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배려나 귀여운 마음, 고운 순간들을 만날때마다
새 책 <귀여운 거 그려서 20년 살아남았습니다> 속 이야기나 비하인드를 연재합니다.
그 후로 이번 명절 전에 또 이런 선물을 받았습니다.
외출했다 돌아왔는데 문 앞에 놓인 봉투하나.
첫 번째 글은 아래링크로
https://brunch.co.kr/@perytail/920
아이코!
마음이 막 몽글몽글해집니다.
윗집 아가엄마는 이제 좀 더 본격적으로 베이킹을 시작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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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올리고 원두를 갈아 커피 두 잔을 내립니다.
보라요정님과 귀엽게 커피를 마셔봅니다.
선물 받은 귀여운 쿠키랑 케이크도 함께.
윗집 아가한테 선물이라도 할까? 오버인가? 둘이 웃으며 얘기를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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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귀여운 순간들을 잘 모아두었다가
꺼내면 달콤한 윗집 아가엄마에게 선물 받은 컵케잌처럼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해 줍니다.
타인의 배려나 귀여운 마음, 고운 순간들을 만날 때마다
하나씩 잘 포장해서 넣어둡니다.
방법을 모른다 하는 분들이 계신데 간단합니다.
기록해 놓아요.
꼭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잊히기 쉬운 것들이니
잘 포장해서 보관하는 겁니다.
포장의 방법은 윗줄에 적었듯이 사진을 찍거나(지금은 누구나 폰카를 들고 있잖아요!)
자신의 채널에 글을 쓰고 업로드를 하거나,
매일 쓰는 일기장에 적어놓거나 하는 겁니다.
이런 행동이 습관이 되어 쌓이면 자동으로 더 깊게 새겨져요.
흘러가는 물 위에 경험과 기억을 떠내려 보낼 필요도 있지만
보관해야 하는 것들은 나만의 비닐백에 잘 넣어서 놓아두는 겁니다.
저는 이 사진의 귀여운 순간이 아직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오릅니다.
저희가 한동안 매년 가던 제주의 서쪽 숙소 ‘그 해 제주’에 도착해서 짐을 옮기고 있을 때
사장님이 밥 주던 길냥이가 토독토독 걸어가는 모습인데,
앞서가던 아기고양이가 어찌나 신나게 폴짝폴짝 뛰어가던지 너무나 귀여워서 셔터를 눌렀던 순간입니다.
(저 폴랑폴랑 뛰어가는 모습을 보세요!!!)
이 장면은 그 해 제주 사장님이 길고양이들의 좋은 마음으로 밥을 챙겨줘서
그 길냥이가 새끼를 잘 낳아 키우고
녀석들은 이곳이 안전하다 생각해서 사람을 많이 피하지 않아서 볼 수 있었던 귀여운 장면입니다.
귀여운 순간을 잡아 보관한다는 것은 많은 마음을 보관하는 일입니다.
그 안에는 어떤 사람(혹은 여러 사람의) 선의가 들어있고
생각지 않은 우연들이 겹쳐있어요.
단지 하나의 선의, 하나의 우연, 하나의 마음이 아니라는 거죠.
그걸 아는 순간
많은 순간들이 귀해집니다.
귀한 순간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우리의 삶이 풍성해지고 단단해진다는 뜻입니다.
새 책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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