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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Aug 14. 2022

쿨하지 못해 미안해

준비하지 못한 이별에 대처하는 자세

경계했던 사람과 가까워지고

어느새 그 사람을 닮고 싶어졌고 마음을 열어가던 순간,

그 사람은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이유로 떠나가고

바보처럼 혼자 남아 추억한다.


준비하지 못한 이별 앞에서

남은 이에게 남겨진 숙제는 가혹했다.


원망하다가...

미안하다가...

고마운 기억이 떠오른다.

마치 조울증 같아


그러나 그 어떠한 마음도 상대에게 전할 수 없었다.

아니, 전달하면 안 될 것 같다.

여전히 소중하니까. 좋은 기억만 남기고 싶으니까.

그렇게 혼자 끙끙. 그것이 최선이었다.


"난 충분히 멋져"라는 자신감도

때론 작은 것 하나에 무너져버리는

인간은 그렇게 작은 존재에 불과한 것인가.


서로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했음에도

우연히 중간 경유지에서 만나 소중한 시간을 함께했지만

결국 서로의 목적지가 달랐던 것일까.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무런 말도 없이 열차와 함께 출발해버렸다.

'예정된 출발 시간', '예정된 목적지'는 그게 아니었는데...

왜 항상 마음의 시계는 서로 같을 수 없을까.


당장 뒤쫓아 달려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니, 달려가면 안 될 것 같다.

여전히 소중하니까. 좋은 기억만 남기고 싶으니까.

그렇게 혼자 끙끙. 그것이 최선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돌이킬 수 없단 걸 알지만,

그때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시간이 지나 무뎌지고 있지만

아직 잊지 못한다. 잊을 수 없다. 눈물이 흐른다.

착한척하지만 난 참 이기적이다.

쿨하지 못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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