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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수집가 Jun 26. 2023

작가 된 지 2주 만에 두 개의 글이 다음에 노출되었다

글쓰기가 새롭게 열어주는 내 세상

브런치 작가 된 지 2주 만에 두 개의 글이 다음 메인에 노출 되어 갑자기 폭발하는 조회수를 경험했다. 며칠 전에 올린 '만 3살 아이의 친구관계'가 두 번째 노출된 글이다.

https://brunch.co.kr/@lalla1021/49


처음에 이 경험을 했을 때, 내 인생에 처음인 일이라 너무 신기하고 감격적이기도 하고, 브런치 작가에 세 번이나 떨어지고 네 번째에 붙은 내가 작가가 되자마자 얼마 안 되어 다음에 글이 노출되니, 그동안 작가에 떨어지면서 겪은 약간의 씁쓸했던 마음을 다 보상받는듯하고,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작가 도전하기 너무 잘했다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그냥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늘 혼자 보는 다이어리에 글을 끄적이다가 다른 사람들이 다 볼 수 있는 공개적인 곳에 글쓰기를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늘 혼자 생각하고, 혼자 기록하고 나의 느낌과 감정을 나만 보는 곳에 적었다.


그리고 글 읽는 것도 좋아하여,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브런치에 들어와 많은 작가들의 좋은 글을 읽는 것이 취미 중 하나였는데, 나에게 영감을 주고 용기를 주고 긍정의 힘을 주는 글들을 읽다가 어느 순간, 나의 일상도 나의 글도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작은 행복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이 전하는 선한 영향을 자주 받고, 글에서 힘을 얻는 게 일상인 나로서, 나도 글을 써보고 싶다는 마음에 불이 붙고 나서는 그 마음이 식지 않고 계속 글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타올랐다.


글쓰기에 관심이 생기니, 이전엔 그냥 위로받고 힐링받으려고 읽던 글이 예사로 보이지 않고,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문장 구사력이나, 표현력에도 더 관심이 생기고, 글쓰기 관련 책도 읽게 되었다. 글쓰기에 대한 책을 읽으니, 글쓰기에 대한 꿈의 씨앗을 품은 내 마음에 거름이 되어 씨앗이 꿈틀대며 싹을 피우는 것만 같았다.


글쓰기기 더 간절해지고, 글로 전하는 가치 있는 그 세상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져서 처음에 일단 무작정 브런치 작가에 지원했다. 그 당시엔 글쓰기를 브런치에서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한우물만 파듯이 브런치 지원했다가 떨어지고, 떨어지고 나서는 브런치에 지원할 때 내가 저장한 글을 오픈해야 하는 데 그 글을 다른 소재로 잘 적어보려 애썼던 것 같다. 나름 이런 글을 적으면 그래도 관심을 좀 받지 않을까 싶어서 내가 생각할 때 괜찮은 소재의 글을 저장하고 작가 신청을 해봤는데, 또 떨어졌다.


간절히 원하는데 떨어지니, 서운한 마음도 들고 브런치는 누구나 지원은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되는 곳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회사 면접 보는 것도 아닌데, 회사 면접에서 떨어진듯한 쓰라림도 느꼈다. 아무래도 불합격 통보를 받으니 내가 글을 쓸 자격도 안 되는 건가, 어떤 자격이 있어야 될 수 있는 건가, 브런치도 결국 학력이 좋고 경력이 좋은 사람을 뽑아주는 건가 하며 별 생각을 다 했다. 떨어진 게 일단 속상하니 어떻게든 이런 이유들을 찾아서 나를 보호하고 위로해주고 싶었나 보다.


내가 봐도 브런치에는 너무 대단한 사람들이 많았다. 내가 이런 분들의 경험과 글을 브런치를 통해서 볼 수 있다는 게 영광스럽고 신기하고 값진 글만남이 되는 그런 분들이 정말 많다. 책을 통해서 내가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나고, 역사 속 인물도 만나는 것처럼, 브런치도 각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귀한 만남의 장이다.


브런치에 이렇게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보게 되니, 나같이 평범한 사람은 작가를 할 수 없는 건가 하고 생각했다. 약간 속상했다. 브런치에 지원할 때 나같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도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걸 스스로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 나의 글쓰기는 어떤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일단 마음만 크게 앞선 상태였던 것 같다.


마음은 간절한데 브런치는 나를 떨어뜨리기만 하니, 생각을 바꿨다. 글쓰기는 꼭 브런치에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블로그에 글을 써보자 하고. 블로그는 어떤 승인절차도 없이 내가 만들고 싶은 블로그를 만들어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으니, 일단 내 맘대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편하게 블로그에 올려보자 하고 시작했다.


작가 승인을 받아야만 하는 브런치는 아직 나에게 너무 높은 벽 같았고, 간절히 원하는 마음만으로는 될 수 없는 브런치가 한편으론 야속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 속상한 마음을 달래고자 생각한 것이 블로그였다.


블로그에 글쓰기로 마음을 먹고 오래전에 자료 저장용으로 만들어놓은 블로그를 다시 들어갔다. 막상 블로그를 시작하려니 이것도 막막했다. 뭐든 처음 시작에 밀려오는 막막함은 비슷한 것 같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면 되는데, 어떤 주제로 해야 할지, 뭘 그려야 할지 아예 감이 안 잡히는 상태.


그런데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고 또 주저하며 미루다 가는 아예 글쓰기에 대한 꿈을 놓게 될까 봐, 그냥 아무거나 생각나는 대로 일단 글 하나를 올려야겠다 생각했다.


블로그에는 그냥 나만 보는 곳, 평소에 늘 쓰는 일기를 블로그에 쓴다고 생각하며 아무렇게 편하게 써보자, 다른 사람 의식하지 말자라고 생각하고 정말 그날 생각난 아무 글이나 써서 올렸다. 글을 편하게 쓰기 위해서는 남을 의식하는 마음과 잘하려는 마음을 내려놓는 게 가장 우선이었다. 그 마음을 내려놓으니, 글 쓰는 게 좀 편해졌다.


내 블로그는 내 글을 평가받는 곳이 아니라, 그냥 내 마음의 것들을 꺼내놓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매일 내 안에 들어오는 많은 생각들을 정리하는 곳, 하루에도 여러 가지를 통해 어떤 생각이 들어오고 감정이 생기고 기록하고 싶은 것들도 많이 생기는데, 내 안에 들어온 것들을 아웃풋으로 내서 정리하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며 블로그에 편하게 매일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글을 올리다 보니, 점점 이웃도 늘어나고, 댓글로 소통하는 이웃들도 늘어나고, 내 글에 관심을 가져주고 응원해 주고 칭찬해 주고 공감해 주는 분들이 늘어났다. 그런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는 게 얼마나 큰 감사이고 행복인지 매일 느끼며 계속 글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혼자 보려고 쓴 글이었는데, 누군가 봐주고 내 글에서 어떤 마음을 느껴주시고 행복을 느껴주시니, 내 글이 가치 있는 글이 되고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신기한 건, 내가 쓴 글을 내가 볼 때 느끼는 마음이었다. 글을 쓰는 주체로 글을 쓰는 당시는 잘 모르는데, 글을 다 쓰고 시간이 지나서 내 글을 보면 나를 새롭게 발견하는 느낌이기도 하고, 내 삶을 제삼자의 눈으로 보게 되는 것이 신기한 경험이었다.


나의 기록이 내 삶을 말해주고 있었다.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사는지 이런 것들을 내가 쓴 글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글은 곧 나다. 나의 기록은 내 삶의 역사다.


글을 쓰며 내 삶을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기도 하고,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어딘지 보게 된다. 누군가의 평가로 내 삶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의 눈으로 내 삶을 보게 되니 나에게 더 집중하게 된다. 타인의 기준이 내 삶의 기준이 되지 않고, 내 마음 중심을 잡고 나 스스로 내 마음을 살피고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삶을 살아나간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내 삶의 의미를 내가 만들어 나간다. 내가 더 단단해지고,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있다는 걸 글쓰기를 통해서 확실히 느낀다.


이런 마음들을 느끼며 매일 블로그에 글을 올리다 보니, 글을 쓰는 매 순간이 행복했고, 쓰고 나서는 오늘 하루 내 마음을 정리했다는 마음에 뿌듯함과 성취감도 있었다. 모든 면에서 글쓰기는 내 마음을 더 건강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글들을 보니, 내가 어떤 글들을 주로 쓰는지가 보이고 내가 무엇에서 행복을 느끼고 내가 어떤 글을 쓰고 싶어 하는지가 보였다. 내 글의 색깔을 보고 난 후, 늘 마음에 품고 잇었던 브런치에 지원했다.


네 번째 지원할 땐 나의 이야기가 많이 쌓여있는 상태였다. 붙을 거란 자신은 없었다. 오히려 예전에 아무 글도 없이 지원을 했을 때보다, 블로그에 글이 많이 쌓였을 때 더 마음을 비우고 지원을 한 것 같다. 그런데 그다음 날 바로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날의 기쁨을 잊을 수 없다. 오랫동안 간절히 바랐던 꿈이 이뤄진 느낌, 한 번에 쉽게 붙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 더 값지게 느껴진 합격이었다.


'나도 이제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됐구나' 하는 것이 내가 올해 지금까지 이룬 성취 중에 가장 큰 성취였다. 그리고 글쓰기가 좋아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글을 쓴 나 자신을 스스로 잘했다고 토닥여주었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한 노력은 절대 그냥 버려지지 않았다.


내가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나를 도와준다는 시크릿의 명언이 떠올랐다. 그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볼 때, 내가 뭔가를 간절히 바라면 그것과 연관된 것에 나의 에너지를 쓰게 되고 집중하게 된다. 나의 생각과 실행이 일치하게 되고,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에 쏟는 마음이 커지다 보면 그와 관련된 일들이 계속 나에게 일어나고, 정말 온 우주에서 나를 돕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단순히 원하기만 한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원함과 동시에 그 간절함으로 인해 내가 행동하고 노력하게 되는 것들이 점점 커진다. 내가 글쓰기에 마음을 들이고 집중하니, 내가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어떤 힘이 나를 이끌어준다. 글과 관련된 콘텐츠가 계속 내 눈에 들어오고, 매일 나의 일상이 글감으로 빛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나의 아이폰 메모장에 글을 쓰려고 모아둔 아이디어와 글감으로 가득하다. 그 어떤 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유심히 보게 된다.


내 삶 자체가 다 글감이다. 이런 마음으로 보는 세상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모든 것이 글감이 되니, 매일 보던 하늘도, 매일 걷던 길도, 하나의 글감이 된다.


글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마음을 전하고 받는 경험이 너무 소중하다. 글 한 줄로도 사람의 마음에 행복을 주고 용기를 줄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삶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는 삶이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방향인데 글을 쓰면서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브런치 작가가 된 지 2주 만에 두 개의 글이 다음 메인에 내 글이 올라가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는 경험을 통해, 블로그와 브런치의 다른 점을 느끼기도 한다. 블로그는 메인에 노출되려면 일단 엄청난 조회수와 내용에 화제성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브런치는 이제 글을 쓰기 시작한 신입작가의 글도 다음 메인에 노출시켜주고 관심을 받게 한다. 많은 관심은 득이 될 수도,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어쨌든 가장 좋은 것 한 가지는 내 글이 관심을 받음으로 인해 글을 꾸준히 쓰고자 하는 의지에 더 힘이 실리고 동기부여가 확실히 된다는 것이다.


나에게 구독자가 많지 않아도, 글을 쓴 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이런 눈에 보이는 숫자가 높지 않아도 브런치에서는 이런 숫자적인 조건과 상관없이 내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보일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준다.


'심플하게 산다'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한 끼 식사의 50퍼센트는 음식 맛에 있고 50퍼센트는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달려 있다"

이 글을 읽으며, 브런치가 생각났다. 내 마음에 품고 있는 이야깃거리들이 있는데, 내 마음 서랍에 어떤 내용들이 들어있는지가 50퍼센트고, 이걸 잘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 브런치 같다는 생각. 이렇게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는 브런치라는 그릇에 나의 이야기를 정성스레 담아내고 싶다.


여태껏 글쓰기로 상을 받아본 적은 초등학생 때 딱 한번, 목우촌에서 주최한 어떤 글쓰기 대회였는데, 거기서 입상하여 상으로 목우촌 햄세트를 받아본 적이 있다. 그 기억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 걸 보면 글이 뭔지도 잘 몰랐던 초등학생이었지만 그때도 내 마음 어딘가에 글을 쓰고자 하는 꿈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는 글쓰기 대회에 나가지 않기도 했지만, 상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내 글이 두 번이나 다음 메인에 올라가는 일이 내 인생에 대단한 상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상을 자주 받아본 경험이 없는 아주 평범한 사람으로서, 이 일은 나에게 이만큼이나 크게 와닿았다.


브런치 작가들이 글쓰기 경쟁을 하는 거라곤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글을 쓰고 싶은 열망이 있고,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나라는 존재를 글을 통해서 드러내기도 하고, 글을 통해 나의 존재를 확인하기도 한다. 내가 쓴 글을 스스로 보면서,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 하고 알게 되기도 하니까. 글은 나 자체다.


나 자신인 이 글이 브런치를 통해 세상에 나와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가 되고 읽어주는 사람이 있는 것의 가치가 매우 크다. 글쓰기를 하면서 내 삶이 더 소중하고 가치 있다는 것을 알아간다. 내 삶이 소중해지니, 다른 사람의 삶도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함부로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의 모든 삶이 고유하고 소중하다. 나도 글쓰기를 하며 매일 내 삶을 정성스럽게 살아가고 있다. 하루를 돌아보고, 내 마음을 돌아보고, 내가 느끼고 생각한 모든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내 옆에 있는 사람들, 내가 매일 보고 듣는 것들을 유심히 보게 된다. 이 모든 것이 나의 삶과 연결되어 있고, 나라는 우주를 만들어준다. 내가 사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글감이 된다. 내가 사는 하루하루의 페이지를 정성스럽게 채워나간다.


글쓰기에 마음과 에너지를 들이니, 내 인생의 알고리즘이 계속 글에 관한 것들을 보여준다. 내가 계속 글쓰기를 할 수 있도록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하고,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새로운 눈을 뜨게 한다. 나는 지금 내 삶이 너무 좋다. 내가 간절히 원하고 바라는 것들에 나의 마음과 정성을 다하며, 하루하루 감사하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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