기마다 스릴러 혹은 미스터리극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16부작인 tvN 드라마와는 다르게 OCN 스릴러는 12부작으로 제작한다.

비하인드 영상 뒤 카메라에 알렉사 미니라고 적힌 걸 확인할 수 있다. 출처: tvn유튜브.

내 추측이지만, 이 모든 작품에 사용된 카메라도 모두 아리 알렉사 LF, MINI도 추정한다.영상 질감과 톤이 드라마마다 다르지만 영상톤이 기본적으로 모두 부드럽기 때문이다. 소위 모든 작품들이‘알렉사 룩’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스튜디오 드래건은 지속적으로 아리사의 ‘알렉사’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아리 알렉사 카메라가 가진 성능도 성능이지만, 알렉사 카메라가 가진 ‘룩’을 기반으로 기본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함도 보인다.지난 글에서 ARRI에 대해 이야기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2.35대 1은 tv 드라마에서는 상당히 드문 편. 블랙독은 상황 묘사가 중요했던 작품이라, 이 비율은 드라마에 적합한 비율이었다. 출처: 티빙

드래곤은 ‘영상’에서는 가끔적 타협을 하지 않는 편이다.1분기에 방영했던 ‘블랙독’은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2.35대 1을 사용할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게 스튜디오 드래곤이다. 이처럼 스튜디오 드래곤이 기획하는 드라마를 보면 변화한 유통망을 기준으로 비주얼, 스토리, 영상 질감, 연령대, 데이터 등. 지금 시대 라이프스타일 기초를 탄탄하게 만든 인프라 간 결합을 고려해 전략을 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용자가 중심으로 변화 중인 

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시청률은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다.

현재 넷플릭스 재팬 드라마 1위는 김비서, 6위는 사랑의 불시착, 9위는 청춘 기록, 10위는 이태원 클래스다.

‘사랑의 불시착’은 일본 넷플릭스에서 여전히 10위권이다. 현재 1등은 ‘김비서가 왜 그럴까다’다. 핵심은 어떤 드라마가 어느 나라의 상위권에 들고 있는가가 아니다.그보다는 ‘시청률’이라는 성배처럼 모셨던 기준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걸 볼 필요가 있다.일본 넷플릭스에서 1위인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2018년작이다. 그럼에도 1위다.2년 전에 나온 콘텐츠가 1위를 한다는 건 시청률 가지고만 판단할 수 없다.오히려 올해 초 ‘이태원 클래스’가 일본 넷플릭스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걸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이태권 클래스’가 가진 공통점은 무엇일까?두 작품 모두 박서준배우가 주연이다. 넷플릭스에서 박서준으로 검색하면 ‘이태원 클래스’, ‘김비서가 왜 그럴까’’청년 경찰’ 순으로 나온다.드라마 시나리오도 시나리오이지만, 드라마 전체 톤 앤 매너를 결정하는주인공 이미지도 무시할 수 없다.

박서준을 나오면 그와 관한 작품과 장르가 모두 나온다. 이는 넷플릭스 알고리즘에서 기인한 것이다. 출처: 넷플릭스

이제 콘텐츠가 유통되는 방식은 시청률이 아니다. 그보다 유통망과 ’ 이용자 중심’으로 설계하는 알고리즘이라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국내 뉴스에서 나오는 시청률에 관한 기사들은 그저 이 드라마는 ‘이 정도에서 출발했다.'로 보아야 한다.오히려 시청률은 ‘국내 광고가 어느 정도 보장된다’를 말해주는  지표 중 하나다. 

연예혁명의 인기를 시청률로는 아예 측정이 불가능하다. 출처: 카카오tv페북페이지.

시청률 관점에서 본다면 네이버 웹툰인 ‘연애혁명’이 원작인 카카오TV의 ‘연애혁명’이 보여주는 인기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트위터에서는 ‘연혁 주 2회 실하’라는 말이 키워드로 올라올 정도로 그 인기가 상당하다.

이 같은 가능해진 이유는 무엇보다도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과 기업관의 관계 변화 때문이다.

이제 드라마는 분기별로 시작하고 끝난다. 그만큼 분기별 유통이 중시된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모든 게 유통 인프라가 이전보다 더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출처: 스튜디오 드래곤

이제 영상 콘텐츠에 대한 판단을 국내 기준으로 하면 안 된다. 판이 변했기 때문이다. OTT 플랫폼이라는 유통망이 생겼기에 선판매를 해 제작비를 부분 회수하고 있다. 오히려 드라마 기획 및 제작비를 광고에 의지하던 시절은 끝났다. 역량이 있는 제작사들은 넷플릭스와 협력하거나 혹은 스튜디오드래곤과 공동제작한다. 

최근 ‘보건교사 안은영’을 제작한 키이스트가 대표적 이이다. 또한 좋은 시청률로 종영한‘한번 다녀왔습니다’는 본팩토리와 스튜디오 드래건의 공동제작이다.


최근 김은희 작가가 집필하고 전지현, 주지훈, 오정세배우가 참여하는 ’ 지리산’은 이미 tvN 편성이 확정되었다. 드라마 '지리산'은 이미  tvN 편성이 확정되었기에방영후 록은 언제든지 넷플릭스에서도 방영할 수 있을 것이다.제작사들 역량도 중요했지만 기업과 기업 간의 경쟁과 협력은 티키타카처럼 주고받아야 되는 상황으로 변해버렸다.

'살아있다'는 넷플릭스를 통해 킹덤과 부산행에 이은 대표 좀비물이 되었다. 출처: 넷플릭스.

영화와 드라마 유통구조가 바뀌어버리니 전혀 생각지 못한 결과들이 나온다. 넷플릭스에서 방영을 시작한 ‘살아있다'는 국내 흥행은 저조했지만,  넷플릭스에서는 ‘킹덤’,’ 부산행’을 잇는 좀비 영화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레딧 같은 미국 사이트에’서 살아있다’에 대한 평도 매우 좋다. JTBC가 제작한 모범 형사는 방영 시에도 좋았지만, 넷플릭스에서도 반응이 좋다. ‘보건교사 안은영’도 마찬가지다. 


이 모든 판단기준에는 넷플릭스가 지금도 촘촘히 깔고 있는 영상 플랫폼 인프라가 있다.강력한 유통 인프라를 기반으로 질 좋은 콘텐츠를 추구하는 넷플릭스는 결코 창작자들의 자유를 건드리지 않는다. 

오히려 제작비의 10% 마진을 더 주고, 정확한 납기일을 요구할 뿐이다.


주말에 집에 누워 넷플릭스를 보는 일은 일상 그 자체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KT와 LG유플러스 리모컨에는 넷플릭스 버튼도 있다.넷플릭스 자체가 ‘영화보는일’ 그 자체가 되어버린 거다. 심지허 플레이스테이션 4,5에도 넷플릭스 어플이 있다. 구독자수 1억 9500만명을 가진 넷플릭스는 라이프스타일 그 자체가 되었다. 플레이스테이션 유저들은 게임을 하다가 듀얼쇼크 패드 가운데의 ‘PS’ 버튼을 눌러 게임을 종료하고 넷플릭스를 보는 건 익숙한 일이다.나 역시도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게 앞으로의 영상 유통의 미래다? 그건 아니다.때때로 우리가 생각한 변화들이 기술로 되지 않거나 

사람들 인식과 정서에 와 닿는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이를 위해서 수많은 기술기업들은 오늘로 인프라와 

기술을 어떻게 사용자 중심.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변모시킬지 고민한다.이와는 별개로 스트리밍 생태계를 만든 넷플릭스와 최대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카카오는 계열사가 가진 인프라의 결함으로 조금 다른 모습을 실험하고 있다. 카카오 T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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