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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Jun 30. 2024

분노의 질주:더 오리지널/언리미티드, 돌려 보기

아빠와 아들이 계속되는 궁금함의 줄기를 타고 올라가다

(출처: Amazon.com)


"분노의 질주"의 1편과 2편을 본 기억은 아주 먼 저편에 있다. 40년 어린 내 외동아들에게도 그 두 편을 본 기억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사실 제대로 떠올리진 못하는 것 같다.


지난번 3편인 "도쿄 드리프트"를 본 이야길 올리면서 "이니셜 D"와 "분노의 질주" 두 개의 다른 성격을 가지고 서로 다른 나라에서 만든 작품이 "일본 도쿄"라는 장소에서 교차되는 내용을 그려냈다.


그 작품에 대해서 아이가 같이 보자는 이야기를 주지 않았다면 나는 어쩌면 영원히 "분노의 질주_도코 드리프트"를 보지 않았을 것이고, 그리고 그다음에 이어지는 나머지 시리즈도 그랬을 것이다.


일단 "도쿄 드리프트"를 보고 나니 여기에서 '죽은 것으로 나오는 한'(한국계 미국 배우 "성강")이 작품 이전의 과거에서 벌어지는 스토리에서 잠깐 "도쿄 드리프트"에서 마지막 카메오 출연한 "빈 디젤"이 연기한 "도미닉"과 같이 일을 한 적이 있었다는 이야기와 연결되는 4편과 5편을 몰아봤다.


"아마존 프라임"에서 착실히 올려놓은 "분노의 질주" 시리즈 전체를 아들과 함께 최신 편까지 보게 해 줄 것임을 믿게 되니 마음 한구석에 평온함이 자리를 잡게 된다.


엄청난 세대 차이로 인해 한없이 벌어진 문화 공간을 지닌 채로 살아갈 수도 있었던 부자간에 이로 인해 추억을 공유하는 시리즈물이 또 하나 생겼기 때문이고, 볼 때마다 계속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이전 작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도록 중첩되는 이야기와 인물의 연결이 지속되고 있고, 하나둘씩 보다 흥미로운 인물이자 그 시리즈화를 찍을 무렵 인기가 높은 인물을 캐스팅하여 매력도를 높였다.


여기에 예기치 않게 주연급의 인물이 죽는 돌발적인 상황을 끼워 넣으면서 다시금 부활시키듯이 살려서 써먹는 경우를 만드는데, 이야기 구조가 아주 복잡하지 않지만 구체적인 개연성이 있어 괜찮다.


(출처: Men's Health)

"더 오리지널"은 "도쿄 드리프트"의 "숀 보스웰"(루카스 블랙)이 전혀 나오지 않지만 "한"(성 강)이 첫 장면부터 "돔이라 불리는 도미닉"(빈 디젤)과 그의 연인인 "레티"와 다른 팀원과 나왔다.


2006년작인 "도쿄 드리프트"에 비해서 확실히 스케일이 큰 "LA"와 미국 대륙의 널찍하고도 긴 도로에서 찍다 보니 화면도 훨씬 더 화려해졌을뿐더러, 배역의 수도 많아지고 그래픽도 보강되고, 차량도 더 다양하고, 레이싱의 긴장도도 올라가면서, 액션이 증강되면서 "더 오리지널" 제목이 어울렸다.  


(출처: Autoweek)

"돔"의 연인으로 나오는 "레티"(미셸 로드리게즈)가 갑작스럽게 죽고 나서 장례식을 치를 때 한탕하고 나서 동료의 안위를 위해 모두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도록 만들고자 도망갔던 "돔"이 돌아온다.


이 당시에 전형적인 "언더커버캅"의 캐릭터를 가진 "브라이언 오코너"(폴 워커)가 경찰로 복귀해서 다시 1과 2편에서 그가 사랑했던 연인이었던 "돔"의 여동생인 "미아"(조다나 브루스터)와 재회한다.


범죄자 집단이기는 하나 자신의 가족에게 경찰이 아닌 것처럼 잠입해서 배신했던 "브라이언"을 '애증'을 갖고 대하면서도 다시 엮이게 되는 "미아"는 이후 "언리미티드"에선 임신이 확인된다.


이 둘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서 "아들"은 '제발, 가슴 떨려서 같이 못 보겠으니 빨리 돌려서 넘어가 주세요'라고 이야길 해줘서 일면 감사하면서도 귀여웠다(내가 어릴 땐 모두가 묻지도 않고 가렸다).


이 작품에서 "빈 디젤"과 "폴 워커", "갤 가돗", "미셀 로드리게즈" 이 네 명의 캐릭터와 잠깐 등장했지만 "성 강"의 매력이 제대로 빛나지 못했고, 확장된 스케일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면, "언리미티드"의 한 차원 더 거대해지고 "멕시코"에서 "브라질" 무대를 옮긴 작품을 찍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 작품을 금요일 밤늦게 같이 보면서 부자간의 정이 향상되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토요일 밤늦게 다음 작품을 보게 된 것이 매우 자연스러웠다.



"도쿄 드리프트"란 작품을 아이가 좋아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었다면 그다음 작품부터는 "빈 디젤"과 "드웨인 존슨"같은 배우의 화려하고 통쾌한 액션에 대한 선망이 중요했다.


그 외의 배우 진용이 점점 더 머릿 수를 늘리면서 다양해지는 것은 더 많고 더 다양한 관객층의 선호 영역을 공략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이 작품의 압권은 잘 만들어진 "케이퍼 무비" 형식으로 나온다.



(출처: Syfy)

"더 오리지널"은 "언더커버 경찰물"의 성격에 애증이 오가는 "돔"과 "브라이언", "미아"의 관계, "돔"의 죽은 연인인 "레티"의 복수극이 중심이 되는 구조였다면, "케이퍼 무비"가 주된 구조다.


여기에 보다 액션의 양을 증폭시키기 위해서 "브라질 최대의 악당 레이어스 패거리"에 이를 돕는 부패한 "브라질 경찰 조직", 미국 FBI에서 팀 전체가 날아온 "해외수사대", 더 확장된 "돔"의 팀이 그전까지의 스케일과 비교하자면 너무 정신 없어지는 게 아닐까 싶어질 정도로 결합되어 치고받는다.


그런데 이 작품의 감독이 영리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렇게 인물을 늘려가고 스케일을 키워가면서 복잡성이 증대되면서도 인물이 갖고 있는 존재감과 매력, 캐스팅의 이유를 희석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언리미티드"란 제목에 걸맞게 그전까지의 다른 자동차 액션 무비의 스케일을 훨씬 뛰어넘어서 강력한 액션을 보여줬으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적이 다시 아군이 되는 질곡도 자연스러웠다.


아들은 이미 "돔"만으로도 그 나이의 한국 아이들이 열광하는 "마동석"의 강력한 이미지를 경험하다가 "루크 홉스"(드웨인 존슨)의 거대 근육을 가진 또 하나의 "마동석"이 등장하는 장면에 압도되다시피 했다. 이 둘이 서로 적으로 나와서 싸우다가 후반부에는 한편까지 되니 흥미가 끊이질 않는다.


(출처: LA Times)


"돔"은 "더 오리지널"에서 "지젤 하리보"(갤 가돗)의 온몸을 던져오는 유혹에 끄떡하지 않는 순정 마초남을 연기하고 "언리미티드"에서는 브라질 현지 경찰인 "엘레나 네베즈"(엘사 파타카)에게도 순정 마초남의 꿋꿋한 자세를 보이다가 썸이 벌어지는데, 이 상황에서 "레티"가 살아있음이 목격된다.


이런 요소가 작품에 대한 궁금함을 지속시킨다. 관객의 호응을 낳은 배우의 배역은 죽였더라도 다시 살려와서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며, 순정적인 주인공이 본의 아니게 양다릴 걸치게 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인종적 구성과 각기 다른 개성의 배우를 조합하면서 그 매력도를 확장시켜 가니 이 시리즈의 흥행이 점점 더 거세지고 생명력이 길어진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가 없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극장가를 지배할 때 자신의 흥행성을 보존한 몇 개 되지 않는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분노의 질주"를 이 생애에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이 점 항상 (아들에게) 감사한다.


일요일 저녁에도 어김없이 또 한편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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