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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May 03. 2024

다이마루백화점, 공간은 문화를 토대로 만들어야 한다.

다이마루백화점 도쿄점, 도쿄를 방문하는 이들 위한 최선의 선택을 제안하자

다이마루백화점 도쿄점 식품&특선부티크. 

도쿄를 방문하는 이들 위한 최선의 선택을 제안하자


도쿄를 주기적으로 방문하다 보니 주변에서 도쿄 여행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받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질문은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역으로 가는 방법이다.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시내로 이동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버스와 기차 두 가지다. 그중에서도 1300엔으로 도쿄역과 긴자까지 이동할 수 있는 JR버스는 가성비가 좋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나리타공항에서 도쿄역에만 도착하면, 그다음부터는 편하기 때문이다. 나는 나리타공항을 이용할 때는 꼭 1300엔 버스를 이용한다. 일단 예약이 필요 없다. 10분마다 버스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버스승강장이 도쿄역 야에스 출구에 위치해 있어 지하철을 이용하면 된다.  1300엔 버스를 타기 위해 도쿄역 야에스 출구로 향하는 도중, 무언가 나의 시선을 사로잡혔다. 다이마루 백화점이었다. 다이마루 백화점 도쿄점이 도쿄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건 아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1층 어디선가 유독 사람들이 정신없이 많았다. 뭐지? 바로 다이마루 백화점 도쿄점 1층의 식품/특선부티크였다.

다이마루백화점 도쿄점은 지상1층 절반과 지하를 전부 식품관으로 만들었다.

보통 백화점들은 1층에 명품 브랜드를 많이 입점시킨다. 이걸 생각한다면, 다이마루백화점의 식품/특산부티크는 아주 파격적이었다. 물론 다이마루 백화점도 1층에 명품 브랜드가 있지만 1층 절반이 식품/부티크다 보니 명품브랜드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나는 1층의 식품/특선부티크에 들어갔다. 입구에는  도쿄바나나와 토라야같이 한국에 많이 알려진 브랜드부터 눈에 보였다. 그 근처에는 피에르에르메, 고디바 같은 양과자와 초콜릿브랜드도 있었다. 긴자 웨스트같이  도쿄에서 유명한 로컬 양과자 브랜드도 있었다. 

[여담이지만, 신세계 스위트파크 같은 공간은 일본 백화점에서는 기본이다. 일본백화점이 한국백화점보다 경기침체를 더 빨리 경험했기 때문이다.]

카린토, 도라야키, 카스텔라등 전통과자들도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은 선물코너를 둘러보면서 취향에 맞는 과자들을 사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행복한 고민이 가득했다.  ‘여행의 설렘’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도쿄의 다양한 과자 브랜드들이 식품/특선부티크 안에서 그들만의 바이브를 만들고 있었다. ’ 도쿄감각’ 그 자체였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단어 하나가 지나갔다. '오미야게’ 내 눈에 보인건 다양한 물건이 아니었다. 선물용 디저트 편집샵이었다.

1층은 선물에 집중. 지하는 식품에 집중했다.

순간 머릿속에 번뜩였다. ‘지하매장에도 한번 가보자. 분명 지하에도 오미야게가 있을지 몰라’ 나는 지하로 내려갔다. 내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지하에도 다양한 브랜드들이 정갈하게 선물용 제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게다가 1층과 다르게 빵을 포함한 다양한 식품들까지 있었다. 


‘경험’을 만드는 공간은 ‘고객’과 연결된 문화에서 시작한다. 


일본에서는 여행 혹은 출장을 다녀와 회사 동료, 친구, 가족들에게 안부 인사차 선물을 하는 문화가 있다.‘오미야게(お土産)’라고 부르는 이 선물 문화는 일본인들의 일상이자 예의다. 친구 집에 갈 때도 빈손으로 가지 않는다. 2만 원 내외에서 선물을 사 가지고 간다고 한다. 빈손으로 가는 건 친구에 대한 실례라고 한다. 일본인 일상 속에 오미야게는 아주 깊숙이 퍼져있다. 이 오미야게(お土産)는 한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로 그 지역의 특산물(차, 과자, 술등)을 선물로 전한다. (심지허 일본 고속도로 휴게소의 오미야게 코너는 밤 11시 혹은 새벽 3시에도 영업한다)

새벽 12시 35분에 방문한 츠지야마 고속도로 휴게소는 오미야게를 팔고 있었다.

 한국도 여행을 다녀오면 작은 선물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일본만큼은 아니다. 일본같이 자국의 다른 지역을 다녀와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는 문화가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다. 일본은 밸런타인데이가 되면  여성 직원들이 남성 직원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의리 초콜릿’이라는 게 있다. 초콜릿 브랜드인 고디바는 이 ‘의리 초콜릿’ 문화를 역으로 이용해 광고를 하기도 했다.

 고디바가  ‘더 이상 의리 초콜릿은 그만!’이라는 광고를 했을 때 많은 여성들이 크게 호응했는데, 어떤 면에서는 지나친 오미야게 문화에 대한 반발도 있었다. 물론 이게 오미야게 문화에 대한 부정은 아니다. 의리 초콜릿을 오미야게로 생각하면 생각할 수 있수도 있지만, 직장에서의 원만한 관계를 위한 의무에 가깝다. 여자가 밸런타인데이에 무조건 남자직원에게 초콜릿을 줘야 한다? 밸런타인데이 취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그건 선물일까? 아닐까? 이 같은 선물 문화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선물은 누군가에게 전하는 마음이다. 결코 내 기준에서 생각해서는 안된다. 선물을 살 때 선물을 받는 이가 가진 취향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은 물건을 사는 시대가 아니다. ‘제안이 담긴 선물을 사는 시대이자, 경험’을 중시하는 시대다. 모든 의식주에서도 이 같은 관점이  당연해졌다. 다이마루는 오미야게 속의 있는 제안과 취향들. 그것들이 만들어내는 경험을 일찍부터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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