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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로 겪은 성삼일

4월 17일-4월 19일

by 윈디

부활 전 전 삼일을 크게 아팠다.

다행히 토요일 오전 온라인 강의 하나 참여하는 의지 말고는

약속된 일정은 없는 날이었다.

아파서 쉬는 건지, 약속이 비어져 아픈 건지

땀을 뻘뻘 흘리며 아파 누워있으면서

마음 속 할 일을 모두 잊었다.

아파보면 안다.

아프지 않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임을.

이번 아픔의 원인은 강남대로를 걸으며 통화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원인이 있다.

17일, 그날 바람에는 먼지가 많았고 물을 마시지 못했다.

그리고 작은 성급함도 하나 있었으며, 씁쓸한 마음도 있던 날이었다.

18일, 눈을 뜨자마자 아픈 목은 몸살로 이어질 것을 예감했고

생수를 시켜 하루 2통 마시기 시작했다.

19일, 땀을 뻘뻘 흘리며 하루 종일 누워 있으면서도 물 2통은 마셨다.

20일, 살아났다.

부활절이었고, 두봉주교님이 13년 머무셨던 행신성당에 갔다가

점심 약속 장소까지 걸었다.

부드러운 바람, 그날은 부활절 바람이었다.

삼일 아프면서 먹지 못하다가 회덮밥이랑 해물탕이랑 내가 거의 다 먹었다.

그리고 부활 첫 월요일 내 몸이 완쾌된 날인데, 프란치스코 교황님 선종 속보를 만났다.

사는 것이 죽는 것이고, 죽는 것이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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