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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Jul 07. 2024

분노의 질주:맥시멈/세븐/익스트림,홉스/쇼, 돌려 보기

거침없이 정주행 하며 보게 되는 프랜차이즈

(출처: eBay)


일단 시작하고 나면 끝장이 날 때까지 안 볼 수 없는 시리즈물이 바로 이 "분노의 질주"라는 것을 절절히 느끼고 있다. 더구나 가족, 친구, 애인 등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이가 원한다면 피할 수 없다.



4편인 "더 오리지널"과 5편인 "언리미티드"를 보고 나니 당연히 발동이 걸리면서 6편인 "더 맥시멈"을 보게 되었다. 5편에서 마지막 쿠키 영상으로 던진 "레티"가 나오는 떡밥의 역할이 컸다.

(출처: IMDB)

그 떡밥의 영향이 없었다면 아마도 "엘사 파타키"가 연기한 여경찰 "엘레나 네베즈"와 "돔"간의 새로운 연인 라인이 설정되면서 완결처럼 보인 탓에 그 후속편의 내용을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일단, 이 작품에서 "돔"과 사랑했던 기억을 잃은 채로 "돔"의 적인 "오웬 쇼"의 팀원으로서 "돔"을 물심양면으로 괴롭히는 존재로 나온다. 자신을 기억 못 하는 사랑했던 연인과 싸워야 하는 캐릭터는 종종 극화에서 나타나곤 하는 "클리셰"일 수 있는데, "미셀 로드리게스"와 "반 디젤" 연기가 살렸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비중이 줄어들었음에도 극 속의 비중이나 서브 여주인공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은 "엘사 파타키"의 "엘레나"역은 좀 더 긴 생명력을 극 중에서 유지하게 된다.


사이코 패스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사악한 "오웬 쇼"는 강력한 능력과 리더십을 갖고 "돔"의 팀을 괴롭히는 철저한 악당의 역할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소화해 냈다.


팀 전원이 "오웬"의 팀이 대형 수송기로 떠오르기 전에 묶어 놓고 필사의 싸움을 하는 장면에서 "갤 가돗"의 "지젤"이 "한"을 구하기 위해 총을 쏘며 몸을 던지고 사라진 것이 미스터리로 남는다.



여기까지 봤으면 이젠 글로벌 전체 흥행 성적이, 들인 제작비는 가장 높은 수준이 아니었음에도, 가장 높은 흥행 성적을 낸 7편인 "더 세븐"을 보지 않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작품 완성도가 최고다.


(출처 : The Fast and The Furious Wiki)

전작의 빌런인 "오웬 쇼"의 형인 "데카드 쇼"를 또한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제이슨 스타뎀"이 맡으면서 극 중의 티켓 파워의 들썩거림이 느껴진다. "반 디젤"과 "드웨인 존슨"이 극 중에 호응했다.


"데카드"는 "돔"에게 보낸 폭탄으로 집을 완전히 날려버리고, 극 중 3편인 "도코 드리프트"에서 "한"을 들이받고 폭탄을 터뜨려 죽인 것이 그인 것으로 나오면서 동생의 복수극을 벌이는 자가 된다.


근육질의 "대머리 배우" 세 명이 저마다의 장기와 더불어 맞붙는 데에 더해서 왕년의 카리스마 액션 배우 중의 하나인 "커트 러셀"이 "노바디"라는 정체불명의 정부 기관 고위직으로 나와 지원한다.


정신없이 인물이 더 많아지고, 화면에서 수많은 팀원이 적과 맞부딪치며 보이는 액션씬과 때려 부수는 장면은 그 전편에 비해서 더 끝 간 데 없이 화려해졌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내용을 "제임스 완" 감독이 자신의 특기를 잘 살려서 복잡성을 크게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구석구석 잘 보이게 만들었다.


"두바이"로 가서 미국의 가장 유명한 여자 격투기 선수인 "론다 로우지"가 "레티"와 맞붙어 싸우게 만들고, 눈치채기 어려웠지만 무예타이 액션의 대가인 "토니쟈"도 참여했다.


"자이먼 혼수"같은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가 군벌 악당으로 나타난 것도 극의 밀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주었다. 새롭게 참여한 "매건 램지"역의 "나탈리 엠마뉴엘"도 시선을 끄는 배우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압권은 "미션 임파서블"이 두바이 최고층 빌딩을 활용한 장면을 여러 면에서 넘어선 고공 액션씬이다. 어떤 인간이든 찾아내는 "신의 눈"이란 기계의 칩을 찾기 위해 최고층의 파티에 참석해서 그냥 찾아 나오는 것이 여의치 않자 그 차를 몰아 다른 건물로 두 번 연거푸 날아 착지한다.

(출처: Vulture)


이후에 "데카드 쇼"와 "돔", "루크 홉스"가 교차하며 싸우는 장면과 "매건"을 죽이려는 "신의 눈"을 이용해서 공격을 해오는 적 앞에서 "매건"을 차로 릴레이하는 장면도 압권이다.


그전까지 제대로 악역을 맡아봤던 적이 없었던 "제이슨 스타뎀"이 연기한 "데카드 쇼"의 존재감은 대단히 컸고, 극 중 결국에 잡힌 뒤에도 전혀 굴하지 않는 그를 강력한 감옥에 가둬서 더 인상적이다.


"브라이언"역의 "폴 워커"의 죽음이 흥행을 더 크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촬영 기간 중간에 별도 행사를 치르고 복귀하던 중에 사고사로 죽은 그의 분량을 그와 유사한 외모와 체구를 가진 남동생과 대역 배우에게 CG를 입혀서 촬영한 장면엔 위화감이 없다.  


(출처: MUBI)


일종의 "신파"같은 내용을 담지 않고 전편에 이어서 2번째의 아이가 태어나 더 막중한 "육아"와 가정의 행복이란 의무를 갖게 된 "브라이언"이 "돔"의 팀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되는 것과 극화 밖에서의 죽음을 중의적으로 표현한 마지막 장면은 만드는 이의 배려와 세련된 프로정신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출처: Toofab)

여기까지 봤는데, 그다음 작품을 안 보기가 힘들 거라는 것을 당시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잘 알고 있었다. 8편 "익스트림"에서 "인류"의 평화와 지구의 안녕을 위한 스케일에서 싸우던 "돔"이 배신한다.

(출처: Meduim)

가장 강력한 아군이자 팀의 기둥인 "돔"의 배신이 "사이퍼"역의 "샤를리즈 테론"의 배역의 발음 그대로인 "사이코 패스" 이상의 냉혹한 악역을 맡아 등장하면서 극화의 중량감을 더 높이 올렸다.


악역의 좀 더 연령대가 높아져가면서 존재감과 미모 양쪽에서 더한 매력을 갖게 된 "샤를리즈"의 "사이퍼"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흥행작이면서도 B급 감성으로 이해되기 일쑤인 이 작품을 A급 화했다.


그런 "돔"을 "팀"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와 안녕에 큰 위협이 되는 배신을 하게끔 만들기 위해서 안타깝게도 극 중 희생되는 배역은 "엘레나"이다. "돔"과의 사랑을 통해 남자아이가 태어났지만 이를 알리지 않고 키우다가 "사이퍼"에게 같이 납치되어 인질이 되고 중간에는 본보기로 그만 처치된다.


그 과정에서 흥행을 위해서 냉정하게 흥행이 될 배우와 안될 배우를 골라서 될 것 같은 배우는 캐릭터나 극 중 이력을 어떻게든 바꿔서 우악스럽게 끼워 넣는 내용이 이 편에서 가장 노골적이다.


"돔"이 자신의 아들인 남자아기 "브라이언(극이 마무리되고 이름을 지을 때 붙인다)"을 구하기 위해서 접촉한 것이 "데카드"와 "오웬"의 어머니인 "막달레나 퀴니 쇼"를 연기한 "헬렌 미렌"이다.


그 외에도 밝혀지는 반전은 첫 장면부터 피 튀기는 경쟁을 한 자를 포용해서 자기편을 삼는 "돔"의 미덕이 결국에는 그 자신과 동료와 지구를 구하는 내용으로 이어지기는 하지만,


지속적인 흥행과 다소 상관이 없어 보이는 "루카스 블랙", "갤 가돗", "성 강", "엘사 파타키" 등을 과감하게 시리즈에서 퇴출시키고는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미셀 로드리게즈"를 다시 살려낸 이후 "제이슨 스타뎀"과 "루크 에반스"라는 무고한 사람 죽이던 배역의 배우를 살려서 선역으로 활용하고 있다.

(출처: Screen Rant)

그런데, 높은 도덕성이 큰 모순은 없게 극화에서 흐르기를 원하는 것이 이런 대중상업영화를 보는 관객의 생리이긴 해도 재미만 있다면 극화의 논리의 엄밀성 같은 게 깨져도 넘어가 준다.


"사이퍼"가 모든 악덕을 다 뒤집어쓴 채로 탈출해서 사라진 뒤에 세계의 평화를 지킨 "돔"의 팀 모두와 "쇼"형제 등은 사면받고 다시금 한 팀으로 계속 일하게 될 것처럼 보이게 된 상태로 마무리된다.



이미 외전 형식의 "홉스 앤 쇼"를 봤던 나와 "돔"이 나오는 작품이 아니면 재미없을 것 같아 안 보겠다고 한 아들에겐 이 작품이 끝나면서 그다음에 봐야 할 작품이 바로 9편인 "더 얼티메이트"였었다.

(출처: Global Times)

하지만, 아주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그건 아직 구독 중인 "아마존 프라임"에는 9편 "더 얼티메이트"와 10편 "라이드 오어 다이 파트 1"이 올라와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정말로 나와 아들은 이 작품이 그다지 당기지 않는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한국에선 전체 "분노의 질주"시리즈 중에 최고의 흥행작이었고, "드웨인 존슨"과 "제이슨 스타뎀"의 호흡을 한번 제대로 보고 싶다는 협의에 이르러서 이 작품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출처: Racine Country Eye)

그리고선 그 선택이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겐 2019년에 개봉된 이 영화를 봤던 기억이 오랜 시간을 지나서 많이 사라져 있었고, 아들에겐 기대이상의 신나는 액션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이 두 사람의 카리스마만으로도 1류급의 흥행이 가능함을 증명해 낸 작품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 작품의 성공이 "돔"을 맡고 있는 "반 디젤"의 티켓 파워가 이전의 시대만큼 확고한 것은 아님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국 이 작품의 주연배우는 레이싱카라고 봐야 하고.


"분노의 질주"의 메인스트림 스토리는 11편 "라이드 오어 다이 파트 2"를 끝으로 종결되고, 이제는 여성 팀원의 외전(사이퍼로 추정)과 "홉스 앤 레예스"같은 외전이 추가로 나온다고 한다.


그만큼 제작사는 뭐로 배역을 맞추고 스토릴 짜야 큰 흥행으로 다가올지에 더 많은 신경을 기울이는 것이고 흥행성적이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스타급의 배우도 배역을 살려둘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런 대중상업영화가 선택하고 단행해야 할 의사결정일 것이다.


그렇게 이해하고 보니 서로 잡아먹을 듯이 싫어하는 전직 경찰과 전직 킬러범이 호흡을 맞춰 지구를 바이러스로부터 구하고 "쇼" 집안은 오랜 반목을 해소하고 모두 다시 만나는 일이 "홉스"의 사모아인 집안도 25년의 단절로부터 다시 가족의 화목함을 찾는다는 내용으로 흐른 이 작품에 어색함이 없다.

(출처 : Yahoo Entertainment)
(출처: The Fast and The Furious Wiki)

그 과정에서 "이드리스 엘바"의 사이보그 로봇 "브릭스턴 로어" 연기는 자신의 생사 여탈권을 빼앗긴 채로 인공지능이자 로봇화가 된 상태로 살아가는 인류가 되는 것에 대한 대중의 두려움과 불안감이 반영되어 나오고, "인간성"의 중요성이 언급되고 있어서 나름 시대에 맞게 어필하는 바가 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상업성을 그 무엇보다도 우선시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프랜차이즈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일관성 있게 계속 팀원 간의 의리와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시리즈라 일관성 있다.



이렇게 며칠 되지 않는 시간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시간을 같이 영화를 보면서 보냈다는 것이 그 무엇보다 만족스럽고 뿌듯하다. 그 언제가 되었든 기억만 난다면 나는 다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서로가 보면서 맞장구치며 좋아했던 부분이 무엇이었고, 뭐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으며, 어떤 장면이 너무 선명해서 잘 잊히지가 않는지 말이다.


나와 같은 세대와는 다른 전 세대의 아저씨들에게나 주말이 되어도 골프 접대로 사방팔방 다녀야 하는 아저씨들에겐 자녀와 함께 오롯이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시간이 생긴다는 것은 어려운 이야기다.


설사 시간이 생긴다고 해도 "아이"가 좋아하는 작품을 보면서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이야기다. 아이만 즐거우면 나는 딴짓을 하거나 잠들게 되고, 나만 즐거우면 그 반대가 된다.


앞서의 몇 번의 리뷰에서도 적었지만, 이 작품은 최소한 "아들이나 손자"가 아직 친구들과의 유희가 식구들과의 행사보다 훨씬 더 중요한 입장이 되지 않았다면 할아버지나 할머니, 아빠나 엄마가 먼저 제안하고 같이 오랜 시간 볼만한 몇 개 안 되는 "관계"를 향상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작품이다.


마블이나 디씨, 소니 등의 히어로물이 주춤해지고 일루미네이션이나 픽사, 디즈니 등의 작품이 휴지기를 가질 때, 빈 공간을 매워줄 만한 시리즈이니 놓치지 않고 좋은 추억을 만들면 좋겠다.


가장 저렴하게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 이름은 이미 위에 이야기를 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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