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 여행하기 05. 둘째 날, 토사 데 마르 해변에서 힐링을
오늘 아침은 일출을 보고 싶어서 일찍 일어났다. 밤사이 비가 또 내린 건지 발코니 창을 통해 본 바깥은 온통 물기에 젖어있었다. 혹시나 오늘 또 비가 내릴까 봐 걱정이 앞섰지만 일단은 잠시 비가 멈춘 것 같았다. 더 이상 침대에서 뒹굴거릴 수 없을 것 같아 나갈 채비를 했다. 오전 6시 40분쯤 나오니 벌써 하늘이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해변가에서 바라보는 성곽과 핑크빛 하늘이 너무 아름다웠다. 이전에 벙커에서 본 일출도 감동적이었는데 해변가에서 성곽과 해변의 배경으로 드러나는 일출의 모습도 오래 기억하고 싶었다. 조금 더 감상하고 싶었지만 또다시 내리는 비 때문에 호텔 근처 거리를 좀 더 산책하다가 들어왔다.
다행히도 오전 10시가 넘어가니 날이 쨍쨍해졌다. 어제보다 더 좋아진 날씨에 기분이 같이 좋아졌다. 맑은 하늘 아래에서 다시 보니 바다의 블루 컬러가 더 청량해 보였다. 오늘도 해변가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기 때문에 프라이빗 해변 쪽으로 가서 점심 전까지 시간을 보냈다. 어제보다 더 쨍한 햇빛을 받으며 누워서 책도 읽고 수영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여유를 만끽했다. 좀 더 제대로 된 쉬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메인 해변으로 자리를 옮겨 아예 선베드와 파라솔을 빌렸다. 햇빛을 적당히 가려주는 파라솔 덕분에 선글라스 없이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 어제도 오늘 같은 날씨였으면 수영을 해볼 수 있었을 텐데. 오후 늦게 바르셀로나로 돌아가야 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더 누워있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 당일치기가 아니라 1박으로 변경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인 것 같다. 만일 어제 돌아갔어야 했다면 이런 여유로움을 느끼며 독서를 하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1박만 하고 가는 것도 너무 아쉬운 토사 데 마르. 꼭 다음에 다시 와보고 싶다.
정보 전달 목적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느낀 스쳐 지나가는 감정과 생각들을 아카이빙하는 지극히 사적이고 소소한 일상의 기록입니다. 당시에 느꼈던 모든 순간들이 시간이 지나면 바스러져 가는 것이 아쉬워서 자기만족으로 작성하는 여행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