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기
김상욱 교수님 강연을 다녀온 후 생생한 후기를 남기고 싶어서, 다녀온 그날 저녁에 바로 후기를 적었다. 강연 듣고 온 지 몇 시간 안 돼서 감동이 아직 생생하고 내가 들은 내용과 배운 지식, 느낀 점이 따끈따끈할 때 남기고 싶었다.
부산까지 버스 타고 다녀와서 피곤할 법도 하지만, 내 몸이 피곤한 것보다 내 마음에 채워진 게 더 풍성하고 에너지를 더 받아와서 마음에 힘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그날 후기를 적으려고 아이패드 앞에 앉으니, ‘음 어떻게 시작해야 되지?’ 란 생각이 잠시 들었다. 내가 듣고 느낀 점이 마음에 가득 차서 이걸 다 어떻게 꺼내지?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이 후기를 적는 게 내가 강연 다녀온 걸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어서라기 보다, 이날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이 나에게 너무 특별하고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경험이었다. 그래서 내가 나중에 두고두고 기억하며 보고 싶어서 후기를 정성스레 적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봐도, 그때의 감정이 그대로 느껴질 수 있도록. 나중에 볼 나를 위해서, 이때를 추억하고 싶을 때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느낀 그대로 적고 싶었다.
매일 나의 일상 글을 올릴 때도 이런 마음이다. 이때의 나는 어땠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나중에 돌아보고 싶을 때 언제든 기억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의 소소한 행복을 기록하면서 내 삶의 행복이 조각조각 모여 삶을 이루어 간다는 생각을 한다.
이 글쓰기는 나를 위한 글쓰기다. 행복을 느꼈던 그 순간의 나를 만나는 방법은 내가 쓴 글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 그래서 글 쓰는 게 참 좋다.
교수님의 후기를 적는 것도 이런 마음으로 시작해서 쓰다 보니 밤 12시가 넘어가는 시간까지 글을 쓰고 있었다. 차고 넘치는 마음을 하나하나 글자로 옮기다 보니 늦은 밤까지 쓰게 되었다.
쓰고 나니, 후련한 느낌도 들었다. 글쓰기는 내어놓는 일이다. 내 마음을 정리하고 비워내는 일이기도 하다. 매일 많은 생각과 정보와 느낌이 들어오는데, 글쓰기를 하면서 오늘 하루 내 안에 들어온 것들을 꺼내어 정리한다.
이 시간이 나에게 너무 소중하다. 나와 객관적으로 만나는 시간, 나를 돌아보고 생각하는 시간, 그리고 정리하는 시간. 내 하루 중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쓰기는 내 삶을 더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만들어준다.
교수님의 강연을 다녀온 당일 저녁에 초고를 쓰고 나서, 그다음 날 회사 점심시간에 퇴고를 했다. 점심시간에 밥을 일찍 먹어 꽤 시간 여유가 있어서 어제 쓴 후기를 다시 읽어보며 수정하고 정리했다. 그렇게 퇴고하는 시간에는 내가 다른 무엇도 생각하지 않고 오직 내 글에만 집중을 한다.
글 퇴고하는 것에만 집중하다가 그 일이 끝나서 정신을 차리면 난 지금 사무실 내 자리에 있는 걸 알아차린다. 잠시 다른 세계에 있다가 현세계로 돌아온 느낌이다. 그 정도로 몰입하고 집중하게 된다. 이런 걸 느낄 때마다 스스로 뿌듯하기도 하고 기분이 좋다.
글 쓰는 동안은 오직 그 순간에만 집중한다. 이렇게 집중하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이 시간만큼은 오로지 내 생각, 내 느낌, 내 감정만 생각하며 나를 만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걸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일처럼 여겼다면, 누가 시켜서 하는 거라면 그냥 누워서 쉬어도 되는 시간에 12시 넘게까지 글을 쓰고 있을까? 전혀 아닐 것이다.
내가 좋아서 하다 보니, 밤에 하든 아침에 하든, 회사에서 짬 내서하든, 어디서 어떻게 하든 이렇게 내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게 너무 좋고 행복하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분명하게 알아가는 것이 행복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기 위한 노력도 나에게 즐거움이 된다.
그저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남들이 해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걸 찾아서 하다 보니
이걸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전혀 아깝거나 힘들지 않고,
행복하다.
이번에 다녀온 강연에 대해서 후기를 열심히 쓰고 있는 나를 보며 이런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가고, 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다른 불필요한 것에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걸 알게 될수록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내 하루를 채우게 된다.
꼭 무엇을 하지 않아도, 가만히 하늘만 보는 것도 좋아하고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것도 좋아한다. 눈 감고 물 소리가 나는 음악을 듣는 것도 좋아한다. 무엇을 하지 않는 시간 또한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많이 알아가는 중이다.
나라는 세계를 계속 탐구해가며,
내 삶을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채우고 싶다.
이게 행복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 안에 들어온 생각과 느낌을 꺼내서 글로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행복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서.
살아가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흘러가는 대로 남들이 하는 대로 그렇게 무의식으로 살고 싶진 않다.
내 삶을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 채워가며 살고 싶다. 무언가를 했을 때 나에게 기쁨이 되는 것들을 기억하고, 내가 뭘 할 때 좋아하고 평안해하는지 알아가며 나에게 집중할 것이다.
이렇게 나에 대해 알아가며 나를 돌보고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채워가는 하루하루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