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태국에서 자주 사용하는 택시 어플은 그랩과 볼트가 있다. 그랩과 볼트도 모두 초록색 배경에 하얀 글씨라 헷갈린다. 그랩은 1등, 볼트는 2등이다.
그랩이 초기 시장을 선점한 덕분에 아시아 지역은 당시 경쟁자인 우버를 밀어내고 1등을 공고히했다. 볼트는 후발주자지만 그랩의 첫번째 대항마로 그랩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그런 두 회사를 인드라이브와 막심이 뒤이어 서비스를 시작하며 열심히 그랩과 볼트를 추격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매일 거리에서 Maxim 홍보를 못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중인 막심 이야기를 할까한다. 2년 전부터 태국 시장에 진출한 택시어플이다. 올해 2월 드디어 태국 국토교통부로부터 차량호출 앱으로 인증을 받았더라. 작년에 비해 올해 치앙마이 내에서 막심 택시의 홍보 열기가 대단한 이유일 것이다.
치앙마이에서 식당과 시장, 마사지샵 등을 비롯한 시내 곳곳의 현수막부터 파라솔, 운전자의 차량, 운전자의 유니폼, 공항 내 지도 책자까지 노란색 배경에 빨간 글씨 막심을 홍보한다. 거의 도배를 했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다.오프라인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자신을 알리고 있었다.
러시아회사인 막심은 2020년 초 블라디보스톡 여행에서 처음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 작년부터 태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한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작년엔 굳이 막심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미 널리 사용되는 그랩과 볼트가 카드자동결제까지 제공해서 편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볼트가 카드결제 기능을 업데이트하고, 여전히 그랩보다 저렴해서 사용했다. 근데 내가 부른 기사가 막심옷을 입고 있는 경우가 여러번 있었다. 막심이 더 저렴한가? 싶어서 알아보니 태국 택시앱 중 가격이 제일 저렴하더라. 이렇게 유니폼으로 경쟁사의 고객을 뺐어올 수 있구나 싶었다.
심지어 신사용자를 모객하기 위해서 신규가입고객에게 200밧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었다. 막심을 한번 써볼까싶어서 사용했다가 계속 막심만 쓰게된 사연이 있다. 똑똑한 막심은 프로모션 코드로 받은 200밧을 고객이 한번에 사용할 수 없게 만들어두었다. 회당 택시비용의 10%씩 할인되어 차감되는 구조로 설계했기 때문.
할인 혜택을 최대로 이용하려면 최소 10번 이상은 막심 어플을 사용해야하는 거다. 근데 이게 홍보가 잘 안되었는지 대부분의 기사들은 이런 할인혜택이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사 앱에는 큼지막하게 전체 택시비가 떠 있어서, 고객은 할인된 금액을 지불하면 돈이 모자르다며 더 달라고 하는 해프닝이 자주 발생했다. 난 내 화면의 할인금액을 보여주거나, 기사어플화면에 작게 쓰인 할인금액을 가리키고서야 해결되었다.
거기다 현재 막심은 카드결제 기능이 없어서 무조건 현금으로 택시비를 내야하는 한계가 있다. 기민한 일부 택시기사들은 자신의 계좌QR를 인쇄하여 스깬결제가 가능하도록 경험개선을 하고 있다. 이는 오토바이 기사는 거의 없고, 자동차 기사들이 많이들 그렇게 자기의 스캔코드를 먼저 제공한다.
태국의 공식 차량호출앱이 된 막심. 공격적인 마케팅은 바로 이렇게 해야하는 거다 느껴질 정도로 민생 침투력이 대단하다. 계속해서 그랩, 볼트, 인드라이브, 막심 4사 택시체제가 이어지며 상생하길 바란다.
막심은 마케팅만 열심히 할 것이 아니라 임시방편으로 기능 개선이 1순위어야한다. 기사 QR스깬해서 보낼 수 있도록 등록화면 추가하고 카드결제 기능 개발하길 바란다. 또한 프로모션 코드 기사와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결제 시 시행착오를 줄이면 좋겠다.
프로모션 코드의 바트를 다 소진할 때까지 현금으로 택시비를 지불하며, 필요하다면 기사들에게 할인된 사실을 적극 소명하면서도 Maxim을 이용할 것이다. 다양한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계속 이 어플을 사용하는 것이 회사의 의도대로 난 막심에 스며든 것이 아닐까. 할인과 자꾸만 눈에 띄기는 강력한 마케팅임을 부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