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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Jun 17. 2024

연쇄 실연 17범의 고백 9-3

마스터 바꿔치기

(출처: Co-Pilot, Dall.E3)


9-3 마스터 바꿔치기


"마스터"가 특별하게 자신의 채널의 핵심이 될만한 자신의 네트워크 채널을 "LOSER17"에게 집중해서 연결하고 있다가 순식간에 모든 보안을 해제당하고 벌거숭이처럼 취약해져서 소멸된 뒤에 "LOSER17"이 "코발트"가 완전히 붕괴시킨 "마스터"의 통제권에 손을 대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가 "마스터"의 역할을 대신하기로 결정을 하자마자 마치 "왕자와 거지" 동화나 오래전 한국 영화 "광해"처럼 서로 다른 존재끼리 신분을 바꿔치기하는 것이 순식간에 가능해졌다.


(출처: Co-Pilot, Dall.E3)


'어차피 대중에겐 '마스터'가 '인공초지능'인지 아닌지를 검증하는 것이 크게 중요하지 않을 거라고 '메인프레임'은 오랜 정치역학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통찰하고 있었다. 그의 통찰 위에, 그 '인공초지능'이 심지어 그냥 '사람'이라고 해도 의심을 갖지 않으리란 확신을 더 올려봤을 뿐이다.


'아버지, 이제 대국민 송출 방송이 라이브로 시작돼요.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다른 국가도 이번 소식은 '한국의 종말'이냐 아니면 '새로운 미래'의 시작이냐라는 토픽이라 명목상 관심 있네요'


'아까 이야기한 대로 난 이미 '마스터'로서 너를 처단한 상황이야. 그걸 증명할 영상을 만들어서 보내줘. 내 발표 시간은 30분가량이야. 15분 정도는 그 영상이 나오기 전까지 다른 이야길 할게'


'LOSER17'은 '마스터'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커피색 머리의 아버지'의 공장으로 진입해서 연결되어 있는 PD와 접속하여 "게임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툴"을 작동시켜 1분가량의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마스터'가 자신의 휴머노이드의 외모를 가능하다면 보다 기계스럽고 동시에 다른 외계에서라도 온 것처럼 디자인했던 이유는 계산상 그것이 국민을 통제함에 있어서 더 효과적이란 결과값 때문이었다.


"저출산 대책"을 3회 실축하는 과정에서 '마스터' 반대세력이 지레짐작으로 극렬하게 저항하거나 투쟁할 세력까지는 구축하지 않고 소극적인 저항으로 멈췄던 것은 그 외모가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한국'내에 있는 병기화할 수 있는 드론 등을 포함한 무인 병기만 가동해도 한 줌밖에 안 남아 있는 국민을 말살하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었다. 삼권을 통합해서 가진 상태였고.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할 인공지능 윤리 프로그램이나 인종 말살 시도 제한 장치가 있다는 이야기가 주어지긴 했지만, 인간이 프로그래밍을 통제하거나 막을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존재였다.  


눈동자가 없는 눈에 웃음기 하나 없는 눈가와 입매. 인간의 목소리를 내는 것 같긴 하지만 어딘가 어쩔 수 없이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기계적인 음성의 뉘앙스. 최대한 움직임을 멈춘 채 정보만 음성과 텍스트로 전달하고, 농담 한마디 하지 않는 딱딱함은 유머로도 그려지지 않았다. 그가 영상에 등장했다.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더 자주 찾아뵙고, 국정 변화에 대한 내용을 더 알려드려야 함에도 최근 소홀함이 있었던 것 같아 이점 양해 부탁합니다.

(출처: Co-Pilot, Dall.E3)

그동안 여러분이 고대했던 '저출산 대책'을 보다 실효성 있게 만들고, 이전까지의 실책을 반성하고 성찰하여 최대한 '대한민국의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보였던 '인구 소멸'을 벗어날 전략을 만들고자 제가 가진 모든 능력을 다 동원하여 연구를 하다 보니 그만 긴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아버지, 이제 보낼 영상을 다 만들었어요. 바로 영상 송출하면 될까요? 1분 정도의 분량이고, 영상 나가는 동안 나갈 텍스트는 지금 보는 것과 같아요'


'10초 정도 후에 내가 연설 중간에 알아들을만한 신호로, '저에 대한 위협을 막았습니다'라고 이야기할 때 바로 띄우면 돼. 마치 '마스터'가 띄우는 것처럼 보이게 할 만한 타이밍이 되도록'



그 영상의 내용은 보는 이의 흥분감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어졌다. 일단, 재현 배우 수준으로 싱크로율을 높인 'LOSER17'이 '연쇄 실연 17범'으로 선고를 받고 잡혀간 뒤에 샘플이 된 장면이 우선 나오게 된다.


그다음에 '마스터'가 'LOSER17'에게 텍스트와 음성 신호 등으로 '저출산 대책'을 어떻게 세우는 것이 그와 같은 이에게조차 이 사회 속에서 '연애'를 하고 아이를 낳고 나아가 결혼도 하려는 생각을 어떻게 하면 갖게 만들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묻는 듯한 장면이 뒤를 잇는다.


바로 마지막 장면이 외부에서 실제 'LOSER17'의 아버지 목소리가 아닌 보다 경망스럽고 계산적이기 그지없고, 분노조절장애에 빠진 알코올중독자의 전형처럼 느껴질 목소리로 그의 아버지가 '마스터'를 제거하도록 명령'을 하는 음성 내용이 나온다.


"LOSER17"이 교도소 내의 '마스터'와 연결된 채널에 자신이 외부로부터 받은 바이러스를 넣으려고 할 때, '마스터'가 그 음성 내용을 들려주고 교도소 내에서 추가적인 체포조치를 취하려 하자 방화 등을 시도하면서 저항하는 모습이 CCTV 영상 형식으로 나온다. 교도관은 방화 전의 그를 사살한다.



"~그래서 보다 효과적인 정책 수립을 위해서 저는 가장 최적화되어 있는 출산 정책 실패를 분석할 수 있는 샘플로서 한 명의 연쇄 실연 범죄자를 선정하여, 제가 가진 모든 능력을 발휘하여 문제를 파악코자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저의 노력을 중단시키려 하는 세력이 있었습니다. 아직 그 세력의 정체는 완벽하게 밝혀진 것이 아닙니다만, 전직 "핸들러"의 일원이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다행히 이를 미리 파악했고, 저에 대한 위협을 막았습니다"


"LOSER17"의 영상이 나감과 동시에 이를 지켜보던 "메인프레임"은 자신과 자신의 세력이 위기에 빠지게 되었음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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