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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울프 바이 나이트, 얼려 보기

서스펜스와 더불어 일상의 인간이 마주하는 공포와 흥분감을 그리다

by Roman Feb 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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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엄청난 IP를 소유한 "디즈니"가 자신이 인수한 "픽사"와 더불어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잇따른 성공을 거듭하면서 대제국이 되어갔다.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로 라이선스 사업을 진행하는 마블 엔터테인먼트마저 인수하면서 바야흐로 지구상의 히어로물의 패권을 확실히 장악할 기세였다.


이 모든 전략은 이미 "월트 디즈니"가 생전에 세워서 추구한 장기적인 안목 위에 구축한 것으로써 그 어느 곳에 가서도 "디즈니"의 IP가 만들어낸 산물에 교차적으로 노출되도록 만들어 전 세계에 거대하고도 촘촘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는 데, 최소한 "코로나 발생 전"까지는, 무엇이든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다시금 이 문화제국은 보다 앞선 시대의 산물과 편의성, 기존의 IP의 제한을 벗어난 다양한 문화산물의 대량 방영을 가능케 해 온 "넷플릭스"에게 한 칸 밀려났다. 그만큼 앞 서 쌓아온 거대하고도 복잡하게 교차한 산물이 가진, 무형임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데이터 베이스 화한 디즈니 제국의 무게와 더불은 깊이가 이 대결에서 화끈한 승리를 지속하는데 오히려 장애가 되는 시대를 맞이했다.


그 위기 상황을 재빨리 읽고 대응해서 나온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작품에는 그 위기에 대한 진단에 맞춰 과감하게 전편 시리즈와 분리된 또 다른 세계관을 지닌 것이 있었다. 그중에 이벤트성에 가깝게 2022년에 나와서는 지금까지 그 어떤 작품도 연결되어 나오지 않는 "핼러윈 스페셜 작품"이 바로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Werewolf By Night)"였다. 보다 못 보다를 반복하다 결국 봤다.


이 작품 이후에야 다시 신작이 나오고 전작 시리즈와 세계관을 통합하고 확장하는 시리즈가 간간이 나오게 되었는데, 이 작품이 나오던 시점은 순항하던 디즈니 제국의 MCU가 갑작스러운 절벽 기를 맞은 듯한 위기가 있었다. 그래서 이전의 작품과 많이 다르다면 더 좋다란 판단 기준이 생긴 듯했다.


 MCU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마블 코믹스에서는 다루었던 "웨어울프"의 역사는 1972년부터 시작되었다. 이 작품에서 또 다른 녹색 괴물로 나타난 "맨싱"은 1년 앞선 1971년에 나왔고 이미 오래전 과거에(2005년) 실사영화로 나온 역사까지 있을 정도다.


가만히 주연배우인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을 오랜만에 화면에서 만나 처음엔 못 알아봤다가 익숙한 인상이 2001년에 나온 "아모레스 페로스"의 주인공 역할로 데뷔한 것을 알고선 "아모레스 페로스"안에서 선하고도 "투견"을 할 때엔 야수 같은 이미지를 풍겼던 연기가 이 작품에 캐스팅되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여주인공의 이미지도 이 작품에 최적화되어 있다.


그만큼, 이 작품이 가진 선량함과 야수성을 오가는 연기를 제대로 설득력 있게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데 있어 이 배우의 이미지와 연기는 매우 효과적으로 보였다. 흑백화면으로 만들어져서(컬러 버전도 별도로 볼 수 있다) 1900년대 초반의 공포 호러물의 일부 분위기와 공포를 자아내는 장치를 가져와 사용하는 것에서 오래전 역사의 잔상을 보는 듯한 분위기도 가져왔다. 코미디를 섞은 비중도 좋았다.


이벤트이자 일종의 해프닝 같은 시도로 만들어진 저렴한 제작비가 투여된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마냥 허투르지 않게 만들어진 데에는 주요 배역에 적합한 배우가 캐스팅되는 등의 적재적소에 인원 배치를 효과적으로 해낸 글로벌 영화 음악 감독으로는 최고 수준임에도 이 작품이 영화감독 데뷔작이 된 "마이클 지아키노"가 어려서부터 독립 영화를 직접 만들어온 경험과 상상력을 가진 감독이었기 때문이었다. 거대한 블록버스터의 느낌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졌음에도 균형을 잡아낸 이유다.


이 작품을 그런 관점에서 기념비가 될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그림을 하나 그려서 얼려본다면 아래와 같은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실제 작품보다는 많이 전형적이고 클리셰를 담은 듯하게 나오긴 했지만 이 작품 속에서 스친 차가움과 약간의 공포 섞인 느낌은 이 그림에 더 잘 드러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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