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짱이의 독박육아

코짱아 초코를 부탁해

초코의 선택

초코를 처음 데리고 왔을 때, 코짱이는 많이 당황해했다. 자기와 같은 냥이를 처음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음... 코짱이 얼굴에 그렇게 써져 있었다. 초코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초코가 다가가면 놀라 펄쩍 뛰며 뒤로 물러서고 또 다가가면 펄쩍 뛰어서 뒤로 물러나고 몇 번을 반복하더니 이내 관심이 생겼는지 가까이 가서 냄새도 맡고 초코를 관찰한다. 자기보다 어린것이 꼬물꼬물 거리고 가까이 가면 하악질도 하고 신경질적으로 울고, 코짱이 앞에서 난리도 아닌데 코짱인 초코 앞에선 꽤 어른스럽다. 시간이 조금 흐르니 초코도 지쳤는지 이내 경계심을 풀고 코짱이 옆으로 다가가서 기댄다.

코짱이는 수컷이다. 초코는 코짱이를 엄마로 선택했다. 선택보단 코짱이가 초코에게 당했다. 중성화 이후 우울하던 코짱이는 초코의 의해 의문의 1패가 아닌 뜻밖의 엄마가 된 것이다.

초코의 육아

초코의 육아는 코짱이가 담당했다. 난 초코의 집사가 되고 싶은데 초코는 집사인 나를 거부하고 코짱이를 선택했다. 어린것이 영악하다. 같은 집에 살지만 초코 보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오직 코짱이에게만 살갑게 대할 뿐, 조금이라도 다가가면 소스라치게 놀라며 이내 숨어버린다.

코짱이는 분명 수컷인데 초코에게 젖을 물린다. 안 보이는 코짱이를 찾으면 방구석에서 초코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가 인기척이 느껴지면 초코는 도망가고 코짱이의 젖 부근에 분홍색의 둥그런 자국으로 초코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코짱이는 아무리 피곤해도 초코랑 잘 놀아준다. 표정은 나 피곤해 쉬고 싶어 하는 표정인데, 몸은 축 쳐져있어도 꼬리는 초코랑 놀고 있다. 초코는 심심할 겨를이 없는 거 같다. 코짱이는 아직 우리에게 한창 사랑받을 나이인데 초코의 독박 육아로 집사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혼자 있으면 심심할까 봐 친구로 초코를 입양했는데 본의 아니게 초코를 맡기는 꼴이 되었다. 초코의 독박 육아로 우울해하진 않겠지? 집사로써 고민이 깊어진다.

 ps: 코짱아 미안해, 초코는 금방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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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 입양 첫날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