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여건
동네수영장에 갔다. 오후 1시 땅 하자마자 일일권을 샀다. 군민은 1,700원, 일반성인은 2,500원.
치앙마이는 시간권으로 계산하는데, 한국은 일일 권이라 좋은 건가 싶더라. 계속 야외수영장에서만 수영해 오다가 실내수영장은 처음이라 새로웠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았다. 인생운동으로 수영을 실천하시는 분들이 존경스러웠다. 평일 낮인데도 레일 5개가 사람으로 꽉 찼다.
레일 하나에 최소 4명의 사람이 수영을 할 정도로 붐볐다. 옆 레인의 사람과 부딪힐까 봐 뒷레인에게 속도가 낮아서 피해를 줄까 봐 걱정이 되더라. 두 손과 발이 자연스레 움츠려들었다.
야외수영장에서 보통은 2명, 최대 4명 정도 수영하던 때가 그리워졌다. 사람 걱정 없이 내가 빌린 듯이 수영하던 때가 있었는데. 달라진 환경에 당황스러웠다.
야외수영장에서 까맣게 타서 수영복 자국이 선명했다. 이를 본 어르신들은 수영복을 이미 입은 줄 알았다며 농담을 하시기도 하고, 재밌게 놀다 왔나 보네 하며 관심을 주시더라. 이렇게 내 피부가 수영장에서 시선을 끌게 할 줄은 몰랐다.
치앙마이에서 배운 평형과 자유형을 혼자 연습하려고 달려갔는데, 벌써 1:1 코치를 받던 때가 그리워졌다. 시골이라서 치앙마이랑 비슷하게 한적할 줄 알았던 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강남 라식 수술받는 안과 스케줄 같이 붐비는 한국 수영장의 뜨거운 열기에 충격을 받았다.
치앙마이에서 드넓고 여유롭게 수영했던 시간이 꿈만 같다. 과연 정착할 동네수영장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부디 자유롭게 헤엄칠 수영장에 손바닥과 발바닥을 활짝 뻗고 힘차게 나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