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볼
먼지가 걷히자
너는 조용히 글러브를 꺼냈다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공이 오가고
우리 사이 거리는 멀어졌다
그만큼 자란 너는
이젠 묵직한 속도로 내 손에 닿는다
공의 길은
한 번도 같았던 적이 없었다
길게, 낮게, 빗나가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했다
그래도 우리는
늘 다시 찾아
다시 던졌다
살다 보면
방향을 잃는 날도 있겠지
괜찮다
다시 던지면 되니까
다시 찾으면 되니까
오늘 너의 공은
외갓집 가는 길처럼
가볍고 기쁘게 날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