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살았다
오전에 수영을 마치고 올드타운으로 넘어가는 길. 어머나 타고있던 자전거의 체인이 빠졌다. 어쩐지 이번주는 평화롭더라니.
길가에 자전거를 세우고 맨손으로 체인을 끼는데 쉽지 않더라. 내 자전거지만 체인 하나도 혼자 끼기 어려운 현실. 손이 금세 시꺼메졌고, 그럼에도 진전은 없어서 퍽 고달프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근처 건물에서 한 아주머니가 내게 다가와 안쪽으로 들어오란다. 강렬한 햇빛을 피해서 자전거를 옮겼다. 그리고 남자 두 분을 불러주셨다. 도움의 손길이 합쳐지니 금방 체인을 끼울 수 있었다.
알고 보니 건너편 호텔 직원분이셨다. 얼룩진 손을 화장실에서 씻을 수 있도록 안내해주시더라. 덕분에 자전거가 고장나서 우울했던 기분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었다. 오히려 여행 잘하라며 격려해 주셨다.
태국사람들은 참으로 측은지심을 가졌다. 외국인인 내가 혼자 체인 끼우고 있으니 마치 자기 일인 것처럼 도와준 것이다. 난 평소에 그런 사람이었을까 돌아보게 되더라. 따뜻한 정을 느끼며, 무사히 마사지수업에 갈 수 있었다. 오늘의 베풂을 잊지 않고 누군가에게 다시 돌려줄 수 있길 낯선 이에게 좀 더 친절한 내가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