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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결을 섬세하게 살피는 관찰자

글을 쓰며 관찰자로 변해가는 내 모습이 좋다

by 행복수집가

나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고 있다. 브런치에 글발행을 하지 않는 날에도 따로 글은 쓰기 때문에, 사실상 매일 글을 쓰고 있다.


이렇게 매일 글쓰기를 하다 보니 글쓰기 실력(?)도 예전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 뭐든지 매일 꾸준히 하면 조금씩 나아진다. 글쓰기도 그렇다. 뛰어나게 실력이 늘지는 않더라도, 퇴보하진 않는다.


그리고 글쓰기 근력도 확실히 좋아졌다. 그 날, 글을 쓸 주제를 생각하고 키보드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으면 처음엔 '어떻게 시작하지?' 하다가도 어느새 키보드 위에서 내 손가락이 춤을 추고 있다. 내 마음에 담긴 것들을 글로 쓰는 것이 예전보다 자연스럽고 편해졌다.


어쩔 때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완전히 몰입해서 쓰다가, 다 쓰고 나서 보면 꽤 긴 글을 써놓은 걸 보고 스스로 놀랄 때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긴 글을 썼는데도 힘든 줄도 모르고 푹 빠져서 쓴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일로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좋아서, 스스로 원해서 하는 거다 보니 힘듦보다는 기쁨과 만족을 더 느끼는 것 같다.


물론 글쓰기가 쉬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글쓰기 근력이 좀 더 단단해져서 이제는 조금 더 편하고 자연스럽게 쓸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또 하나 크게 느끼는 건, 내 일상 속 아주 작은 조각들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관찰력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글을 쓰고 나서부터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이 없다.

무엇을 보든, 그 대상에서 무언가를 느낀다. 이런 감각의 촉수가 더 예민해졌다.


이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그냥 지나치던 것들도, 이제는 집중해서 보게 된다.길가에 핀 꽃,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그저 유유히 흐르는 강물도 나에게 무언가 말을 거는 것 같다.


그리고 내 아이가 스치듯 던지는 작은 말 한마디에서도 마음이 꿈틀거리는 감정을 느낀다. 나는 이런 작은 움직임도 놓치지 않고 마음에 담아 두었다가 글로 풀어낸다. 그러면 내 마음에 머물던 말과 감정이 살아 움직이며 눈앞에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글을 쓰면 내가 느낀 감정과 생각들이 흩어지지 않고 내 마음에 고스란히 남는다. 마음에는 좋은 것만 남긴다. 좋은 마음에만 집중하다 보면, 그 마음들이 모여 내 일상을 고운 색으로 물들인다.




사소한 것들을 관찰하며 작은 것에서 오는 행복을 매일 실감한다. 내가 매일 보고 듣는 것에 행복이 있다는 것을 매일 느낀다. 우연히 마주치는 것들도 소중한 의미로 다가온다. 하루의 디테일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 것 하나 의미 없는 게 없다. 그래서 무엇이든 글감이 된다. 내 폰 메모장에는 그날그날 모은 글감들로 가득하다.


글을 쓰기 전에는 이런 작은 것들에 무감각했다.

그런데 글을 쓰면서 하루의 작은 조각들이 내 일상을 빛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조각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생겼고, 사소함이 모여 내 하루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을 느낀다.


글쓰기를 하며 나는 삶의 결을 섬세하게 살피는 관찰자가 되었다. 타인의 말도 내 생각과 다르다고 무시하고 지나가는 게 아니라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나와 다름을 '그럴 수도 있다'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이게 된다.

나에게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에도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대충'이 아니라 하나하나 좀 더 '자세히' 보는 마음의 눈이 생겼다.


내 일상의 크고 작은 모든 것들에 좀 더 집중하고 관심을 주다 보니, 나도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많은 것에 무관심한 것보다는,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가지는 게 내 삶을 훨씬 더 활기차고 밝게 만들어준다. 관심을 두니 이전에 몰랐던 좋은 것들도 보인다.


어떤 대상에 관심을 두면 그 대상이 가진 좋은 것들을 새롭게 발견한다. 그러면 그 대상이 더 좋아지고, 그로 인해 내가 얻는 기쁨도 더 커진다. 이렇게 좋은 마음의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이 마음의 선순환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글을 쓰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내 모습이 좋다. 일상의 섬세한 관찰자가 되어가면서 점점 더 나아지고, 밝아지며, 감사와 기쁨이 커져가는 이 마음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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