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이 좋다는 것 말고 내가 좋아하는 것 알기
어제 점심시간에 부서 분들과 같이 식사를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요즘 보고 있는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팀장님은 드라마 ‘이두나’를 새벽에 정주행 하며 다 봤다고 하셨고, 다른 분들은 ‘연인’이 최고라며 재밌게 보고 있다고 했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진 않았지만 기사에 많이 뜨고 유튜브에 하도 많이 나와서 인기가 많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지 않으니 다른 분들이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땐 난 별 얘기를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드라마 이야기는 잠시 나누다가 흘러갔다.
드라마를 보고 안 보고는 지극히 개인의 자유로운 취향이다. 오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나는 이 분들이 드라마 보는 시간에 뭘 했지?’ 하고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난 보통 드라마가 하는 저녁시간에 아이를 재우고 육퇴를 하게 되면 운동하고 글 쓰고 책을 읽는다.
온전히 혼자의 시간을 반드시 가진다. 이 한정된 시간을 내가 가장 만족스럽게 보내는 활동이 운동, 독서, 글쓰기다.
나와 다른 누군가는 이렇게 재미없게 보내나 할 수도 있는데, 난 이 세 가지 활동이 너무 재밌다. 그리고 내가 하는 운동은 실내 자전거를 타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면서 내가 보고 싶은 영상도 본다. 일석이조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루틴이고, 매일 하고 있는 나의 좋은 습관이다.
나는 직장도 다니고 아이도 키우고 있는 워킹맘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시간이 특히나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혼자의 시간을 반드시 가지고, 그 시간엔 내 마음이 원하는 걸 한다.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니 갑자기 내 시간이 너무 없어져서 가끔 찾아오는 나의 개인 시간이 너무 소중했다. 그래서 이 시간에 날 위해 무얼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하게 됐는데 처음엔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당황했다.
잘 쉬고 싶은데 뭘 해야 잘 쉬는 건지, 가만히 있기는 싫고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처음엔 그저 티비를 보거나 목적 없이 유튜브 영상 아무거나 봤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면 허무하고 남는 게 없었다. 내 시간을 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 들고 만족스럽지 않았다.
겨우 가진 나만의 시간인데 그 시간을 내 마음에 들게 보내지 못한 것 같아 항상 찝찝했다. 내 마음은 무언가를 원하는 것 같은데 내 마음이 원하는 게 뭔지 뚜렷하게 잘 몰라서 찾고 찾았다.
그렇게 나에 대한 탐색과 집중이 시작되었다. 내 마음의 소리에 계속 집중했다. 답을 모르는 나 자신만 들여다보는 건 답이 나오지 않아서, 나에 대해서 알기 위해 다른 매체와 사람들의 힘을 빌렸다.
내 마음에 오롯이 집중하는 명상과 마음 챙김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좋은 강연들을 찾아서 듣고 책을 읽었다. 이런 것들이 동기부여가 되고,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자기 스타일로 잘 살아내고 있는 걸 보면서 내 마음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어났다.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며 자극을 받았고, 그 사람들처럼 살아야지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나답게 살 수 있는 삶은 무엇일까 하고 계속 생각하게 되었다.
내 마음의 질문에 내가 대답하고, 잘 모르겠으면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점점 나를 알아가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이 상황을 나는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는지, 내가 내린 정의는 무엇인지, 다른 사람들의 말이 아닌 나는 이것에 대해 뭐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이렇게 내 마음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대상을 관찰하고 바라보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남들이 대부분 좋다고
하는 것을 무조건 따라가지 않고,
내 마음에게 물어본다.
나는 이걸 하고 싶은가,
내가 이걸 해서 만족이 있나
하는 등 내 마음을 확인하고 좋으면 하고,
내키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
명확하고 단순해졌다.
지금 나는 드라마를 보는 것보다 책으로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는 게 너무 즐겁고 신난다.
나도 좋아하는 드라마가 생기면 꼬박꼬박 챙겨가며 본방사수도 하고, 몰아서 보기도 한다. 좋은 드라마는 좋은 책을 읽은 것과 같아서, 내 가치관과 생각에 좋은 영향을 준다.
그러나 요즘엔 챙겨보고 싶은 드라마가 없어서, 책을 챙겨 본다.
어제는 ‘빅 히스토리’를 한 달 반에 걸쳐 다 읽었고, ‘이기적 유전자’도 최근 일주일 동안 다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 이연 님의 에세이는 오늘 한 시간 만에 다 읽었다.
과학, 인문학, 에세이,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세상을 책을 통해 알게 되는게 너무 즐겁다. 책을 읽고 나면 나에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하나 더 가지게 되는 것 같아 좋다.
지금 책장에 보려고 사놓은 책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을 보면 앞으로 읽을 생각에 설레고, 다 읽은 책을 보면 이 책은 나중에 또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에 즐겁다. 같은 책도 두 번 세 번 보면 볼 때마다 다르게 알게 되는 점들이 있다.
책은 읽을수록 점점 더 깊게 우러나오는 마음의 지혜와 배움이 있다. 이제는 내 마음이 좋다고 하는 것에 행동으로 답한다.
그러다 보니 내게 주어진 시간을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채워가고, 5분이든 1시간이든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 나면 마음이 충만해진다.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에너지를 아끼게 된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안 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내가 무엇을 안 해야 하는지 찾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서는 내가 무엇을 안 좋아 하는 지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어쩌면 지금 불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의 시간을 갉아먹고
에너지를 휘발 시켜 버리는 것들을
잘라내면 내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가 남게 된다.
그렇게 해서 넷플릭스 시청은 뒤로 물러났고, 글쓰기와 독서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 저녁마다 글쓰기와 독서를 하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하다.
내가 좋아하는 삶을 사니, 내가 맡은 역할에도 더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라는 중심이 잡혀 있으니 내가 해야 할 엄마, 아내, 직원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할 수 있는 것 같다.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외부 환경에 쉽게 흔들리지 않으며 남이 좋다고 해서 하는 삶이 아닌, 내가 좋아하고 내가 만족하는 삶을 살고 싶다.
남들이 드라마를 보니까 나도 봐야지가 아닌, 내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드라마를 보고,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내 삶이 좋다.
글쓰기와 독서를 하며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좋다. 내 마음이 좋다고 하는 것에 반응하며 행동하는 내가 좋다.
그 무엇이 되지 않아도 그저 나로 사는 내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