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1개, 그릇 하나로 만든 간단 덮밥

나의 컬리 레시피

by 나탈리

슈퍼맨도 힘을 못 쓰게 만드는 것은?(5글자)


크립토나이트라고 생각했다면 오산. 정답은 '월요일 아침'이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슈퍼맨은 사이드 잡이고, 본업은 신문사 기자이니, 그도 지독한 월요병에 걸렸을 것이다. 왜인지 모르지만 월요일 아침은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게 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 조차 힘들고, 평소보다 생산성도 떨어진다. 게다가 요샌 날도 추워져서 더하다. 신혼여행 다녀와서 2주간 지옥의 야근을 맛본 나로서는 월요일이 더더 힘든 상황. 남편이나 나나 바쁘게 지내서 아침에 시리얼만 먹고 가는 때도 많았다. 정신적 허기가 기력의 허기로 이어지는 것 같아, 가벼우면서 원기를 회복할 수 있는 음식을 만들었다.


이름하야 '브라운 양송이와 쿠민으로 양념한 닭 가슴살 덮밥'

제목이 엄청 거창한데, 사실은 적절한 이름을 찾지 못해 고급 레스토랑 느낌으로다가 써봤다.



재료


조선향미와 유기농 귀리를 섞은 밥

백년백계 닭 가슴살 300g

쿠민

말돈 소금 2꼬집

2020년 여름 햇올리브로 만든 코브람 리저브 호지블랑카 엑스트라버진 (없으면 집에 있는 기름 아무거나)

브라운 양송이 150g




-레시피-


1. 브라운 양송이를 물에 씻어준 뒤, 심을 빼낸다.

*브라운 양송이는 일반 양송이처럼 생겼는데, 색이 표고처럼 갈색이다. 먹을 때 맛도 살짝 표고 향이 난다.


1-1. 키친 타월로 브라운 양송이의 물기를 닦아낸다.


2. 닭 가슴살의 핏물을 빼고 소금 2꼬집을 솔솔 뿌린다.


3. 쿠민을 닭 가슴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넉넉히 뿌려준다.


4. 올리브유를 팬에 두른 뒤 약불에서 예열한다. 신선한 올리브 오일 향 덕분에 기분이 행복해지는 건 덤이다.

(올리브 오일이 없다면 집에 있는 아무 기름으로나 한다)


5. 예열된 팬에 브라운 양송이의 오목한 부분이 위로 가게 올려놓고, 그 안에 소금을 조금 뿌려준다.


6. 중불에서 양송이가 잘 익도록 구워준다.


7. 양송이의 표면이 더 진한 갈색으로 변하고, 안에 물이 차오르면 양송이를 미리 준비한 접시 위로 꺼낸다.


8. 키친타월로 팬을 한 번 닦은 뒤, 다시 올리브 오일을 넉넉하게 뿌려준다.


9. 불의 세기를 올리고(7-9정도) 닭 가슴살을 차례로 올려준다.


10. 닭 가슴살의 양쪽 면을 노릇하게 익혔다면, 불의 세기를 5-6정도로 줄인다.


11. 집게로 눌러봤을 때 어느 정도 말랑하다면, 가위를 이용해 닭 가슴살을 잘라준다.


12. 다시 불을 올려 자른 단면 또한 익혀준다.


13. 혹시 모르니 중불로 조금 더 익혀준다.


14. 브라운 양송이가 올라가 있는 접시에 밥과 닭 가슴살을 차례로 담아준다.



~TA⭐️DA~



조리 과정이 조금 복잡해 보이기는 하지만, 프라이팬 1개, 그리고 접시 하나로 모든 걸 끝낼 수 있다. (설거지옥 탈!출!) 맛은 부드럽고 든든하다. 브라운 양송이는 이번에 처음 먹어봤는데, 양송이에 표고향이 아쥬우~ 살짝 들어간 느낌이다.


닭 가슴살은 내 생각보다 인도의 향이 적었는데, 오히려 그래서 순하고 건강한 맛이 난 것 같다. 밥 한입 먹고 브라운 양송이의 물을 호록 마신 뒤, 닭 가슴살을 와앙 한 입 베어물면 엥 언제 내가 숲속에 와 있었지? 마치 울창한 숲속에서 밥 먹는 기분이 난다.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아침에 먹기 부담이 없고, 속도 든든하다. 거기다가 양송이의 부드러움과, 닭 가슴살의 질감, 그리고 귀리가 터지는 식감이 입안에서 어우러져 꽤 재미있는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닭 가슴살이 의외로 두꺼워서 잘 안 익었을 수도 있으니, 익힐 때 주의하자. (왜냐면.. 내건 잘 익었는데 남편 게 덜 익은 게 몇 개 있...었...ㄷ....ㅏ....또륵....)


오늘도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