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왈왈 아파트 관리사무실입니다.
"틸릴릴리~~" "틸릴릴리~~"
엘리베이터에서 비상신호를 누르면 방재실로 연락이 들어온다. 그리고 조금 울리다가 엘리베이터 고객센터로 넘어간다. 그래서 방재실에서 엘리베이터 비상신호연락이 와도 확인만 할 뿐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비상신호 전화의 대부분은 입주민이 모르고 또는 장난 삼아 누르는 경우도 많아서 실제상황과 거리가 먼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녁 9시 30분 엘리베이터 비상신호음이 울렸다. 김반장은 고개를 돌려 엘리베이터 CCTV와 제어화면을 봤다. 제어화면에 엘리베이터는 서 있었는데 안에 사람이 있었다. 김반장은 비상신호 전화기를 들었다.
"관리사무실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엘리베이터가 안 움직여요"
"네? 무슨 말씀인지 자세히 말씀 부탁드립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을 눌렀는데, 엘리베이터가 내려가지도 않고 문도 안 열려요"
김반장은 입주민이 엘리베이터에 갇혔다는 것을 직감했다. 제어화면에 보니 19층에 서 있었고, CCTV에는 고등학생쯤 돼 보이는 학생이 스피커에 대고 말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몇 동 몇 호 세요?"
"OOO동 OOO호입니다." 알겠습니다. 우선 집으로 전화할 수 있으면 하시고 저희도 세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 업체에 연락해서 빨리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연락처 좀 알려주세요!!" 일 처리하고 바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김반장을 전화를 끊고, 엘리베이터 고객센터로 전화를 했다.
"여기 왈왈 아파트 관리사무실입니다. 지금 학생으로 보이는 사람이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고, 엘리베이터가 문도 작동이 안 되고 움직이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빨리 조치 부탁드립니다."
"네 바로 기사님께 연락드리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몇 동 몇 라인 엘리베이터죠?"
"125동 2라인 엘리베이터입니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김반장은 인터폰을 들고 OOO동 OOO호로 연락을 했다.
"여보세요"
"네 안녕하세요. 관리사무실입니다. 아드님이 지금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엘리베이터 고객센터에 신고한 상태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바로 조치될 것 같습니다."
"네 방금 아들에게 전화를 받아서 안 그래도 엘리베이터 있는 곳으로 나가는 중입니다. 관리사무실에서도 이곳으로 오시는 건가요?"
"네, 금방 가도록 하겠습니다."
김반장을 혹시라도 수동으로 엘리베이터를 열 수 있는 삼각키를 챙기고 125동 2라인으로 갔다. 가는 도중 엘리베이터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OO엘리베티어인데요. 기사분들이 지금 30분 정도 거리에 있어서 아무래도 가는데 시간이 걸릴듯합니다."
"네??.. 지금 미성년자인 학생이 갇혀 있는데 너무 늦는 것 아닌가요?"
"오늘이 휴일이기도 하고 밤이 늦어서 당직기사들이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느라 빨라야 30분 걸리 듯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알겠습니다. 우선 저희 아파트에 들어오시는 기사님에게 연락해 보겠습니다."
전화통화를 하면서 김반장은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그 부모로 보이는 중년의 남녀가 서서 학생에게 계속 말을 걸고 있었다.
"학생~~ 관리실에서 왔습니다. 괜찮으신 건가요?"
"네 괜찮긴 한데 언제쯤 문을 열 수 있을까요?"
"엘리베이터 고객센터에서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기다리실 수 있으시죠?"
"더 빨리는 안될까요?" 학생의 부모는 애가 타는 목소리로 물었다.
"네. 오늘 주말이고 늦은 저녁이라 다른 곳에 AS 하고 있어서 바로 와도 30분 걸린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갑자기 안에서 학생이 문을 두드리면서 빨리 내보내 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혹시 아드님이 어디 아픈 데가 있는 건 아니죠?"
"아픈 데는 없는데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조금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기사들은 더 빨리 올 수는 없을까요? 혹시 관리실에서는 문 못 여시 나요?"
다시 학생이 엘리베이터 문을 찼다. 그리고 큰소리로 빨리 내보내달라고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김반장은 삼각키로 문을 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문을 열다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고민하다가 왈왈 아파트 담당기사에게 전화를 했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안녕하세요~ 왈왈 아파트 관리사무실입니다. 지금 학생이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고, AS기사는 30분 기다려야 온다고 하는데, 학생이 무서운지 계속 소리를 지르고 발로 차고 있는데 제가 삼각키로 문을 열어도 될까요?"
"엘리베이터가 어디에 있나요? 네 19층에 멈춰 있습니다. 문도 안 열리고 움직이도 않습니다."
"그럼 삼각키 가지고 계시죠? 그걸로 한번 해보시죠"
"그럼 우선 통화를 하면서 진행하겠습니다."
"네 엘리베티어 상단에 보시면 삼각키를 넣는 구멍이 있습니다. 거기에 맞춰놓고 돌리면 됩니다. 어렵지 않으니까 하시면 됩니다."
"네!! 그럼 지금 바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삼각키를 돌리자 문이 열렸다. 학생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주저앉아 있었다. 문이 열리자 바로 문밖으로 나왔다. 그 부모는 아들이 무사히 돌아오자. 아들을 꼭 안아주었다.
"기사님 문이 열리고 학생이 밖으로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조금 기다리면 기사들 도착할 테니 기사들이 나머지는 처리할 것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저희 아들이 무사히 나왔습니다."
"네 다친 곳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학생!! 어디 아픈 곳은 없나요?"
"네~~ 문을 발로 차서 죄송합니다. 답답하고 무섭고 그래서......"
"엘리베이터 원래 이렇게 고장 날 때가 있나요?" 학생의 아버지가 물었다.
"네~~ 업체가 한 달에 한 번씩 점검하고, 저희가 수시로 확인하는데도 이런 경우가 생기네요. 그래도 무사히 나와서 다행입니다. AS 기사가 와서 마무리한다고 하니 이 엘리베이터는 이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
김반장은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하고 관리실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