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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Oct 13. 2023

브런치 작가된 지 126일 동안 120개의 글을 올렸다

그저 좋아서 꾸준히 했습니다

10월 12일 기준으로 브런치 작가된 지 126일째이고, 내가 브런치에 올린 글이 지금까지 총 120개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 너무 기뻐서 디데이 어플에  브런치 작가된 날을 등록해 놓았다. 그래서 내 폰 화면엔 아이가 태어난 날, 남편과 연애를 시작한 날과 같이 브런치 작가 된 날이 나란히 줄을 이루고 있다.


매일 디데이 숫자를 들여다보는 건 아닌데, 그래도 기념하고 싶은 날이라 등록을 해놓고 무심코 오늘 보게 됐는데, 내가 브런치 작가된 지 126일이 되었다고 나와 있었다.


그리고 내가 브런치에 올린 글 수를 보니 120개여서 깜짝 놀랐다. 브런치에 거의 매일 글을 올린 것이다.


그동안 글을 쓰면서, 어떤 양을 정해두고 쓴 것도 아니고,  매일 1일 1글 해야지 했던 것도 아니다. 그런 계획은 전혀 없었다.  난 그냥 내가 좋아서 좋아하는 글을 썼다. 이렇게 그냥 하다 보니 어느새 126일 중에 120개의 글을 올린 것이다.


이제 글쓰기는 내 하루 루틴에서 빠지지 않는 중요한 일상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난 어릴 때부터 일기를 매일 써왔다. 내가 브런치 작가가 되기 전부터, 블로그를 시작하기 이미 오래전부터 나는 글쓰기를 계속 매일 해왔던 것이다.


평범한 매일의 일상을 적는 다이어리가 있었고, 기억하고 싶은 일이 있는 날은 노트일기장에 적었다. 이렇게 일기 적는 생활을 꾸준히 해와서, 브런치와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매일 일기 쓰던 습관처럼 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일기 쓰기가 나도 모르게 글쓰기 근력을 키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하루 마무리 하는 밤 시간에
 글을 쓰지 않으면
그날 꼭 씻지 않고 자는 것처럼
뭔가 아주 찝찝하고
불편한 마음이 든다.
글을 쓰면서 그날의 내 마음을 꺼내고,
들여다보고 정리해야
비로소 그날 하루를
개운하게 잘 마무리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만나는 글쓰기는 안 하면 안 되는 소중한 일상이 되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어느새 많은 글이 쌓였다. 그리고 올린 글의 숫자가 내게 주는 의미는 꾸준함이다. 이 숫자를 보고 ‘나 정말 꾸준히 글을 썼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좋아서, 꾸준히 글쓰기를 하는 것 자체가 매일 글을 쓸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고 내 삶의 활력이 된다.




그리고 글이 이만큼 쌓이다 보니 또 하나 느끼는 것은, 브런치는 통계에 들어가면 내 글을 본 사람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들어왔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검색으로 들어왔다면 유입 키워드가 무엇인지가 나온다. 올린 글 수가 적었을 때는 유입 키워드도 잘 없었는데 어느새 글이 쌓이다 보니 다양한 키워드로 내 브런치에 방문해 주시는 분들이 생긴다.


내 글이 검색 키워드와 연관되어 읽히는 기회들이 생긴다. 이런 현상이 신기하다.

10월12일 유입키워드


그리고 ‘이런 것도 검색해서 들어온다고?’ 하고 의아한 것들도 있다.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하고 다 다르다. 내가 올린 글을 난 전혀 생각지 못한 이런 키워드로 읽게 되는 분들을 생각하면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내가 신기하게 여긴 몇 가지 키워드는 1. 바리깡 2. 황매산맛집 3. 창녕 토끼동산이다.

거의 항상 있는 키워드

1. ‘바리깡’ 은 남편의 뒷머리를 내가 바리깡으로 정리해 준 적이 있었다. 그 이야기를 글로 올렸는데 생각보다 자주 바리깡이란 키워드가 보였다. 바리깡을 검색해서 들어오는 분들이 꽤 많았다. 바리깡을 왜 검색하는 거지? 싶다가 웃음이 나오고, 신기했다.


2. ‘황매산 맛집’ 은 시댁이 황매산이 있는 합천이라 몇 번 시댁 이야기를 적었다. 그리고 한 번은 시댁 어른들과 같이 합천의 돈가스집에 아이와 같이 가서 맛있게 먹었던 이야기를 적었는데, 황매산 맛집을 자주 찾는 분들 덕분에 그 글이 읽힌다.


3. ‘창녕 토끼동산’은 수지와 같이 창녕에 토끼동산 갔던 날을 적었는데, 이 키워드도 정말 자주 보인다.


이걸 보면서 사람들이 맛집이나 아이랑 갈만한 곳을 블로그에만 검색하는 게 아니라 브런치에서도 많이 검색하는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 브런치 글 유입 키워드에 가장 자주 보이는 키워드는 ‘블로그와 브런치 같은 글’이다. 내가 브런치와 블로그에 같은 글을 올리는 이유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브런치 작가님들 중에 블로그를 하시는 분들도 많아서인지, 이 내용으로 자주 검색되어 글을 읽고 가시는 것 같다.


https://brunch.co.kr/@lalla1021/119



난 인기 키워드를 조준해서 글을 쓰지는 않는다. 정말 평범하지만 소중한 나의 일상 이야기를 올릴 뿐이다. 그런데 내가 쓴 소소한 일상 글 중에 누군가는 궁금해서 찾아보는 키워드와 연결되는 글이 되기도 하고, 도움이 되는 글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하다.


그리고 이렇게 무언가를 검색해서 내 브런치에 오셨다가, 다른 글도 읽고 가신다. 이걸 알 수 있는 건 그날의 인기 글 순위에 들어가서 보면 검색어와 관련된 글의 순위가 아래에 있고, 차례차례 다른 글이 위로 순위에 있다. 검색어와 부합하는 글 조회수가 1이면 순위에 있는 다른 글도 조회수가 1이라고 되어 있다.


난 조회수가 높지는 않아서, 이런 소소한 조회수로 누가 들어와서 하나 보고 다른 것도 읽고 가시는구나 하고 알 수 있다. 그 사실을 생각하면 기분이 참 좋다.


나도 다른 작가님 브런치에서 우연히 글 하나 보고 다른 글도 재밌게 쭉 읽어 내려간 경험이 있다.


그런데 내 글도 누군가 우연히 들어왔다가 하나하나 여러 개 글을 읽어주시고 간 흔적을 보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해진다.


숫자에 연연해서 통계를 보는 건 아니다. 유입키워드를 보는 게 재밌어서 보게 된다. 오늘은 누가 무엇을 검색해서 내 글을 만나셨을까 하는 생각에 설레는 궁금증을 가지기도 한다.


그리고 내 글이 아주 작게나마 도움이 되거나, 공감이 되었다면 참 좋겠다 하는 바람을 가진다.


글을 통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도
영향을 주고받는다.
전혀 모르는 사람의 삶과 생각을
읽으면서 힘을 얻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한다.
정말 신기한 글 세상이다.


글을 통해서 우리 모두가 연결돼 있는 것이 신기하고 놀랍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들이지만 글을 보다가 ‘나도 이런데’ 하고 공감이 될 때는 사람들 다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하며 나와 다른 세계를 사는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매우 크다.


이런 즐거움은 나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고, 생각의 전환을 하게 해 준다.


글 세상에 들어와 있으면 나의 세계가 더 넓어지는 것 같다.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고, 더 넓은 마음을 갖게 된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사람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저 지금처럼 오래 꾸준히 좋아하는 글을 쓰고 싶다. 어떤 목표달성을 위해 쓰는 글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내가 좋아하는 순간에 대한 글을 꾸준히 쓰는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브런치 작가가 된 지 1000일이 됐을 땐 1000개의 글이 쌓여있을까? 그땐 또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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