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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Jun 24. 2024

연쇄 실연 17범의 고백 10-1

메인프레임의 대책

(출처: Co-Pilot, Designer, Dall.E3)


10-1 메인프레임의 대책


"메인프레임"은 언제나와 다름없이 이렇게 벌어진 상황에 당황하지 않고 오랜 경험과 인맥을 통해서 축적되어 온 자신의 해법을 돌아봤다. 천천히 깊게 심호흡을 하는 것만으로 심적 안정을 되찾았다.


쌓아온 지식의 너비와 깊이는 그런 쪽에 더 많은 비중을 갖고 있었다. 그에겐 조직을 관리하는 것은 그 조직이 해야 할 일의 내용물을 자세히 알아서 향상하거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영향력과 권위를 확대해서 상명하복의 조직 체계를 확실하게 만들고, 조직원 간의 위계서열을 확실하게 해서 자신의 심복이 최대한 큰 권한을 갖고 하방을 제압해서 다스리는 것이 중요했다.


물론, "핸들러"를 군대 조직의 일종으로 본다면 그 같은 관리 방법은 들어맞는 것이었겠지만, 군국주의 시대의 국가도 아닌 한국에서 행정과 입법, 사법까지 휘어잡는 위치까지 간 조직에겐 아니었다.


주체할 수 없는 권력을 잡았지만 그 권력을 통해서 뭔가 다른 것을 해볼 역량이 없고, 그럴 생각조차 전혀 해본 적이 없는 그가 택했던 것은 내외부의 권력을 더 키워 자신과 심복의 부정축재를 확대하는 거였다.


적은 인력 등을 빌미로 해외로 업체를 이전하거나 아웃소싱해서 저가의 해외 인력을 직간접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가속화되었지만, 그게 국가 경제를 위태하게 만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줄어든 인구와 더 치열해진 경쟁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국민은 뿔뿔이 흩어졌기에 하나의 힘을 이루기 어려워졌다.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국내외 기업에게 특혜를 주면서 받는 뇌물만이 중요했다.  


여기에 더해서 국가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막대한 권한을 사용해서 자신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지만 표면적인 관계는 나타나지 않는 기업의 주가나 부동산 가격을 올려주고 보상도 받았다.


이렇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통해 탐욕스럽게 재산을 증식하고 부정부패를 확대해도 "핸들러"라는 집단의 "메인프레임"은 익명의 존재 중에 하나였기 때문에 항상 안전했다. 여론이 성립되지 않도록 숨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어차피 이 나라가 망하든 말든 한국인이 종말을 맞든 말든 "핸들러" 일을 하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인 것일 뿐 그 범위에서 조금 더 나아간 타인의 이익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제길. 그 녀석과 자식 놈이 제대로 못해낸 모양이구만. 어쨌든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 시나리오 중에 하나일 뿐이니까. 어차피 이 사회에 제대로 영향력도 갖지 못한 녀석이 잡힌 건데. 잘라버려."


그의 옆에는 그의 충실한 심복인 "마더 보드"가 있었다. "LOSER17"의 아버지가 "메인프레임"을 설득해서 시작한 작전이 사실은 내내 마음에 안 들었던 그는 이렇게 된 것이 내심 다행스러웠다.


"알겠습니다. 어차피 이렇게 될 확률이 될 확률보다 훨씬 높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원 지원도 그냥 녀석의 일부를 도려내서 안드로이드 분신으로 만들어 제공하고, 퇴역한 핵잠 "삼별초"를 쓴 건 여차하면 원격 침몰시켜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서였던 거잖습니까"


"영상 속에서 이미 둘 간의 관련성이 드러나 버렸어. 이 상황에서 "삼별초"를 침몰시켰다간 더한 의혹을 남기게 될 수 있어. 침몰시킬 타이밍은 벗어났다. 그냥 저놈이 자기 혼자 한 걸로 몰아야 돼"


"이미 그 녀석 계좌에 "K"국으로부터 거금이 들어간 것으로 레코드는 만들어놨습니다. 그가 드나들었던 술집의 사장에게 이주비용을 줘서 그곳에 보냈고, 그 나라 공무원이란 일자릴 줬어요"


"이 나라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국가는 '러시아'이고 '북한'과의 국교가 정상화되어 있으니 관련성을 '좌파'에 실을 수가 있겠구먼. 지금은 아무도 관심 없는 "이념"이야기지만 없는 것보단 나으니"


""K"국 대통령이 금괴로 1톤 정도를 제3국의 일인자 계좌로 입금해 줘야지만 기밀을 유지하겠다는 협박을 해왔는데요. 어떻게 할까요?"


"700kg까지 제공 중량을 줄이고 300kg은 다른 걸로 땜빵하겠다고 해"


"한국정부 금융 보증으로 한국 기업집단의 "K"국 내 핵융합 발전 설비 완공 후 대금 입수 년을 5년 내로 잡고 있는데, 이걸 10년으로 늘리고 대금을 30% 내려달라고 합니다"


 "내가 그때까지 "메인프레임"을 계속할지도 모르는데 뭐 못할게 뭐가 있나. 해당 기업 집단 중에 가장 큰 회사의 총수에게 연락해서 그 사업 컨소시엄을 해체해서 그 회사 참여 비중을 독점에 가깝게 늘릴 테니 대금을 40% 할인하고 대금 입수년을 12년으로 연장하라고 해. 알아서 잘하란 말도 같이"


"컨소시엄 해체 이유는 뭐로 만들겠다는 이야긴지 묻네요“


“인공지능으로 집중해서 몇 명 데이터를 털면 접대비 받아 챙기거나 술 마시고 제대로 영수 처리 안 한 놈이 각 회사별로 하나씩은 나올 거야.


이런 비윤리적인 직원 관리 문화가 있는 기업에겐 이런 기회를 주지 않기로 "K"국 정부의 윤리규정이 업데이트되었고, 우리도 동의했다고 설명해"


"대금 할인폭이 너무 크다고 합니다. 대금 입수년에 대해선 파이낸싱 차원에서 최소 2년은 줄여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해왔고요"


"30%로 줄여줄 테니 대가로 5%는 이전에 알려준 좌표와 인적 정보로 주식 증서를 보내라고 해. 2년 줄이는 것은 이야기해서 해결되었다고 해주고"


"이번엔 누가 이 주식을 받는 건가요? 이런 "K"국 정부와의 밀약이 나중에 드러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까?"


"내 학교 동창이 경영하는 회사의 계약직 임원이야. 그 회사를 더 다니고 싶다면 나중에 어떤 방법으로든 나에게 이 주식을 양도하게 될 거야. 단, 내가 은퇴를 하거나 축출된다면 말이지.


그리고 밀약이란 거 말이야. 이거 어떤 방식으로든 시간 지나면 드러나게 되어 있어. 그걸 미리 막으려다가 일이 안될 바엔 들켜도 문제없게 생긴 돈을 회수 불가 상태로 만드는게 중요해"   


(출처: Co-Pilot, Designer, Dall.E3)


"알겠습니다. 꽤 안전한 분들을 많이 알고 있네요. 혹, 들켜서 법집행을 받게 되어도 다시 돌려주지 않게 만들면 된다는 이야기인 거군요"


"금융 범죄에 대한 이 나라의 유구한 전통을 모르는 척 하지 말게. 일단 저지르는게 무조건 이익이 되는 거니까. 법집행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끼친 해보다 더 적은 댓가만 지불하면 된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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