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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권보다 소중한 한 권

by 윈디

“ 한 권의 책, 제게 큰 선물이 되었습니다.”


어제 도서관 강연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예전 활동했던 지역구 도서관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니 마음이 참 아리송했습니다. 따뜻한 공기가 그립기도 하고, 어떤 회복된 만남이 있지 않을까 바라기도 했습니다.

예전 이곳을 갔을 때 추억이 떠오릅니다. 북토크 후 도서판매를 위해 하루 일과를 조금 일찍 마친 후 책을 차에 싣고 도서관을 찾곤 했습니다. 늘 주차할 곳이 없어서 고생했던 기억과 달리 주차 자리에 많이 비어있었습니다. 늘 빈자리가 없던 때 다녀서인지 차도 없으면서 주차 자리가 아까웠습니다.


이번에는 버스를 타고 내려 골목을 걸어 도착했습니다. 걸어가다 보니 예전에 오던 저녁에는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커다란 단독주택도, 길가의 나무들도, 담쟁이 넝쿨이 아름다운 주택 담장들도 새삼 다르게 보였습니다.


도서관에 도착했을 때 평화로운 분위기가 마음을 감쌌습니다. 이른 시간에 도착한 덕분에 도서관 곳곳을 천천히 둘러보며 예전에 누리지 못했던 아늑함에 또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지난 9월 12일 교보문고 강연장에서 마주쳤던 저를 처음 이 도서관에 불러줬던 직원은 이제 전산 업무만 하고 있어서 일요일 쉬는 날이었습니다. 대신 새로운 두 사서를 만났습니다. 성심껏 준비하는 모습에서 자기 일을 소명처럼 여기고 최선을 다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연이 시작될 무렵 입구에 마련된 판매석 옆에 앉아 있는데, 옆 자리 분이 물었습니다.

“끝까지 다 듣고 있으면 선물 있어요?”

마침 가까이 있던 그곳 팀장이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뭐 해드릴까요? 이 강연이 무료예요."

그 말을 듣고 저도 한 마디 했습니다.

“아 맞아요. 이 시간 자체가 선물이지요. 다른 곳에서는 유료인데, 여기서는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귀한 강연이니까요.”


그렇게 물었던 그분은 강연이 너무 좋았는지 질문시간에 신용카드를 꺼내 책을 한 권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먼저 가려고 하는 것을 사인회 있다고 말씀드리니 끝까지 계셨습니다.

보통 도서관에서 10권 정도 판매 되던 옛 기억처럼 어제도 10권이 판매되었습니다.

그러나 어제 그분이 사주신 그 한 권의 책은 열 권보다, 스무 권보다, 제 마음에 더 깊은 선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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