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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Jul 02. 2015

<어바웃 타임>-시간 회복 능력

사랑이 시간 여행보다 좋다

어바웃 타임 (2013)

About Time

감독: 리차드 커티스

출연: 레이첼 맥아담스, 빌 나이, 돔놀 글리슨, 톰 홀랜더, 마고 로비

정보: 로맨스/멜로, 코미디 | 영국 | 123 분 | 2013-12-05


행복한 영화를 보고나서 조금은 더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이 영화를 꼭 봐야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영화가 한 사람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는 경우가 있는지 그건 잘 모르겠다. 다만 아직도 머리 속에 남아 있는 영화들의 잔상들을 떠올리다보면 그 영화에 대한 기억들이 조금씩 내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가 주는 경험은 분명히 관객의 안쪽으로부터의 어떤 변화를 일으킨다. 여러 감동적인 영화들이 우리의 삶을 조금씩 때로는 과격하게 빨리 바꾸어 버렸다는 것을 쉽게 부정할 수 없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내가 어디선가 이런 내용을 본 듯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 아마도 이 지구상에서 시간 이동에 관련된 이야기를 전혀 듣거나 본 적이 없는 사람임에 분명하다. 아주 고전적인 시간 여행을 이 영화는 다루고 있다. 다만, 그 시간 여행의 설정이 보다 우리의 일상 속으로 파고 들어와 자연스럽게 마치 옆자리에 앉아 이야기 하듯이 부드럽게 다가온다는 것이 다르다.

내 인생에 첫 시간 여행 영화는 분명히 조지 팔 감독의 The Time Machine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 그 당시 그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나름의 시각적인 신선함과 충격은 아직도 40이 다 된 내 머리 속에 간간히 들어 있다. 심지어는 자잘한 디테일들이 떠오르면서 그 영화가 오랜 시간 내 유년기의 꿈 속을 장악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내가 잘못 찍은게 아니라면 이 영화는 분명히 이런 스토리를 갖고 있었다.


타임 머신 (1960)

The Time Machine

감독: 조지 팔출연로드 테일러, 알란 영, 이벳 미미우스, 세바스찬 카보트, 톰 헬모어

정보: SF | 미국 | 103 분 | 0000-00-00


천재 과학자가 만든 타임머신은 한 장소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갈 수 있는데 맞추어 놓은 시간 대로 이 타임머신이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 타임머신은 그대로 있는데 주변의 시공이 변화한다. 영상 기술과 제작 비용의 한계를 절묘하게 넘어서서 꽤 재미있게, 또한 영리하게 만들어진 영화였다. 이 영화는 핵전쟁으로 세계가 망가진 이후를 잠시 미래의 모습으로 보여주었는데 아직까지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는 사랑을 위해 시공을 미친듯이 헤메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사랑이 있는 시공에 남고 타임머신은 망가진다. 로맨틱하게도 "사랑이 시간 여행보다 좋아"라고 말하는 영화인 것이다.


그리고 실망스럽게도 아주 즐겁게 보지는 못했지만 나름 신선한 시간 여행을 그린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드디어 미드와 헐리우드 영화가 다루는 '설명할 수 없는 이유지만 시간을 이동할 수 밖에 없는 능력자'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집떠나 나갔다 돌아오는 정체모를 본능에 의해 시간을 오가는 남편과 결혼한 여자는 행복해지고자 하지만 실상 행복한 일상보다는 혼란스럽고 힘든 일들만 계속되고 위기가 닥쳐오기도 한다.


시간여행자의 아내 (2009)

The Time Traveler's Wife

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

출연에릭 바나, 레이첼 맥아담스, 론 리빙스턴, 제인 맥린, 알리스 하워드

정보: 판타지, 로맨스/멜로 | 미국 | 107 분 | 2009-10-28


그리고 이 영화를 이야기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바로 '어바웃 타임'이 절묘하게도 선택한 시간 여행의 방식이 바로 이 두 영화의 방식이 짜집기 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주인공이 '시간 여행자의 아내' 역할 배우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하고 있는지, 동일하게도 '레이첼 맥아담스'이다.


이 두가지 영화가 적절히 짬뽕이 되었다라기 보다는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가 어떻게 하면 현재의 삶에 더 충실하고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시오라는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고심하다보니 시간 여행 설정이 보다 일상적인 것으로 변화하면서 만나게 된 유사성일 뿐일 것이다. '어바웃 타임'의 주인공은 아버지로부터 자기 집안 남자들이 예로부터 과거와 현재를 오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것은 시간 여행자의 아내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겠지만. 공간 이동을 최대한 축소한 설정은 '자기 자신이 경험한 내용'들에서만 이동이 가능하고, 그 장소에 있는 어두운 밀실에서만 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설정을 만들고 나니 시간 여행은 가벼운 에피소드가 되어 버리고 역사라든가 중요 이벤트와는 거리가 먼 것이 되어 버린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밝혀지는 것은 시간을 뒤돌려 자기자신의 실수를 바로 잡고자 아무리 노력해도 삶의 질이 엄청나게 달라지거나 하지 않고, 주인공의 인생이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바뀌어지는 것을 그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상황들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간 여행보다 더 훌륭하고 중요한 것은 오늘 나의 인생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다라는 주제가 여러번의 에피소드를 통해 잔잔한 깨달음으로 다가온다.

영화가 끝나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말한마디 건네고픈 마음이 들어 그렇게 한다면 이 영화는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성공의 소식들이 이곳저곳에서 들렸던 기억이 살아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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