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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충호 Apr 25. 2023

윤석열을 당장 이순신에게로 압송하라

용산일기와 난중일기


        

정말 100년 전의 일들을 가지고 지금 유럽에서는 전쟁을 몇 번씩 겪고 그 참혹한 전쟁을 겪어도 미래를 위해서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하는데 100년 전에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2023년 4월 대한민국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기세등등하게 내뱉은 (반성하지도 않는) 침략국을 위한 헌사다.

취중농담이라면, 미치광이의 연극이라면 그나마 넘길만하다. 하지만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눙치며 쏟아내는 그의 헛소리는 관객들의 인내심을 극한으로 몰고 간다.

철저한 반성과 용서를 기반으로 서로 협력하고 있는 유럽 당사국들이 미래를 향해 가고 있는 상황을 그런 기반이 전혀 없는 한일관계에도 대입할 수 있는 공통분모로 삼는 친일파를 나는 결코 인정할 수 없다.

100년 전의 침략과 강제합병에 대해 이 정도로 환대하는 자라면 단언컨대 500년 전 그들의 침탈행위는 거의 신화에 가까울 것임에 틀림없다.

    

맑음. 아침식사에 쇠고기 반찬이 올랐는데 나라 제삿날(세조의 제사)이라 먹지 않고 도로 내놓았다.  

   

1596년 9월 8일 이순신의 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지금 다시 읽어도 여전히 가슴이 먹먹해진다.

임진년부터 시작된 왜란에 고군분투하며 맞서고 있던 장군의 마음 바탕에는 이런 충정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듬해 2월 무능한 조정은 왜군이 온다는 허위정보에 출동하지 않은 이순신에게 왕명거역죄를 걸어 서울로 압송하고 옥에 가둔다.




『난중일기』를 읽어본 독자라면 윤석열을 이순신 앞으로 끌고가 보라. 그리고 장군의 일기에 수차례 등장하는 그의 참수형을 친일파들이 피할 수 있을지 또한 지켜보라.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1594년 5월 9일 그가 기록한 심정은 어쩜 그렇게 오늘 내 기분을 닮았는가.   

  

비가 계속 내렸다. 하루 종일 홀로 빈 정자에 앉았으니 온갖 생각이 가슴에 치밀어 마음이 어지러웠다. 어찌 이루다 말할 수 있으랴. 정신이 멍하기가 취중이고 꿈속인 듯, 멍청한 것도 같고 미친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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