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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병찬 May 09. 2021

학습의 복리

경험이 들어왔을 때 얼마만큼의 배움으로 연결될 수 있는가

복리(Compound interest)는 경제/금용학의 주요 개념 중 하나이며, 흔히 투자의 기초가 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우리가 말하는 장기투자의 원칙과 같은 복리는 원금과 이자 모두에 대해 이자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개념으로,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가 붙는 단리의 개념과 비교된다. 이자에 이자가 붙게 됨으로 자산이 늘어나는 속도는 자연스럽게 가속도가 붙게 된다.


복리의 마법은 이자가 붙는 그 base가 함께 증가함에 있다. 10%라는 이자율이 적용되는 원금이 100원인 것과 110원인 것은 처음에는 그 차이가 미비할 수 있지만 10년이 지난 후에는 이미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 격차는 벌어질 뿐 아니라, 앞으로 계속해서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기본적인 복리의 개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는 심해진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자연스럽게 지식을 쌓는다. 지식을 쌓는 방법은 책이 될 수도 있고, 여행이 될 수도 있고, 유튜브 콘텐츠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언제나 더 많은 새로운 지식과 학습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기도 하며, 때로는 남들과는 차별화된 지식을 쌓아 스스로를 우위에 위치시키려는 행동도 무의식 중에 한다. 반드시 남들보다 더 많은 지식을 쌓는 것이 목적이 아닐 수도 있으며, 스스로와 경쟁 또는 자극을 주기 위해 학습하려 할 수도 있다. 우리가 지식을 학습하는 흐름과 속도는 어떤 식으로 형성될까?


우리가 학습하는 흐름은 어떤 식으로 형성될까?


우리가 학습하는 모든 방법과 매개체들을 통틀어서 배움과 학습으로 연결되는 그 순간을 경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 순간이 왔을 때 우리는 새로운 지식을 주입받게 된다. 하지만 학습은 단순히 강의자가 또는 글이나 영상이 주입시키는 새로운 지식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해당 지식을 우리가 마주했을 때 하는 모든 생각과 고민, 경험의 통합에서 학습이 발생한다. 따라서 학습은 1. 새롭게 주입되는 지식 2. 지식으로 파생된 내면의 생각에서 발생하게 된다.


이 개념이 기본적인 복리의 개념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경험이 들어왔을 때, 이와 연결 지어서 생각할 수 있는 베이스에 따라 추가 학습이 발생하는 것. 이 추가 학습이 발생하는 베이스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투자의 신 워런 버핏 또한 "지식은 복리와 같이 쌓을 수 있다"라고 말한 것처럼 그 개념은 간단하면서도 강력하지만, 그 가치를 깨닫고 실천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이 베이스는 제한이 되어있지 않다. 이공계에 특화된 학습을 한 사람은 그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고, 문학과 관련된 경험을 쌓아온 사람은 해당 분야에서 추가 학습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두 가지 분야에 지속적인 경험과 관심을 가져온 사람은 전방위적으로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 만약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을 봤다면 그는 블록체인의 핵심 기술인 분산 장부와 기본적인 암호화폐의 개념에 대해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내용을 들었을 때, 그동안 그 사람이 고민하고 경험했던 내용들이 통합되게 된다. 분산 장부 또는 탈중앙화라는 시스템은 그동안 레거시와 같이 유지되는 전통에서 멀어지고 실리를 추구하는 MZ세대들의 행태와 연결될 수 있다. 투명한 자금 흐름의 기반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은 그동안 많은 부정부패가 발생했던 국가 간 원조에 새롭게 활용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가상화폐의 개념은 놀면 뭐 하니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우리가 점점 접했던 메타버스, 멀티버스의 개념과 합쳐질 수 있다. 최근 비트코인으로 인해 발생한 벼락부자, 벼락 거지의 개념은 사회에서 그동안 고민했던 기회의 불평등과 연결될 수 있다.


나는 단순히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내용을 학습할 뿐이지만, 내 머릿속에서는 이로 인해 여러 가지 파생된 생각과 고민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또한 다른 형태의 학습이다.

학습 역시 복리의 개념과 동일하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평소에 하는 경험에 좀 더 촉을 세울 필요가 있다. 우리가 흘려보낼 수 있는 일상적인 하루하루가 우리가 무언가를 느끼고 학습할 수 있는 순간이 된다면 어떨까? 우리가 매 순간을 무의식 중에 보내는 것이 아닌 의식하고 인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추가적인 학습의 효과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거대해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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