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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Apr 25. 2024

[치앙마이 46일 차] 인생마사지

탁센의 세계에 눈을 뜨다

 드디어 탁센마사지를 받았다. 은빛 사원에 있는 마사지집인데, 마사지사가 딱 2명뿐이다. 최대 2명만 동시에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한계 때문에 미리 예약해야 한다.


 정해진 계획대로 다니는 걸 크게 좋아하진 않지만, 워낙 리뷰가 좋아서 궁금했다. 쏭크란 전부터 받고 싶어서 구글지도 메시지로 연락드렸는데 이미 휴가를 떠나셨더라. 2주를 기다렸고, 지난주 토요일에 다시 연다는 소식을 듣고 일요일에 바로 예약했다.


 기회는 2명 한정이라, 엄마랑 이모에게 먼저 탁센마사지를 경험하게 해 드렸다. 엄마도, 이모도 이번에 받은 마사지 7곳 중 가장 으뜸 마사지라고 꼽을 정도로 좋아하셨다. 특히 금옥이모는 한국에서 뭉친 근육이 말끔하게 풀렸다고 기뻐하셨다.


 열심히 찾은 마사지고 나도 안 받아본 탁센마사지라 뿌듯했다. 근데 정작 내가 안 받아보니 얼마나 좋은 지 알 수 없어서 아쉬웠다. 그 자리에서 곧장 오늘 목요일 마사지를 예약했더랬다.


 공정한 비교를 위해서 다른 사원 탁센마사지를 월요일에 미리 받아보았다. 네모난 나무 방망이로 톡톡 때리는 방식인데, 은근히 리듬감 있게 마사지해 주셔서 음악연주로 느껴져서 신기하더라. 마치 다듬이질하는 느낌이랄까. 난 구겨진 옷인 거다. 처음이라 새롭긴 했는데, 보통의 타이마사지처럼 평이했다. 두 번째 톡센마사지를 받은 엄마는 예약해 둔 첫 번째 마사지가 진짜라며, 기대해도 좋단다.


 세심한 부분까지 캐치하는 엄마의 기준을 통과해서 기대를 엄청했다. 기대에 부응을 넘어서, 그동안 받은 마사지가 다 잊힐 만큼 좋았다면 믿겠는가. 혈을 제대로 짚어주시면서 살살살 풀어주는 것이 최고의 기술이었다. 두 명의 마사지가 리듬 맞춰서 툭툭 탁탁하는 것이 어느 유명 오케스트라 협주공연으로 느껴질 정도.


 이번 치앙마이 세 달 살기 하면서 한 15곳에서 마사지받았다. 마땅히 또 가고 싶은 마사지집을 못 찾아서 계속 마사지유목민이었는데 드디어 정착할 곳을 찾은 것. 타이마사지, 오일마사지, 탁센마사지 각자의 매력이 너무 다르지만 내 취향은 탁센마사지가 딱이었다. 탁센마사지는 내가 배워서 부모님께 해드리고 싶더라.


마사지받는 내내 마사지 또 받아야 지란 생각으로 가득 찼다. 바로 다음 탁센마사지 스케줄을 잡았다. 그리고 탁센마사지 클래스도 듣겠다고 마사지사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배워서 한국 가서도 엄마아빠께 탁센마사지를 해드리고 싶다고 했더니 최고의 딸이라며, 내 이름을 물었다.


 엄마는 오늘이 이번여행에서 마지막 마사지였는데, 정말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고 행복해하셨다. 마사지에 이어 맛있는 레스토랑에 너무 만족해서 세 번째로 갔더니, 웨이터가 또 오셨냐고 반겨주더라. 셀카 찍고 낑낑 대니, 바로 찾아와서 사진도 찍어주고 세심한 배려가 재방문을 부르는 곳이다.


 엄마와 이모가 치앙마이에 오신 덕분에 정말 압축적으로 많은 경험을 단기간에 했다. 다시 혼자가 되었지만, 외롭지 않다. 언제든 지도 없이도 찾아갈 단골식당과 정착할 마사지집을 만났으니.


거기다 인생마사지를 받고,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남은 치앙마이생활동안 마사지사 선생님께 탁센마사지의 스킬을 잘 물려받기다. 탁센마사지를 안 받아본 아빠에게도 귀국해서 제대로 해드려야지. 아버지, 6월을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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