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뚜백 Mar 08. 2022

지구 반대편의 쓰레기

그것은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인간은 정말 쓰레기만 한평생 만들다 죽는 것 같아.’


하루에 나 혼자서 만들어내는 쓰레기의 양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깨달은 날이었다.

뭘 먹기만 해도 나오는 온갖 포장지와 생각 없이 뽑아 쓰는 휴지. 여기저기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과 내 대소변까지!



한국에서는 매주 분리배출하는  일이었다. 깨끗이 씻고 말려서 내놔야 했다.

그런데 유럽에 가니 그런 게 없었다. 음식물쓰레기까지 한 곳에다 다 버리는 게 아니가! 따로 분리를 하는 곳이 있나 했다.


그리고 이곳 세네갈에서도 분리배출 개념은 없는  같다. 맥주병이나 페트병은 누가 가져가는데, 이건 개인적으로 갖다 팔기 위해서다.

우리 집만 해도 한 번에 모든 쓰레기를 다 담아서 매일 밖으로 낸다.


이 쓰레기봉투는 누가 가져가는 걸까? 어디로 가져갈까? 그리고 어떻게 처리하는 걸까?


궁금한 게 많지만 딱히 알아본 적은 없다. 문제점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지금이 편하기 때문이겠지.

아니면 내가 버린 쓰레기가 어떻게 되는지를 알게 됐을 때 죄책감을 느끼기 싫어서 그렇거나.



최근 뉴스에서 요새 한국에서는 쓰레기를 에너지로 만드는 기술이 생겨서, 그걸로 돈도 번다고 했다.

이게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다 에너지가 되어서 매립할 쓰레기가 없을 정도란다.


반면 세네갈에서는 일반적으로 그냥 태운다. 가끔 길을 가다 보면 타는 냄새가 나고 검은 연기를 볼 수 있는데, 거기서 어떤 독성물질이 나올지 생각하지 않는 건가? 궁금하다. 그냥 눈앞에 더러운 게 있으니 태워 없애는 게 아닐까.


시골 해안가 마을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같은 건 그냥 바다에 갖다 버린다. 이 아름다운 바다에? 나로서는 이해가 안 되어서 볼 때마다 슬프고, 바닷가에 버려진 닭뼈와 밥알들을 보면 구역질이 난다. 이렇게 쏟아버린 것들에 음식만 있으면 다행인데, 비닐봉지나 캔 같은 게 섞여 있기 때문에 더 걱정이다. 이 사람들은 쓰레기가 파도에 쓸려 간 건데 본인들 눈에 보이지 않으니 짠! 하고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거란다.


이곳 사람들이 무지하다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그냥 현실이 답답하다.


유럽인들 기준에 맞지 않아 거기서는 팔 수 없는 얄궂은 ‘쓰레기’ 상품들만 수입되고 소비되는 경제구조도 답답하고, 그런 걸 계속 만들어 파는 중국도 싫다. 쓰레기를 에너지로 바꿀 기술이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환경 교육의 부재도 안타깝다. 그게 본인들 건강에 얼마나 안 좋은지도 모르고, 설령 안다고 해도 다른 방법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또 반복하다가 결국 많은 사람들이 아프고 빨리 죽는…  


이 모든 악순환을 볼 때마다 갑갑하다.


이런 답답한 현실 속에서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구 반대편의 쓰레기는 돌고 돌아 다시 결국 다시 지구 반대편의 우리에게 돌아오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것만은 확실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